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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도서관, 북한 자료 전산화 작업 박차…희귀 ‘노획 문서’ 다수


미 의회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북한 시사만화잡지 '활살'의 표지. 1950년대 발행된 희귀 자료다.

미국 의회도서관이 북한 자료 전산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기간 미군이 북한 지역에서 획득한 ‘노획 문서’ 등 의회도서관에만 남아있는 희귀 자료가 체계적으로 분류됐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반제 반미 투쟁을 강화하여 미제를 때려 부시고 조국을 통일 하며 세계 평화를 수호할 데 대하여.’

1969년 5월 발행된 북한잡지 ‘천리마’ 5호에 소개된 기사 제목입니다.

1949년 10월 발행된 ‘조선여성’ 10호에는 북한과 옛 소련의 관계를 표현한 음악 ‘조쏘 친선의 노래’ 악보가 실렸습니다.

미 의회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1만점이 넘는 북한자료 가운데 희귀본으로 분류되는 문서들입니다.

서가 깊숙이 꽂힌 채 사서의 도움 없이는 찾기 어려웠던 이들 자료의 목록을 이제는 개인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통해 검색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기사의 제목이나 주제, 발행 연도 등 관련 검색어별로 소장 자료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지난 6일 공개된 ‘북한자료 데이터베이스(North Korean Serials Databases)’에 색인된 기사는 총 3만4000개.

의회도서관이 소장한 북한 정기간행물 총 281종 가운데 일부인 18종에 해당하는 기사들이지만 그 가치는 매우 높습니다.

▶ 바로가기: 미 의회도서관 북한자료 데이터베이스

[녹취: 리 사서] “가장 저희가 요구를 많이 받았던 대중적인 잡지 18종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1948년부터) 1969년 사이 발행된 잡지들만 포함시켰습니다. 최근 발행된 잡지들은 검색 빈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미 의회도서관 한국과의 소냐 리 사서가 도서관 소장 북한 희귀 문서들을 소개하고 있다.
미 의회도서관 한국과의 소냐 리 사서가 도서관 소장 북한 희귀 문서들을 소개하고 있다.

소냐 리 의회도서관 한국과 전담 사서는 일부일지라도 데이터베이스에 색인된 자료들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최신 북한 문서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도 전산화의 큰 이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현재 색인된 자료 중 특히 주목할 만한 문건은 6.25 전쟁 기간 미군이 북한 지역에서 획득한 이른바 ‘북한 노획문서’입니다.

[녹취: 리 사서] “저희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것으로 알려진 자료는 1940년대, 정확하게 말하면 북한 정권이 수립된 1948년부터 1960년대 사이 북한에서 출판된 자료들입니다. 한국전쟁 기간 소실된 자료들이 많기 때문에 현재 의회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문서들은 거의 유일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자들에 따르면 북한에서조차 이런 자료들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리 사서가 북한자료 전산화 작업을 시작한 건 2008년. 전 해에 한국국제교류재단으로부터 3만9000달러의 지원금을 받아 1차 색인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교 한국학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찰스 암스트롱 교수는 의회도서관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북한자료들을 소장하고 있다며 학자들이 이곳 북한자료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암스트롱 교수] “It is very important that scholars have access to this database. And, the Library of Congress has the most important collection of the North Korean materials in the world…”

북한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곳이 드물 뿐 아니라 많은 도서관들이 소장하고 있는 북한자료는 완전한 형태로 남아있지 않아 하버드대나 컬럼비아대 등 주요 도서관에 가지 않는 이상 북한자료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는 설명입니다.

암스트롱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고 말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며 접근성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2012년 암스트롱 교수는 10개 나라 출신의 한국학 학자 36명과 함께 북한 자료 전산화 작업 지원을 호소하는 서한을 당시 의회도서관장에게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암스트롱 교수는 여전히 이런 노력을 지지합니다.

[녹취: 암스트롱 교수] “There should be efforts of making sure that everything is catalogue properly and expanding access to as many materials as possible…”

하지만 의회도서관이 북한자료에 대한 전산화 작업을 완료하려면 적어도 6년의 기간이 더 필요합니다.

현재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되지 않은 나머지 자료에 대한 추가 색인 작업과, 이미지를 비롯한 전체 컨텐츠를 모두 입력하는 방대한 작업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리 사서에 따르면 의회도서관은 최근 북한자료에 대한 높은 수요를 인식해 추가 전산화 작업 예산을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암스트롱 교수는 의회도서관이 북한 자료 전산화 뿐 아니라 수십 년 된 자료의 보존 작업도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며, 특히 최근 변화하는 한반도 정세를 고려할 때 북한 연구에 대한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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