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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버노 대법관 지명자 인준 확정적...성추행 고발 건수 증가


브렛 캐버노 연방 대법관 지명자.
브렛 캐버노 연방 대법관 지명자.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브렛 캐버노 연방 대법관 지명자 인준안이 상원 절차투표를 통과했습니다. 연방 상원은 6일 인준안을 최종 표결에 부칠 예정인데요. 이변이 없는 한 통과될 전망입니다. 성추행 고발 운동인 ‘미투(MeToo)’ 운동이 확산한 여파로 성추행 신고 건수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뉴욕주 세무당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증여세와 상속세 탈세 의혹을 조사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브렛 캐버노 연방 대법관 지명자 인준을 두고 미국이 한창 시끄러운데, 이와 관련해서 5일 연방 상원이 중요한 표결을 진행했군요?

기자) 네. 이날 상원에서 ‘토론종결안(cloture)’ 표결이 진행됐는데, 찬성 51대 반대 49로 통과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인터넷 트위터에 인준안 표결을 진전시킨 연방 상원이 자랑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토론종결안이라면 말 그대로 토론을 끝내는 걸 말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건 특정 안건을 두고 토론이 무한정 계속되는 걸 막기 위해서 도입된 규정입니다. 과거엔 60명이 찬성해야 토론이 끝났습니다. 그런데 공화당이 지난해 규정을 바꿔서 단순과반수만 찬성하면 토론을 끝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마지막 절차로 본회의 전체 표결이 남아 있습니다.

진행자) 표결 결과가 찬성 51대 반대 49라면 여야 의석수대로 찬반이 정확하게 갈렸나요?

기자) 아닙니다. 각 당에서 반란표가 하나씩 나왔습니다. 공화당은 리사 머카우스키 의원만 빼고 모두 찬성했고요. 민주당에서는 조 맨친 의원만 제외하고 모두 반대했습니다. 두 의원 외에 관심을 끌었던 공화당 소속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과 같은 당 소속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은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최종 표결 결과도 이대로 나올까요?

기자) 이변이 없는 한 그럴 것으로 보입니다. 수전 콜린스 의원은 앞서 토론종결에 찬성했다고 캐버노 지명자 인준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말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후 캐버노 지명자가 자격을 갖춘 판사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제프 플레이크 의원 역시 큰 변동이 없으면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말했고요, 올해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의 조 맨친 의원도 인준안에 찬성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맨친 의원의 지역구인 웨스트버지니아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곳입니다.

진행자) 공화당과 민주당 의석 차이가 별로 없어서, 공화당 의원 두 사람이 반대하면 부결되는 상황이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현재 상원 의석 분포가 공화당 51석에 민주당과 무소속이 49석입니다. 그래서 만일 민주당과 무소속이 모두 인준에 반대하고 공화당 쪽에서 반대표가 2표 이상 나오면 인준이 불가능합니다. 지금 상황을 보면, 각 당에서 이탈표가 한 표씩 나온 건데요. 결국, 51-49로 캐버노 지명자 인준안 통과가 거의 확정적입니다. 앞서 백악관은 인준안 통과를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 몇 주, 캐버노 지명자를 둘러싼 성폭행 의혹으로 미국 정가가 참 떠들썩했는데요.

기자) 네, 그에 관한 FBI 조사 보고서가 4일 나왔죠. 조사 결과는 기밀로 분류돼서 상원의원들한테만 공개됐는데요. FBI가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FBI가 조사한 의혹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나요?

기자)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여성인 크리스틴 블레이시 포드 씨가 주장한 건데요. 포드 씨와 캐버너 씨가 고등학생 시절인 지난 1982년 여름에 한 파티에서 만났는데, 캐버너 씨가 술에 취해서 포드 씨를 성폭행하려 했다는 겁니다. 또 다른 의혹은 캐버너 지명자가 대학생 시절에 술을 마시고 데버러 라미레즈란 여학생 앞에서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의혹인데요. 캐버노 지명자는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캐버노 지명자가 인준 표결을 앞두고 미국 신문에 기고문을 냈다고요?

기자) 네. 4일 월스트리트저널 신문 의견란에 글을 실었는데요. 캐버노 지명자는 이 글에서 지난 9월 27일에 진행됐던 청문회에서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날 청문회에는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포드 씨와 캐버노 지명자가 나와 증언했는데, 캐버노 지명자가 상당히 공격적인 자세를 보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 청문회에서 캐버노 지명자가 특히 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는데, 이를 두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여기서 보인 태도 때문에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고요, 또 캐버노 지명자가 당파적인 태도를 가졌다는 우려도 나왔는데요. 이에 대해 캐버노 지명자는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에 올린 글에서 자신이 독립적이며 편향되지 않은 판사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연방 대법관이 되면 모든 심리에 열린 눈을 가질 것이며 헌법과 법치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와 함께 직장 내 성추행 소송을 제기한 테냐 하렐이 지난달 맥도날드 유니폼을 입고 집을 나서고 있다.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와 함께 직장 내 성추행 소송을 제기한 테냐 하렐이 지난달 맥도날드 유니폼을 입고 집을 나서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에 접수된 성추행 고발 건수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EEOC 측이 밝힌 내용인데요. 2018 회계연도에 성추행 고발 건수가 2017년 회계연도보다 12% 이상 늘었다고 합니다. 2018년 회계연도라면 2017년 10월 1일부터 2018년 9월 30일까지를 말합니다. EEOC는 각종 차별로부터 피고용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연방 기관입니다.

