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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과 회담 의사...미 대규모 아시아 투자 계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정상회담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란 측의 반응 함께 살펴보고요. 미국 정부가 발표한 인도-태평양 지역 1억1천300만 달러 투자 계획, 그리고 짐바브웨 대통령선거에서 여, 야 후보가 모두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대통령과 만날 의사를 밝혔다고요?

기자) 네. 이란 측과 조건 없이 만나서 핵 합의 문제를 비롯한 현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습니다. 어제(30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 후 회견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So, I believe in meeting. I would certainly meet with Iran if they wanted to meet,…”

기자) “나는 만남을 믿는다. 앞선 합의(2015년 이란 핵 합의)처럼 종이만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면 기꺼이 이란 측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맥락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나요?

기자) 국제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다가, 북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 성과를 강조했는데요. 북한 측이 9개월여 동안 미사일도 쏘지 않았고, 억류자들도 미국으로 돌아오는 등, 두 정상의 ‘만남’ 이후, 수많은 긍정적인 일들이 이어졌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달 핀란드 헬싱키에서 진행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남’도 훌륭한 회담이었다고 덧붙였는데요. 이 부분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But I had a great meeting with president Putin of Russia. I think it was a great meeting in terms of the future, in terms of safety and economic development and protecting Israel and protecting everybody. I thought I was a great meeting.”

기자) 푸틴 대통령과 미래를 이야기했고, 경제개발과 안전, 그리고 이스라엘을 보호하는 일과, 모두를 보호하는 일을 논의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는데요. 그래서 만남을 믿는다, 일단 만나서 무슨 문제든 풀어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아무 조건 없이 이란 대통령과 회담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건은 없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나를 만나고 싶어 할 것으로 믿는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는데요. 다만 이란 쪽에서 준비가 돼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측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31일 신임 이란 주재 영국 대사와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 로하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미국이 이란 핵 합의에서 불법적으로 탈퇴한 후 이제 공은 유럽으로 넘어갔다"며 역사적인 이란 핵 합의를 유지하는 것은 유럽에 달렸다고만 말했습니다.

진행자) 로하니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의사에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은 셈인데요. 다른 이란 정부 고위 각료들의 반응도 살펴보죠.

기자) 네, 압돌레자 라흐마니 파즐리 이란 내무장관은 31일, 이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방적으로 핵 합의에서 탈퇴한 국가를 어떻게 협상 대상으로 신뢰할 수 있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하미드 아부탈레비 이란 대통령 고문은 같은 날 ‘트위터’에, 미국이 “위대한 국가 이란을 존중하며, 적대행위를 줄이고, 핵 합의에 복귀하면, 그런 순간(회담)으로 가는 길이 험난한 여정이 열릴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지난 5월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했는데, 복귀를 조건으로 달았군요?

기자) 그래서 해석이 엇갈리는데요. 이란 쪽에서도 대화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본 매체들이 있는가 하면,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걸었기 때문에 회담을 거부한 것이라고 보도한 곳도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이란이 최근 강도 높은 설전을 주고받는 상황이었죠?

기자) 이란과의 전쟁은 ‘모든 전쟁의 어머니’가 될 것이다,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주 미국을 상대로 이런 말을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절대로 미국을 위협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역사상 아주 드문 결과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국민적 저항을 통한 이란의 정권 교체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전쟁 위협과 경고를 주고받게 된 이유는 뭐죠?

기자) 다음 달부터 다시 시작되는 대 이란 제재 때문입니다. 미국이 ‘이란 핵 합의’를 탈퇴하면서, 2단계 과정으로 이란에 핵 관련 제재를 부활시키는데요. 다음 달 초 1단계가 재개됩니다. 이 때문에 리알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이란 경제가 지금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는 제재 부활에 반발하고 있죠?

기자) 네. 이란 측은 얼마 전 미국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제재로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이 막히면, 걸프 해역 입구의 호르무즈 해협을 무력 봉쇄해 다른 나라들의 원유 거래도 차단하겠다고 공언했는데요. 미국은 이란의 행보에 맞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몇 나라를 묶어 '중동전략동맹(MESA· Middle East Strategic Alliance)’이라는 지역 안보협력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30일 워싱턴 D.C.의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비지니스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30일 워싱턴 D.C.의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비지니스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미국 정부가 인도-태평양 일대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기술과 에너지, 사회 기간시설 분야를 중심으로 1억1천300만 달러를 미국이 올해부터 인도-태평양 지역에 투자합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어제(30일) 미국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이 같은 방침을 공개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폼페오 장관]

기자) 트럼프 행정부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기 위한 전략을 추구하고 있고, 경제적인 관여가 그 전략의 중심에 있다고 폼페오 장관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인도-태평양’이라면 아시아를 말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태평양’이란 말은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아시아 정책을 설명할 때 쓰는 용어인데요. 경제적 관여를 중심으로, 아시아에 대한 책임을 더 넓혀나가겠다고 폼페오 장관은 강조했습니다. 이번에 투자를 발표한 1억1천300만 달러는 그 계약금(down payment)이다, 다시 말해, 앞으로 그 이상의 투자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배경에서 이런 발표가 나온 거죠?

