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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단체, 북 25호 관리소 정치범들 촬영한 위성사진 최초 공개


미국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30일 청진의 25호 관리소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미국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30일 청진의 25호 관리소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관리소) 내 수감자들을 촬영한 민간 위성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사진을 공개한 단체는 남북·미북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권의 끔찍한 인권 범죄는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가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치범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곡식을 추수하고 있고 옆에는 경비원들로 보이는 이들이 감시하고 있습니다. 주위에는 여러 감시 초소가 비교적 선명하게 보입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30일 청진의 25호 관리소 위성사진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단체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31일 VOA에 민간 위성의 촬영 기술 발달로 이제 탈북민들의 증언뿐 아니라 위성으로도 정치범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위성사진을 통해 그 안의 사람들을 이제 볼 수 있고 지적할 수 있으니까 그게 엄청난 발전이죠.”

정치범수용소를 촬영한 위성사진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수용소 내 사람들까지 담은 사진은 처음 공개된다는 설명입니다.

사진들은 지난해 11월 6일에 촬영한 것으로 북한 군사 전문가 조셉 버뮤데즈 씨 등 3명의 분석관이 관리소 시설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민간 위성 해상도가 픽셀 당 50 센터 미터까지 가능해져 정치범 수용소 내 사람들까지 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진이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김정은의 잔혹성을 완전히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북한에서 가장 취약한 정치범들에 대한 인권 침해를 조명하기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다시 스칼라튜 총장입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가장 중요한 게 뭐냐 하면 몇 년 전부터 정치범 관리소 조사 및 감시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는데 25호 관리소는 보고서가 이미 여러 번 나왔습니다. 기술이 좋아지면서, 증인의 증인이 들어오면서 북한의 불법 구금시설에 관한 지식과 정보가 개선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 상당히 중요한 한 단계로 볼 수 있죠.”

미 국무부는 지난해 발표한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현황자료에서 25호 관리소에 정치범 5천여 명이 갇혀 있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또 위성사진에 따르면 넓이는 247에이커에 달하며 지난 2009년에서 2010년 사이에 72%가 확장됐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가 이번에 공개한 위성 사진은 사람들 외에도 건물과 초소 등 수용소 내 시설들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는 지난 2014년 최종 보고서에서 8만 명에서 12만 명에 달하는 정치범들이 적어도 4개의 대규모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돼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범수용소에서 반인도범죄가 자행되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북한의 정치 체제와 지도 세력에 대해 위협을 가한다고 여겨지는 사람들 모두에 대해 북한 당국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가하는 탄압의 일부”라고 규정했습니다.

이번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로버트 콜린스 북한인권위원회 선임고문은 정치범수용소의 존재와 운영의 궁극적인 책임은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에게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주민들에 대한 정치적 압제와 통제용으로 수용소를 이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스칼라튜 총장은 정치범수용소를 이렇게 위성과 증언들을 통해 감시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북한 정권에 보내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21세기에는 그런 불법 구금 시설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 북한에는 아직도 12만 명에 달하는 정치범들이 관리소에 수감돼 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 교화소에도 정치범들이 수감돼 있다. 따라서 핵과 장거리 미사일 폐기도 상당히 중요하지만, 북한이 문명국으로서 21세기에 합류하려면 이런 불법 구금 시설을 없애고 정치범들을 석방시켜야 합니다. 주요 메시지가 바로 이겁니다.”

스칼라튜 총장은 또 북한 정권의 대화와 유화적 자세에도 불구하고 지독한 인권 범죄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위성사진이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정상회담을 몇 번 했다고 해서 북한 정권의 정체성이 변한 것도 아니고 가장 사악한 인권 유린은 계속 그대로 자행되고 있습니다. 이 위성사진은 그 증거를 다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죠.”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는 최종보고서에서 북한 정부가 정치범수용소의 존재를 인정하고 국제 인도지원 단체와 인권 감시 요원에게 수용소와 생존 피해자에 대한 즉각적인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고 권고했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정치범수용소를 해체하고 모든 정치범을 석방하며 추적이 쉽지 않은 모든 실종자의 행방에 대해 자세히 밝힐 것을 촉구했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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