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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풍경] 미국 내 한인 미술가, 한국 내 국제미술축제서 북한 미술 전시


광주 비엔날레에 북한을 주제로 한 그림이 설치돼고 있다. 사진 출처=광주비엔날레.

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입니다. 미국에서 북한을 주제로 활동하는 화가의 북한전시회가 한국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뉴스풍경 오디오] 미국 내 한인 미술가, 한국 내 국제미술축제서 북한 미술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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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광주에서 지난 1995년부터 2년 마다 열리는 광주비엔날레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축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미술의 대중화를 목적으로, 시의적절한 주제를 정해 현대사회에 대한 성찰과 비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이 행사의 취지입니다.

지난 9월 7일부터 11월 11일까지 66일 일정으로 열리는 ‘2018광주비엔날레’에는 43개 나라에서 165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주제는 ‘상상된 경계들’로, 11명의 전시기획자와 그룹들이 참가한 가운데 대주제와 연관된 7개 주제전으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7개 주제전 가운데 올해는 특별히 북한 작가들이 그린 그림들로만 구성된 전시회가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조지타운 대학교 문범강 교수가 기획한 ‘북한미술 사회주의 사실주의의 패러독스’전시회입니다.

지난 2011년부터 9차례 평양을 방문해 북한 화가들과 접촉하며 조선화 연구에 몰두해온 문범강 교수.

문 교수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조선화에 대한 연구 내용을 강연하고 올해 초 ‘평양미술-조선화 너는 누구냐’를 출간한 북한 조선화 전문가입니다.

문 교수는 `VOA'에 광주비엔날레에 11명의 전시기획자 중 한 명으로 초대 받아 수락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범강 교수] “북한 미술, 조선화의 우수성을 전시를 통해 알리고자 함이죠. 당연히 한국에서는 이런 종류의 전시가 이제껏 없었습니다. 역사적이고 획기적인 조선화 전시를 하게 됐고. 그런 이유에서 하게 됐습니다.”

문 교수가 선정한 작품 22점은 중국 베이징 내 개인 소장품 15점과 한국 내 컬렉션 3점, 그리고 문 교수가 모아 워싱턴 내 미술관에 소장한 작품 4점입니다.

작품 대부분은 평양 만수대창작사에서 나왔고, 중국과 한국 그리고 미국 내 개인과 단체가 소장하던 작품들이 다시 한 자리에 모인 겁니다.

[녹취: 문범강 교수] “북한의 선전화하곤 거리가 먼 작품들 가져갔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 특징이 사회주의 사실주의 핵심 주제를 나타내는 작품뿐 아니라, (조선화)의 다양성을 나타내기 위해 산수화, 동물화, 맥이 끊어졌다고 하는 문인화 등을 골랐습니다.”

전시된 북한 그림들은 체제선전용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일반 대중에게는 파격적입니다.

‘자력갱생’, ‘청년돌격대’, ‘출강’ 등 넓이가 4-5미터인 6점의 집채화를 제외하면, 북한 정권을 찬양하거나 선전하는 내용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입니다.

바닥에 그림들이 놓인 공간에서 여성들이 한복을 입고 휴대용 컴퓨터를 들여다 보고 있는 장면을 담은 북한 최창호 작가의 ‘국제전람회장’, 그리고 소녀들이 일렬로 쪼그리고 앉아 따사로운 햇살 아래 천진한 모습으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묘사한 최유송 작가의 ‘쉴참에’ 등 12점.

그리고 문 교수가 워싱턴에서 가져간 4점의 문인화는 북한의 산수화 동물 등을 화폭에 담은 수묵화입니다. 문범강 교수입니다.

[녹취: 문범강 교수] “제가 연구하는 것은 그러한 사회사실주의 미술만 있는 것이 아니고, 북한에서는 다양한 미술이 창작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또한 사회주의 사실주의 미술을 표방하는 미술이라도, 작가 나름대로의 다양한 표현법, 특히나 인물의 내면적인 감정의 심리적인 묘사를 조선화로서 잘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이런 우수한 점을 보여주고 싶은 거죠.”

문 교수는 북한 그림을 체제선전화라고 비판하는 것이 틀린 말이 아니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들이 많고 작품성도 매우 뛰어나다며, 이번 전시는 북한의 미술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문 교수의‘북한미술 사회주의 사실주의의 패러독스’ 전은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전후로 조성된 남북화해 분위기와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을 배경으로 남북한 문화체육 교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열리고 있어 더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북한 산수화로 국한됐던 전시회 틀을 벗어나 조선화의 다양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첫 전시회인 점도 주목됩니다.

[녹취: 문범강 교수]”남한에서 어려웠던 이유는. 역시 대치되어 있는 이념 때문에,, 기획할 수 없었죠. 그런데 다행히 남북 무드가 조성되고,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있었잖아요? 이런 계기를 맞아서, 이번 광주비엔날레 북한 조선화전이, 정치적인 교류를 벗어난, 문화 민간적인 교류가 상당한 역할을 할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

한국사회의 부정적인 반응이나 우려도 적지 않았다는 문 교수는 바람직한 현상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세계 어디를 가도 민감할 수밖에 없는 주제의 전시인 만큼 부정적인 인식과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는 설명인데요, 그러나 문 교수는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녹취: 문범강 교수] "지금에 와서 21세기에 북한 미술을 보여 준다고 해서, 그 체제를 찬양하고 동조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봐요. 그냥 그것은 미술이고, 그 체제 속에서 나온 그런 미술인데, 이미 미술사에서 세계 미술사에서 한 흐름으로서 폭히 잡혀있는 사조에요. 사회사실 미술이 다만, 그 미술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문 교수는 미술 연구가로서 오히려 드러내놓고 비판도 하고 즐기기도 하고 배울 점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대북 제재와 관련한 우려가 정부와 정치계에서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문범강 교수] “그 핵심은 어떤 금전이나 자금이 북한으로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것이 요지가 아니겠습니까? 이 작품은 직접 북한에서 전시를 위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만약에 그런 그림이 왔다손 치더라도, 그냥 문화적인 측면에서 그림을 빌려줬다가 끝나고 다시 간다.. 하면 제재가 걸리는 사항은 아니라고 봅니다. 대여비를 지급하지 않았고, 그림을 사온 경로가 아니기 때문에..”

순수 대여 형식으로 참여한 작품인 만큼 제재 위반이 될 것이 없고, 또 그런 우려를 고려해 철저히 개인소장품으로 골랐다는 설명입니다.

문 교수는 현재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시점인 만큼 미술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전문가 양성과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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