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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남북회담 관련 "속도조절 해야…합의도출 기회”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 회담장에서 첫 정상회담을 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 회담장에서 첫 정상회담을 했다.

북한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온 미국의 전직 관리와 전문가들은 다음달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3차 정상회담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놨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한국이 신중하게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실현 가능한 비핵화 조치에 대한 합의 도출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김영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다음달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3차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명확한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Kim has actually been nuclearizing, he has been building nuclear weapons, missiles, totally violating April 27 agreement. April 27 agreement says both North and South Korea will fully implement all previous agreements and declarations. In 1992 denuclearization declaration says North and South Korea will have no nuclear weapons, no nuclear reprocessing, and KJU is totally violating that and going into opposite direction.”

베넷 연구원은 2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은은 비핵화가 아니라 오히려 핵무장을 하고 미사일을 만들고 있다며 4월 27일 채택된 남북 판문점 선언을 완전히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판문점 선언에는 과거 채택된 모든 합의와 선언을 완전히 이행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고 1992년 남북 비핵화 선언에는 비핵화를 비롯해 핵 물질 재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 등이 명시돼 있지만 김정은은 이와 반대로 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어 북한과의 평화와 대립 중에서는 평화가 낫고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은 이런 접근 방식에 기초한다면서도 북한이 비핵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The question is are we better with peace or confrontation? The answer is we are better with peace and that is the approach that President Moon is taking but I think we have to recognize the fact that North Korea is not going to denuclearize.”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역시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열리는 제3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I think that there is much pressure on Moon Jae In because he is really threading the needle between KJU and President Trump. Although he is not a mediator, he has been a natural facilitator. We should remember…South Korea would take a lead on diplomacy on North Korea. “

문 대통령은 과거 북한과의 외교는 한국이 이끌겠다고 밝히는 등 중재자가 아닌 ‘촉진자’ 역할을 맡았으며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이견을 해결하기 위해 압박을 느낀다는 설명입니다.

아울러 평화 체제와 제재 완화를 이루고 미-한 동맹과 한국에 대한 핵우산을 폐기한 다음에야 비핵화를 논의하겠다는 게 북한의 의도라고 지적했습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북한이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비핵화에 나서고 있지 않다면서도 남북의 두 지도자가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이 나쁜 일일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스 전 실장] “I think that North has not been forthcoming on denuclearization as many would have hoped. On the other hand, this is bilateral conversation that two sides are having, very rarely it is a bad thing that two leaders like this meet and talk. As long as the meeting has been prepared properly and they don’t overpromise, as long as they control the expectations certainly in the South as to what is achievable.”

그러나 이런 회담이 긍정적이기 위해서는 사전에 적절한 준비가 이뤄져야 하고 과장된 약속을 내놓지 않으며, 어떤 것이 달성 가능한 목표인지에 대한 한국인의 기대감을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미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간 도로와 철도 현대화 사업 등 경제 협력 구상을 내놓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리스 전 실장은 한국의 이런 남북 사업 구상에 미국이 벌써 우려를 하고 있다며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과 제재는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리스 전 실장] “I think it already has, again, this is a country North Korea where sanctions, maximum pressure, should still be in place. We have seen some erosion of that. It has been reported in media that China and Russia are back trading with North. The sanction is clearly having an impact.”

그러나 현재 이런 압박 정책이 약화된 것을 목격했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비밀리에 북한과 거래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북한과 대화를 이어가고 이런 사업을 일종의 보상책으로 갖고 있는 것은 좋지만 북한의 행동 변화가 있기 전에 이를 실제로 이행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리스 전 실장은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제재를 강화하는 방법이 중요하다면서도 현재 한국이 북한과 덜 적대적인 관계를 갖고 싶어하는 것이 이를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리스 전 실장] “On the other hand, you have South Koreans who clearly want to have a different type of relationship, not quite so adversarial with North Korea. So it is actually more complicated situation than it was a year ago. The lines are little blurred today where they are much more clear who was in favor of what.”

또한 지난해의 경우 각국이 북한과 관련해 무엇을 원하는지 매우 명확했지만 현재 이런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담당 조정관은 문재인 대통령 방북의 핵심 목표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취할 다음 조치에 합의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철도 사업 등 남북 경제 협력의 제한적 재개나 종전선언의 문을 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that the main goal is to try to agree on some immediate step that North Korea can take toward denuclearization. And that step would open the door to a resumption of limited North and South economic cooperation, such as the road and railways, as well as the declaration to end the Korean War.”

그러면서 현 시점에서 북한이 실질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로 추가 핵물질과 장거리 미사일 생산 금지를 예로 들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f we get a substantial step toward denuclearization, for example halt on production of fissile material or further production of long range missile, if we get some concrete actions to limit North Korean nuclear and missile threats, I think Trump administration will be very comfortable supporting North and South economic, that is the part of diplomatic strategy, carrot and stick.”

아울러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제한하는 데 구체적인 행동을 얻어낸다면 트럼프 행정부 역시 남북 경제 협력을 지지하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베넷 연구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방북을 통해 평화를 계속 이어가는 것도 좋지만 김정은에 일종의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정보전, 혹은 심리전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I think that he wants to continue to maintain peace but he has got to put some pressure on KJU. The pressure I would put, I think KJU is paranoid about his regime survival. We have seen that in many many ways, killing his older brother, taking his defense minister with him to Singapore….Let’s start tapping on that paranoid. Let’s start mentioning that KJU’s mother is born in Japan, that his grandfather was Japanese collaborator. He is going to hate that kind of thing. If we threaten him to do that he might do what he promised to do. We have got to give KJU meaningful consequences.”

김정은은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하는 등 정권 유지에 편집증적인 모습을 보인다며 김정은의 할아버지는 일본의 조력자였고 어머니는 일본 태생이라는 점을 북한 내부에 퍼뜨리는 식의 작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이를 통해 김정은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이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협박을 가한다면 북한이 행동을 바꿀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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