진행자) 2018년 회계연도에 EEOC에 접수된 성추행 건수가 몇 건이나 되나요?

기자) 약 6천700건에 달하는데, 예비 수치고요. 내년 2월에 확정된 수치가 나옵니다. 성추행 고발 건수는 지난 2010년에 8천 건에 달하기도 했는데, 그 이후 지금까지 줄어드는 추세였답니다.

진행자) 이렇게 성추행 고발 건수가 늘어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빅토리아 리프닉 EEOC 위원장 대행은 어제(4일) 낸 성명에서 바로 ‘미투(#MeToo)’운동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투’라면 지난해 전 세계에 확산한 운동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영화계의 한 거물급 제작자가 저지른 성폭행이 폭로된 것으로 계기로 급속하게 주목받은 운동인데요. 성폭력 사례를 폭로하고 성폭력을 방지하자는 운동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성추행을 EEOC에 신고해도 EEOC 차원에서 해결이 안 되면 고용주를 상대로 소송을 내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맞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개인적으로 소송을 내기도 하지만, EEOC와 함께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EEOC 측은 지난해 성추행 사건으로 포함해서 모두 41건의 소송을 냈고요. 이는 전해보다 50% 늘어난 것이라고 합니다. 또 총 피해자들을 위해 총 7천만 달러에 달하는 보상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는 주 정부에도 EEOC와 비슷한 조직이 있어서 차별을 당하면 이곳에도 신고할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이 탐사보도로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관련 의혹을 다룬 장문의 기사를 내보내 눈길을 끌었는데요. 뉴욕주 세무당국이 신문이 제기한 의혹들을 조사한다는 소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주 세무재정부가 최근 몇몇 언론에 밝힌 내용인데요. 뉴욕타임스 기사가 제기한 의혹을 세무 당국이 들여다보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뉴욕타임스 기사가 장문의 기사라던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수십 쪽에 달하는 긴 기사로 18개월 동안 취재한 내용을 담은 겁니다. 핵심을 정리하면, 트럼프 대통령 아버지인 프레드 트럼프 씨가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서 많은 재산을 자식들에게 나눠줬는데, 이 과정에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등 각종 불법, 탈법 행위가 있었다는 겁니다. 신문은 프레드 트럼프 씨 자녀 가운데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많은 재산이 넘어갔는데, 이 과정에서 저질러진 불법 행위에 트럼프 대통령도 관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세금이라면 주로 상속세나 증여세를 말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신문은 트럼프 집안 아버지 재산이 자식들에 넘어가면서 내야 할 상속세나 증여세가 갖가지 방법으로 세무당국에 납부되지 않거나 적게 납부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갖가지 방법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요?

기자) 기사에 보면 이해하기도 힘든 정말 다양한 방법이 나옵니다. 예를 들면 자식들을 종업원으로 등록하고 이들에게 거액의 급여를 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 많이 쓴 방법이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큰돈을 빌려주고 이자나 원금을 받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자식들 명의로 된 회사를 세워놓고 이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거액을 투자하는 방법도 나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런 행위가 대부분 세금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아버지인 프레드 트럼프 씨는 유명한 부동산 개발업자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999년에 사망했는데요. 수십 년 동안 주로 뉴욕 지역에서 집을 짓고 건물을 짓는 부동산 개발업으로 엄청나게 많은 재산을 모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부동산 개발업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버지가 엄청난 부자였지만, 큰 도움을 받지 않고 자수성가했다고 말해오지 않았습니까? 아버지한테 100만 달러를 빌려서 사업을 시작해 크게 성공했고, 아버지에게 이 돈을 갚았다고 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방금 말한 내용이 바로 트럼프 성공 신화의 기둥입니다. 그런데 뉴욕타임스 신문 보도는 아주 다릅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100만 달러가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아버지로부터 지금 가치로 약 4억 달러가 넘는 재산을 물려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뉴욕타임스 보도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인터넷 트위터에 3일 글을 올렸습니다. 실패하고 있는 뉴욕타임스가 오래되고, 지루하고, 반복되는 언론 몰이성 기사에서 ‘돈의 시간 가치’란 개념을 썼다고 말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백악관,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 그리고 트럼프 집안 변호사도 관련 보도를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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