기자) 중국을 겨냥한 겁니다. 최근 중국이 아시아 각국에 경제 지원을 강화하는 데 대한, 미국 정부의 맞대응으로 새로운 투자 계획이 나온 건데요. 폼페오 장관은 시진핑 중국 정부의 역점 대외 경제협력 사업인 ‘일대일로’에 대해, “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이자 ‘메이드 포 차이나(Made for China)’를 위한 구상일 뿐” 아시아 각국에 도움이 되는 내용은 아니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비판 내용,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기자) 메이드 인 차이나, 중국의 제품과 기술을 팔 시장을 확대하고, 메이드 포 차이나, 해당 국가들을 친 중국 진영으로 만들려는 사업이라는 겁니다. 간단히 말해,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대 수단이 ‘일대일로’라는 뜻인데요. 미국은 이처럼 역내 지배력을 추구하는 “어떤 나라도 반대한다”고 폼페오 장관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되, 지배력을 추구하지는 않는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미국)는 아시아 지역 우방들처럼, 제국주의 열강으로부터 독립을 위해 싸웠다”고 폼페오 장관은 강조했는데요. 미국의 향후 아시아 일대 경제적 관여는, 새로운 제국주의로 부각되는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도록 각국을 돕는 목적이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일대일로’에 참가해 중국과 수직적 관계에 얽매이는 것보다, 미국과 기술개발·사회 기간시설 확충을 함께 하는 게 안전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1억1천30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디에 얼마가 들어가나요?

기자) 우선 아시아 각국이 자체 에너지원을 개발하고 비축하는데 5천만 달러를 올해 투입하고요. 미국 기술 수출을 확대하는데 2천500만 달러가 들어갑니다. 이어서, 지역 내 도로와 철도, 항만같은 사회기간시설 연결을 돕는 사업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아시아 각국과 사업 내용을 협의해야 될 텐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폼페오 장관이 이번주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순방하는데요. 각국 정부에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할 전망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아시아 지역 투자계획,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아시아 각국 언론은, 미국이 중국에 맞서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폼페오 장관 연설 내용을 상세히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진행 현황을 함께 소개했는데요. ‘일대일로’ 진척이 부진한 면이 부각되면서, 미국의 투자 계획에 기대감을 높이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진행자) ‘일대일로’ 사업이 잘 안되고 있나요?

기자) 사업을 접어야 할 정도의 문제가 일부 국가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 차관과 민관협력투자(PPP ·Public Private Partnership)로 진행중인 도로·교량 건설사업이 심각한 적자에 빠진 곳도 있고요. 중국 국영기업이 수주한 철도 공사가 중단된 사례가 말레이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에서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어제 연설에서 그밖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경제에 이어, 안보 분야에서 중국의 행보도 비판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폼페오 장관]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개방이란, 공역의 해로와 항로를 어느 나라나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은 육상·해상 영유권 분쟁의 평화적 해법을 원한다고 폼페오 장관은 말했는데요.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군사시설을 만들어 다른 나라들의 항행을 막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입니다.

진행자) 경제 분야에서는 1억1천300억 달러를 투자하는데, 안보 분야에서는 어떤 계획이 있나요?

기자) 인도에 1순위(tier 1), 최고수준 무기 수출을 허용하도록 조치했다고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어제(30일) 같은 행사에서 밝혔습니다. 1순위 무기수출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동맹국이나 일본, 한국에만 해왔는데요.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출범 직후부터 인도와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중국의 군사적 확장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짐바브웨의 에머슨 음난가그와 현 대통령(왼쪽)과 최대 야당 민주변혁운동(MDC) 넬슨 차미사 대표.
짐바브웨의 에머슨 음난가그와 현 대통령(왼쪽)과 최대 야당 민주변혁운동(MDC) 넬슨 차미사 대표.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듣겠습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대통령 선거를 했군요?

기자) 네. 37년 세계 최장기 집권자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지난해 하야한 짐바브웨에서 어제(30일) 새 대통령과 의원들을 뽑는 선거를 치렀습니다. 1980년부터 철권 통치한 무가베 대통령 이후 첫 대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데요. 유엔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현지에서 선거 감시활동을 벌였습니다.

진행자) 대통령 후보로는 누가 나왔습니까?

기자) 무가베 대통령 하야 이후 과도정부를 이끌어온 에머슨 음난가그와 현 대통령과, 최대 야당 민주변혁운동(MDC) 넬슨 차미사 대표의 맞대결 양상입니다. 투표일 전날(29일) ‘아프리카 바로미터’가 공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음난가그와 대통령이 지지율에서 약간 앞섰는데요. 두 후보 간 차이가 불과 3%, 초접전이었습니다. 음난가그와 대통령은 ‘친 무가베’, 차미사 대표는 ‘반 무가베’로 평가됩니다.

진행자) 개표 결과가 나왔나요?

기자) 아직 안 나왔습니다. 오는 토요일(4일) 이전에 선거관리위원회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요. 투표율이 75%를 넘겨,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여, 야 후보가 모두 승리를 낙관한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특히 야당 후보 차미사 대표는 자신이 현저한 격차로 앞선 채 개표가 진행중이라며 승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차미사 후보의 주장이 맞는다면, 짐바브웨에 반 무가베 정권이 들어서게 되는 건가요?

기자) 주장이 맞더라도, 조금 기다려야 할 수 있습니다. 개표 결과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자끼리 다음 달 8일 결선투표를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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