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부가 장마당으로부터 연간 5천 600만 달러 이상의 세금을 걷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북한에서 가장 큰 청진의 수남시장은 연간 84만 달러의 장세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북한의 최근 장마당 실태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소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최근 공개한 ‘장마당: 북한 내 민간 경제와 자본주의’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위성 사진과 현지 인터뷰, 탈북민들의 증언 등 여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 정부가 허가한 공식 장마당이 적어도 436개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평양을 포함해 각 도에 평균 48개 장마당이 있으며 인구가 적은 자강도와 량강도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겁니다.
주목할만한 것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세금이 없는 나라라는 북한 정부의 선전과 달리 당국이 장세(세금)를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보고서는 북한 정부가 매대 사용료 등 장세로 연간 5천 68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이는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지난 2016년 보고서에서 북한 장마당 환율로 추정한 6천 300만~ 8천만 달러보다는 적은 규모입니다.
CSIS의 새 보고서는 또 북한의 장마당 규모가 256제곱미터에서 23만 557제곱미터까지 다양하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에서 가장 큰 장마당은 청진시의 수남 시장으로 23만 제곱미터에 달하며 북한 정부가 이곳에서 올리는 장세 수익이 연간 84만 9천 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습니다.
실제로 한국 갈렙선교회가 최근 혜산의 장마당을 촬영해 이달 초에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한국의 재래식 시장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다양한 상품과 식품들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CSIS ‘분단을 넘어’의 보고서는 북한이 이론적으로는 국가가 주도하는 중앙-기획경제 체제이지만, 실상은 상당히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북한 주민이 국가보다 시장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고 시장이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켰다며 이런 민간 경제 활동의 국가 경제 침투가 계속 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휴대폰과 민간 교통망의 성장, 북한 주민들이 장마당을 통해 정보와 상거래를 공유하며 생계의 자율성이 증진하고 있는 모습을 지적하며 이는 잠재적 시민사회가 장마당을 중심으로 출연할 수 있는 증거를 시사한다고 풀이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