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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항 석탄 움직임 활발...북 석탄 운반선은 한국 영해 통과 중


지난 16일 북한 원산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석탄 적재를 위한 노란 크레인 옆에 약 90m 길이의 선박이 정박해있다. '플래닛' 제공 사진.
지난 16일 북한 원산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석탄 적재를 위한 노란 크레인 옆에 약 90m 길이의 선박이 정박해있다. '플래닛' 제공 사진.

북한산 석탄의 최초 출항지로 드러난 원산에서는 여전히 석탄과 관련한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에 석탄을 싣고 왔던 선박들은 한국 영해를 통과해 러시아와 중국으로 운항 중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원산항에 정박한 선박에 석탄이 실리고 있는 모습이 민간위성에 포착됐습니다.

‘VOA’가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이 원산 일대를 촬영한 16일과 18일자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석탄이 야적된 항구 옆으로 약 90m 길이의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이 선박은 총 두 개의 대형 적재 공간으로 이뤄져 있었는데, 이 안에는 석탄으로 보이는 검정색 물질이 가득했습니다.

특히 18일자 위성사진은 16일과 달리 노란색 크레인이 선박 중심으로 길게 뻗어 있는 모습이 포착돼 이 선박에서 석탄과 관련된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난 18일 북한 원산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석탄 적재 장소 주변에 정박한 약 90m 길이의 선박 위로 노란 크레인이 뻗어 있는 모습으로 관련 작업이 진행 중임을 알 수 있다. '플래닛' 제공 사진.
지난 18일 북한 원산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석탄 적재 장소 주변에 정박한 약 90m 길이의 선박 위로 노란 크레인이 뻗어 있는 모습으로 관련 작업이 진행 중임을 알 수 있다. '플래닛' 제공 사진.

항구 인근의 석탄 야적장에는 여러 대의 트럭들이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16일자 위성사진을 살펴 보면 앞부분이 붉은 색인 약 6대의 트럭이 석탄 더미 주변에 몰려 있고, 또 다른 3대의 트럭은 석탄 야적장 안쪽으로 줄을 지어 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16일(위)과 18일 원산항 야적장 주변을 촬영한 위성사진. 16일 사진에는 석탄 더미 주변에 트럭이 몰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플래닛' 제공 사진.
지난 16일(위)과 18일 원산항 야적장 주변을 촬영한 위성사진. 16일 사진에는 석탄 더미 주변에 트럭이 몰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플래닛' 제공 사진.

18일 같은 장소를 찍은 위성사진에선 낮은 해상도로 인해 석탄더미 양의 변화는 관측이 어려웠지만, 트럭들이 사라진 대신 노란색의 또 다른 중장비들이 몇 대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항구와 마찬 가지로 야적장에서도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관찰 시기를 좀 더 넓혀 보면 야적장의 변화는 더욱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플래닛’의 3월3일자 사진에는 7월보다 적은 양이 다른 모양으로 쌓여 있었고, 4월11일자 사진은 한 달 전인 3월보다 훨씬 적은 양의 석탄이 있었습니다.

아울러 주변에 쌓여 있던 석탄들도 3월부터 7월 사이 지속적으로 변한 것으로 나타나 석탄과 관련한 움직임이 끊임 없이 이뤄진 사실이 확인됩니다.

또 항구 바로 옆 야적장에 쌓인 석탄의 양도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해 선박을 통해 석탄이 이동했음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이곳 석탄 야적장과 항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기차길이 놓여 있습니다. 기차길 주변으로 여러 대의 트럭들이 관측된 점으로 미뤄볼 때, 내륙에서 캐낸 석탄이 기차를 통해 원산으로 옮겨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석탄보다 훨씬 옅은 색상의 다른 광물들도 항구를 가득 채운 모습이 보여, 석탄 외에 다른 광물도 이곳에서 하역작업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안보리는 지난해 12월 채택한 결의 2397호를 통해 석탄을 포함한 모든 북한산 광물에 대한 거래를 금지시켰었습니다.

원산은 북한 석탄의 불법거래에 주요 거점 역할을 한 곳으로 지목됐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올해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 선박들이 원산과 청진에서 석탄을 싣고 러시아 홀름스크 항으로 이동했다고 밝혔었습니다. 이렇게 러시아로 옮겨진 석탄들은 지난해 10월 제 3국 선박인 ‘리치 글로리’ 호와 ‘스카이 엔젤’ 호에 실려 각각 인천과 포항을 통해 한국에 유입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제의 선박인 ‘스카이 엔젤’ 호와 ‘리치 글로리’ 호는 여전히 어떤 유엔 회원국으로부터도 제지 당하지 않은 채 자유롭게 항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VOA’가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을 확인한 결과 ‘스카이 엔젤’ 호와 ‘리치 글로리’ 호는 각각 러시아 나홋카 항과 중국 장인 항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이중 중국 바위취안 항을 출발한 ‘스카이 엔젤’ 호는 19일 한국 해상을 이용해 목적지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스카이 엔젤’ 호는 한국 시간으로 19일 오후 7시35분 전라남도 완도군의 섬인 당사도에서 약 4km 떨어진 해상에서 마지막으로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가 잡혔습니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화면. 북한 석탄을 불법 운반한 선박 '스카이 엔젤' 호가 19일 오후 7시 35분 현재 전라남도 당사도에서 약 4km 떨어진 한국 영해를 지나고 있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화면. 북한 석탄을 불법 운반한 선박 '스카이 엔젤' 호가 19일 오후 7시 35분 현재 전라남도 당사도에서 약 4km 떨어진 한국 영해를 지나고 있다.

현재는 AIS 신호가 잡히지 않고 있지만, 통상 해외 선박들이 중국에서 러시아 극동으로 이동할 때 한국 남해를 지나 부산과 포항 앞바다를 지나는 점으로 미뤄볼 때 계속해서 한국 영해를 항해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또 ‘리치 글로리’ 호는 일본을 떠나 한국 시간으로 20일 새벽 2시 현재 대한해협 인근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 선박은 제주도 앞바다를 지나 목적지로 이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2397호는 불법 활동에 가담했다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선박이 입항할 경우 억류와 조사, 자산동결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만약 입항을 하지 않고, 유엔 회원국의 수역 내에 있을 경우에도 억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may)고 명시했습니다.

이들 선박들은 한국에 입항은 하지 않았지만, 한국 영해에 들어온 만큼 억류와 조사, 자산동결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겁니다.

앞서 ‘VOA’는 이들 선박들이 지난해 10월 한국에 석탄을 싣고 온 이후 최근까지 최소 22차례 한국에 입항했지만 억류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부 노규덕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관계당국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그에 따라 필요한 경우 처벌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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