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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여건 달라진 한국의 미-북 비핵화 협상 중재자 역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부터), 문재인 한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에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중재자 역할도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북한은 제재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미-북 대화 중재자로서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이전과는 다른가 보군요?

기자)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추동하고 촉진하려는 한국 정부의 의지는 변함이 없어 보입니다. 한국 정부가 이르면 이달 중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는데요, 비핵화 추가 조치와 종전 선언을 놓고 꽉 막혀 있는 미-북 사이에서 돌파구를 마련해 보려는 겁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건가요?

기자) 미국에는 종전 선언이 북한의 비핵화를 앞당기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중요한 조치임을 설득하고, 북한에는 핵 목록 신고 등을 통해 신뢰를 쌓도록 설득하는 게 한 가지 예가 될 수 있을 겁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이행과 이에 따른 미-북 관계 개선 없이는 남북관계 발전도 뚜렷한 한계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한국 정부의 역할이 왜 여의치 않은 상황인가요?

기자) 우선, 미국과 북한이 직접대화 채널을 구축한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데는 한국의 역할이 컸지만, 지금 양측은 폼페오 국무장관이 이미 세 차례나 평양을 방문했고, 실무자들 간 접촉도 언제든 가능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고비 때마다 친서를 주고 받으며 소통하고 있어 중재자의 필요성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최근 한국 정부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도 중재자 역할을 어렵게 하고 있지 않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재자로 역할을 하려면 양측 모두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을 보는 북한의 시선은 냉랭합니다. 한국 정부가 `비핵화 완료 이후 대북 제재 해제’를 강조하면서 미국과 공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한국이 “민족 위에 외세를 올려놓고 북남 관계보다 동맹을 우선시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아예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하기도 했지요?

기자) 네, 문 대통령이 지난달 싱가포르 방문 중 연설에서 “만약 국제사회 앞에서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직접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았습니다. 문 대통령이 “허황한 ‘운전자론’에 몰입되어 쓸데없는 ‘훈시’질을 해대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지만 남북관계는 다양한 분야에서 계속 진전을 이루고 있지 않은가요?

기자)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크게 개선된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제재와 관련해서는 한국이 `말로만 남북관계 개선을 외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강경화 외교장관과의 회담을 거부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와 공조하면서도 대북 제재의 예외를 인정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은가요?

기자) 맞습니다. 판문점 선언에 따른 남북 간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대북 제재에서 예외를 인정 받을 필요가 있다는 건데요, 이미 예외를 인정 받은 사례가 있고, 여러 건에 대해 예외 적용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의 시선도 곱지 않은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북 협상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역할은 이제 기대하기 어려운 건가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와 상당한 신뢰관계를 쌓았습니다. 따라서 실무자들의 협상이 난관에 봉착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가교 역할은 여전히 가능한 상황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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