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 국토안보부 “무관용 원칙 집행 준비 미흡”...아마존 임금 인상


부모와 함께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하다 적발된 어린이들이 지난 6월 텍사스주 토닐로에서 부모와 격리된 채 미성년자 격리시설로 들어가고 있다.
부모와 함께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하다 적발된 어린이들이 지난 6월 텍사스주 토닐로에서 부모와 격리된 채 미성년자 격리시설로 들어가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올해 초 이른바 ‘무관용 원칙(zero-tolerance)’을 집행하는 데 있어 국토안보부가 제대로 준비가 안 됐었다고 자체 감찰 기관이 지적했습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상점인 아마존이 다음 달부터 미국 내 모든 직원의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상장기업 이사회에 반드시 여성을 포함하도록 하는 법이 제정된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올해 들어 연방 법무부가 시행한 이른바 ‘무관용 원칙(zero-tolerance)’을 두고 논란이 많았는데 이 무관용 원칙과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네. 연방 국토안보부 감찰관실이 작성해 어제(2일) 공개한 보고서입니다. 보고서는 무관용 원칙을 집행하는 데 있어 국토안보부를 포함한 몇몇 연방 정부 조직이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무관용 원칙이라는 것이 국경 단속하고 관련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국경을 불법으로 넘다 잡힌 사람은 무조건 기소해서 처벌한다는 것이 바로 무관용 원칙입니다.

진행자) 그럼 기존에는 사로잡은 불법 월경자들을 처벌하지 않았던 모양이군요?

기자) 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냥 추방하거나, 이민 법정 출두 일자를 주고 풀어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들이 이런 관행을 악용한다면서 국경을 몰래 넘다 잡힌 사람은 모두 처벌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 무관용 원칙이 시행되면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았습니까? 바로 부모와 헤어지는 아이들 문제였죠?

기자) 네. 무관용 원칙을 집행하면서 혼자 들어오다 잡히는 경우는 문제가 없었는데, 아이가 있는 경우에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이는 처벌할 수가 없으니까 아이를 부모하고 떼어놓으면서 문제가 커졌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아이와 부모를 떼어놓는 조처가 비인간적이라는 비판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렇게 비난이 거세지자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를 다시 부모와 합류시키라고 지시했는데요. 그런데 이 과정이 또 매끄럽지 않아서 논란이 많았습니다. 어제(2일) 나온 국토안보부 감찰관실 보고서는 이 무관용 원칙을 집행하는 과정과 그 결과를 들여다본 건데요. 이 원칙은 5월 초부터 트럼프 대통령 지시가 나온 6월 20일까지 집행됐습니다.

진행자) 감찰 결과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점들이 지적됐나요?

기자) 네. 눈에 띄는 항목들을 정리해 볼까요? 먼저 부모와 헤어진 아이들을 법정 시간 이상 구금한 점이 지적됐습니다. 또 나중에 이 아이들을 부모와 합류시키는 데 필요한 체제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국경을 불법으로 넘다 잡힌 아이들은 원래 일정 시간 이상 구금할 수 없죠?

기자) 네. 72시간 안에 연방 보건후생부 같은 다른 정부 기관으로 아이들을 인도해야 하는데요. 아이 약 800명이 72시간 이상 구금됐고요. 한 아이는 25일이나 구금됐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서 세관국경보호국(CBP)은 갑자기 아이들이 많이 들어온 탓에 보건후생부가 이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해서 그랬다고 해명했습니다.

진행자) 아이들 구금 시간도 그랬지만, 나중에 아이들을 부모에게 보내는 과정도 논란이 많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감찰관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서 헤어진 아이들 부모를 찾는데 필요한 전산 정보 체제가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원래 국토안보부와 보건후생부는 지난 6월 말에 아이와 부모를 연결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담은 체제가 있다고 발표했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그런 정보 체제가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아이들 부모를 뭘 갖고 찾은 건가요?

기자) 네. 국토안보부나 이민단속국(ICE), 그리고 세관국경보호국 직원들이 손으로 만든 대장이 전부였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아이 부모를 찾을 때 시간이 오래 걸리고 혼선이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밖에 또 어떤 내용이 보고서에 들어 있습니까?

기자) 네. 국토안보부가 망명 신청을 원하는 사람들한테 입국관리소로 오라고 권유하면서 동시에 이 곳을 통해 미국에 들어오는 망명 신청자 수를 제한한 점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무관용 원칙이 집행되는 기간 필요한 정보를 부모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서 이들이 아이들과 분리된다는 사실을 아예 몰랐거나, 분리된 뒤에도 아이들과 제대로 연락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한 체 관련 문서에 서명한 뒤에 아이 없이 추방당한 사람도 꽤 있다고 몇몇 언론이 보도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편 국토안보부 감찰관실은 또 다른 보고서에서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불법 이민자 수용시설의 환경이 열악하고 치료를 받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감찰관실 보고서에 대해서 국토안보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케이티 월드맨 대변인이 성명을 냈는데요. 문제가 많은 이민법을 집행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고서가 잘 보여줬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민법 집행 과정보다는 이민법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친이민 단체인 ‘이민자를 위한 자유(Freedom for Immigrants)’ 측은 국토안보부 감찰관실 보고서가 세관국경보호국과 사설 구금시설들이 수용된 불법 이민자들의 권리를 지속해서 침해했다는 본인들 주장을 확인해 줬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016년 미국 온라인 상거래를 기반으로 한 IT 기업인 아마존의 직원이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아마존 센터에서 작업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미국 온라인 상거래를 기반으로 한 IT 기업인 아마존의 직원이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아마존 센터에서 작업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상점인 아마존(Amazon)이 최저임금을 인상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11월 1일부터 적용되는데요. 최저임금이 시간당 15달러가 됩니다. 상향 조정된 최저임금은 전일제, 시간제, 그리고 계절별 단기 노동자 모두에게 적용되는데요. 아마존이 지난해에 인수한 식료품 판매 업체 '홀푸즈마켓(Whole Foods Market)' 노동자들도 포함됩니다. 또 기존에 이것보다 더 받던 노동자는 시간당 임금이 오릅니다.

