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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여성 '스파이 혐의' 기소...연방 지법, 밀입국 가족 추방 잠정중단


지난 2013년 러시아 국적의 마리아 부티나가 모스크바에서 열린 '총기 소지 합법 지지' 시위에 참가해 연설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 여성이 미국 안에서 신고하지 않고 러시아 정부를 위해 일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미국 국경을 넘다 잡혀 아이와 헤어졌다 다시 아이들과 합류한 부모들을 즉시 추방하지 말라고 연방 지방법원이 명령했습니다. 대표적인 비디오 대여 업체였던 블록버스터 매장이 미국 안에서 단 1곳만 남았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금 미국 언론은 어제(16일) 있었던 트럼프-푸틴 회동 관련 소식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국적 여성이 미국 안에서 기소됐다는 소식이 나와 눈길을 끄는군요?

기자) 네. 워싱턴 D.C. 연방 검찰이 러시아 국적인 여성 마리아 부티나 씨를 어제(16일) 기소했습니다. 부티나 씨는 이날 법정에 나와 인정 신문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미국 사법당국이 부티나 씨를 기소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미국 정부에 등록하지 않고 러시아 정부를 위해 활동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연방수사국(FBI)은 부티나 씨가 출국할 것을 우려해 지난 15일 전격 체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외국 정부를 위해 일하려면 미국 정부에 등록해야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외국대리인 등록법’에 따라 신고하지 않고 외국 정부를 위해서 일하면 크게 문제가 되는데요. 지난 미국 대선에서 잠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선대 위원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 씨도 몰래 우크라이나 정부를 위해 일한 혐의로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해 기소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기소된 부티나 씨가 러시아 정부를 위해서 어떤 일을 한 겁니까?

기자) 정리하면 미국 내 정치조직에 침투해서 러시아를 위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부티나 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올해 29세고요. 러시아 시베리아 출신으로 ‘무기를 소지할 권리’란 이름을 가진 총기 소지 권리 옹호 단체를 만든 전력이 있습니다. 그는 한 러시아 고위급 관리 보좌관으로 일했고, 최근에는 이곳 워싱턴 D.C.에 있는 아메리칸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FBI는 조서에서 러시아 정부 비밀 요원인 부티나 씨가 2016년 8월 학생 비자를 받고 미국에 들어왔고, 그 전에 몇 차례 미국을 방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부티나 씨가 러시아 고위 관리 보좌관으로 일했다는데, 누구 밑에서 일한 건가요?

기자) FBI는 조서는 누구라고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조서 내용을 근거로 상원 의원을 지냈고 현재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인 알렉산더 토르신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토르신 부총재는 러시아 정부의 해외 불법 활동에 연루된 혐의로 미국 정부 제재 대상에 올라가 있습니다.

진행자) 기소된 부티나 씨가 러시아 정부를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한 겁니까?

기자) FBI는 러시아 고위 관리, 즉 토르신 부총재가 미국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부티나 씨를 비밀 요원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FBI 조서는 이를 위해 부티나 씨가 미국 정치조직 안에 인맥을 만들려고 시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서는 또 부티나 씨가 트위터나 이메일 등 수단을 통해 활동 상황을 러시아에 보고하고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만들어 놓은 인맥을 통해 러시아를 위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건데, 부티나 씨가 어떤 조직에 접근했나요?

기자) FBI 조서가 특정 단체를 지목하고 있지는 않은데요. 그런데 미국 언론들은 ‘전미총기협회(NRA)’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부티나 씨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이길 것으로 가정하고 공화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NRA를 활용하려 했다는 겁니다. 눈길을 끄는 건 토르신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도 NRA 회원이고요. 또 부티나 씨는 NRA 연례총회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FBI는 두 사람이 NRA를 발판으로 미국 정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과 연결해 러시아를 겨냥한 미국의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외교 정책을 바꾸려고 시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부티나 씨는 미국 안에 혼자 활동한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부티나 씨 활동을 돕던 미국인 2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조서는 이들 신원 역시 밝히지 않았습니다. FBI는 부티나 씨가 두 사람과 협의해 러시아 인사들과 영향력 있는 미국 측 인사들의 만남을 주선하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티나 씨는 이를 위해 국가조찬기도회나 NRA 행사, 그리고 각종 공화당 행사에 참석했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부티나 씨를 도운 두 미국인은 기소됐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은 부티나 씨의 협력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NRA 회원이자 보수운동가인 폴 에릭슨 씨를 꼽았습니다.

진행자) 부티나 씨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 진영과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2016년 5월 토르신 부총재와 부티나 씨가 이 해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열린 NRA 총회에서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후보의 만남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현 백악관 선임 고문이 이 제안을 거절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 씨가 당시 NRA 총회 만찬에서 토르신 부총재, 부티나 씨와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고 합니다. 또 2017년에도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을 추진했지만, 이것도 무산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기소된 부티나 씨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부티나 씨 변호인은 그가 러시아 정부 요원이 아니라면서 부티나 씨에게 적용된 혐의가 너무 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법원은 오는 18일 부티나 씨의 보석 여부를 심리합니다.

진행자) 부티나 씨 기소는 뮬러 특검하고는 관련이 없죠?

기자) 네.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는 뮬러 특검이 기소한 건 아닙니다. 최근 특검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과 관련해 러시아 군인 12명을 기소한 바 있는데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기소한 러시아인은 부티나 씨까지 해서 모두 26명에 달합니다.

미국 텍사스주 남부 할링겐에서 트럼프의 '무관용 정책'에 의해 격리됐던 모자가 격리 수용 철회에 따라 재결합한 후 서로를 껴안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남부 할링겐에서 트럼프의 '무관용 정책'에 의해 격리됐던 모자가 격리 수용 철회에 따라 재결합한 후 서로를 껴안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미국 국경을 넘다 잡혀 부모와 헤어진 아이들을 다시 합류시키는 작업이 진행 중인데, 아이를 찾은 가족을 바로 추방하지 말라는 명령이 법원에서 나왔군요?

기자) 네. 아이들을 부모와 합류시키라는 판결을 내렸던 데이나 사브로 판사가 내린 명령입니다. 사브로 판사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소재 연방 지법 판사인데요. 어제(16일) 아이를 찾은 가족을 최소한 일주일은 추방하지 말라고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명령이 나온 이유가 뭡니까?

기자)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요청에 따른 겁니다. 아이를 찾은 가족을 바로 추방한다는 소문과 우려가 있는데, 미국 안에서 망명 신청을 할지 결정하는데 최소한 1주일이 걸린다면서 추방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ACLU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원칙’에 맞서서 법정투쟁을 벌여왔죠?

기자) 네. 무관용 원칙에 따라 국경을 넘다 잡혀 부모와 떨어지는 아이들이 급속하게 늘어나자 이를 막아달라고 연방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1심 법원은 ACLU 손을 들어준 거네요?

기자) 네. 1심 법원 판사인 데이나 사브로 판사는 5세 미만 아이는 지난 7월 10일까지 5세 이상은 오는 7월 26일까지 가족에게 돌려보내라고 명령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5세 미만 아이들은 대략 작업이 마무리된 것으로 아는데, 5세 이상 아동 같은 경우에는 시간이 여유가 없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아이들을 돌보는 연방 보건후생부는 서두르다 보면 아이들을 위험한 환경으로 내몰 수 있다고 밝혀서 논란이 됐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사브로 판사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사브로 판사는 이와 관련해 관련 기관이 법원 명령을 이해하지 못하고 저항한다면서 시한 안에, 그리고 안전하게 아이들을 부모와 합류시키는 것이 전적으로 연방 정부 책임이라고 압박했습니다. 한편 연방 정부는 시한까지 매일 아동 200명을 부모와 합류시킨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문을 닫은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블록버스터(Blockbuster) 매장.
지난 15일 문을 닫은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블록버스터(Blockbuster) 매장.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과거에 미국에서는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주는 가게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매장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블록버스터(blockbuster)’였는데요. 이 블록버스터 매장이 이제 미국 안에서 하나만 남았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까지 알래스카주에 두 곳, 그리고 오리건주에 한 곳이 있었는데, 지난 15일, 알래스카주에 있는 가게 두 곳이 문을 닫으면서 이제 블록버스터 매장이 단 한 곳만 남았습니다.

진행자) 한 때 블록버스터 매장은 미국 전역에서 쉽게 볼 수 있었죠?

기자) 물론입니다. 지난 1989년에는 블록버스터 매장이 17시간마다 1개씩 생길 정도였다는데, 2004년에는 매장 수가 9천 개에 달했습니다. 가족이 함께 블록버스터 매장에 들어서 비디오를 빌려가는 모습, 미국의 흔한 주말 풍경 가운데 하나였죠.

진행자) 그렇게 잘 나가던 블록버스터가 어떻게 이렇게 된 겁니까?

기자) 인터넷 스트리밍 업체에 밀려서 그렇습니다. 인터넷 스트리밍은 인터넷으로 ‘콘텐츠’를 보내주는 걸 말하는데요. 이제는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TV나 판형 PC(태블릿),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젠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을 보려고 블록버스터 같은 매장에 직접 갈 필요가 없는 세상이 된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렇게 시장이 인터넷 스트리밍 쪽으로 이동하면서 최근 10여 년간 블록버스터 매장이 빠른 속도로 사라졌습니다. 반면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그리고 훌루 같은 스트리밍 업체들은 계속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데요. 넷플릭스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미국 내 회원수만 약 5천700만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그래도 요행히 알래스카주와 오리건주에 블록버스터 매장이 남아 있었군요?

기자) 네. 회사가 소유하고 있던 매장은 모두 문을 닫았고요. 남아있던 세 매장은 모두 개인이 소유한 가게입니다. 특히 알래스카주 같은 경우는 사정이 있었는데요. 이곳에는 인터넷이 안 되거나 TV 방송과 스마트폰 신호가 잡히지 않은 곳이 많았기 때문에 블록버스터 매장을 찾는 사람이 있었답니다. 그간 앵커리지와 페어뱅크스에 매장이 있었는데, 하지만, 두 매장 모두 더는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습니다. 오리건에 남아 있는 매장은 포틀랜드에서 동남쪽으로 약 240km 떨어진 벤드시에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벤트시에 하나 남은 매장도 문을 닫을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이 매장 관리인은 가게를 계속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아직도 지역사회에서 블록버스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유에서인데요. 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인터넷에서 찾을 수 없는 오래 된 영화가 많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겨우 하나 남은 블록버스터 매장이 과연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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