진행자) 아마존 노동자들이 기존에 받던 최저임금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지역에 따라 다릅니다. 텍사스주 오스틴 지역은 시간당 10달러로 시작하고요. 뉴저지주 로빈스빌 같은 경우는 시간당 13달러 50센트로 시작합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아마존 전체 노동자 중간임금은 연봉으로 약 2만8천 달러 정도입니다.

진행자) 아마존이 직원이 몇 명이나 되나요?

기자) 전 세계적으로 57만 명 정도 됩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미국 내에서 일하는 35만 명 이상이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볼 거라고 하는군요.

진행자)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아마존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가 어제(2일) 성명을 냈습니다. 베조스 CEO는 세계 최고 부자로 꼽히는 사람인데요. 아마존에 대한 비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한 뒤에 최저임금 인상을 주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마존 경쟁자들이나 다른 기업들도 최저임금 인상에 동참할 것을 권유한다고 밝혔습니다. 베조스 CEO는 또 연방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설득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연방 정부가 정한 최저임금이 얼마죠?

기자) 시간당 7달러 25센트입니다. 그런데 이게 너무 적다고 해서 시간당 15달러 수준으로 올리자는 요구가 있는데요. 실제로 미국 내 몇몇 지역이 이걸 법으로 만들어 시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 내 몇몇 대형 회사가 최저임금을 인상한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대형 소매 업체 타켓이 시간당 최저임금을 12달러로 올리면서 2020년까지 이를 15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같은 업종의 대표 기업인 월마트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11달러로 올렸습니다.

진행자) 최근엔 뉴욕에서도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됐다는 소식을 전해드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뉴저지 항만당국 이사회가 지난 9월 27일에 승인한 방안인데요. 뉴욕주에 있는 라과디아 공항, 케네디 공항, 그리고 뉴저지주에 있는 뉴어크 공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시간당 최저임금을 2023년까지 19달러까지 올리기로 했습니다.

지난 2017년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세계정상 속의 여성들" 행사에서 아리아나 허핑턴 스라이브 글로벌 대표와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최고경영자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난 2017년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세계정상 속의 여성들" 행사에서 아리아나 허핑턴 스라이브 글로벌 대표와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최고경영자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 흥미로운 법이 제정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상장기업은 반드시 이사회에 여성을 포함해야 한다는 법인데요. 제리 브라운 주지사가 지난 주말 관련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이런 법을 도입한 것은 미국에서 캘리포니아주가 처음입니다.

진행자) 현재 여성 임원이 없는 회사는 당장 여성을 찾아야 하는 건가요?

기자) 시한이 있는데요. 일단 2019년 말까지 최소한 1명의 여성 이사를 임명해야 하고요, 이사회 인원이 5명 이상인 회사는 2021년 말까지 회사 규모에 따라서 최소한 2명에서 3명의 여성 임원을 둬야 합니다.

진행자) 만약 이런 법을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벌금을 내야 하는데요. 처음에는 10만 달러 벌금이 부과되고, 그 뒤에도 지키지 않는 회사는 최고 30만 달러로 벌금이 늘어납니다.

진행자) 어떻게 해서 이런 법이 나오게 됐나요?

기자) 기업계에 성 평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에서 비롯됐습니다. 이 법안을 공동 발의한 해나베스 잭슨 캘리포니아 주 의원은 정중하게 요청하는 데 지쳤다, 이런 말을 했는데요. 이제 여성 이사 기용을 의무화할 때라며, 이런 조처가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상황이 어떤데 그렇습니까?

기자) 캘리포니아주 상장기업 가운데 4분의 1은 여성 이사가 1명도 없다고 하는데요. 160여 개 기업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미국 전체로 봤을 때도 기업계 고위직에 여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그동안 계속 나왔는데요. ‘S&P500’, 그러니까 미국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tandard & Poors)가 선정한 우량기업 500개 가운데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회사는 5%도 안 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앞에서 법안을 발의한 잭슨 의원이 경제에도 좋다는 얘기를 했는데, 근거가 있는 얘기인가요?

기자) 네, 여성 임원이 있는 회사는 생산성이나 수익성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긴 한데요, 하지만 그렇게 단정 짓긴 힘들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새 법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여성들은 환영하는 반면, 기업계 쪽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상공회의소와 29개 다른 기업단체는 앞서 주 상원에 보낸 편지에서 이 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인종이나 나이 같은 다른 다양성을 제외한 채 성별만을 고려하는 것은 미국 연방헌법이나 캘리포니아주 헌법에 어긋난다는 겁니다. 하지만,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이제 미국 인구의 절반을 구성하는 여성들을 이사회에 포함할 때가 됐다면서 새 법을 옹호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