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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북한의 정기간행물 전산화 작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귀중한 정보가 담긴 방대한 자료를 서가에 묻어놔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의회도서관 한국과 사서가 시작한 작업에 10개 나라 한국학 학자들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1950년 발행된 ‘학습재료’ 1호,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내각수상 김일성 장군의 방송연설’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1951년 나온 ‘선동원수첩’ 1호와 공장 농촌 세포 ‘학습재료’ 1호 모두 미 의회도서관에만 남아있는 유일본들입니다.

빽빽이 꽂혀 있는 북한의 경제잡지 ‘경제연구’를 펼치면 농업과 마르크스주의를 강조하던 북한의 경제 정책이 주체사상을 거쳐 자유무역까지 소개하는 단계로 변모하는 60년 간의 흐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2백36종류의 북한 정기 간행물 1만권과 관련 도서를 보유하고 있는 미 의회 도서관은 그야말로 북한 자료의 보고입니다.

미 행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의 한국학 학자들이 요청하는 북한 관련 자료가 한 달에 4~5백 종에 달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방대한 내용과 정보를 이용자들에게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건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의회도서관 한국과 소냐 리 수석사서가 주도한 북한 간행물 전산화 작업이 예산 부족 등으로 2년 전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녹취: 소냐 리 수석사서] “저희가 2년 동안 했던 ‘노스코리아 시리얼스 인덱싱 프로젝트’가 지금 중단이 됐는데요. 거기서 저희가 3만4천 색인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소냐 리 사서는 지난 2010년 한국 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3만 9천 달러를 지원받아 전산화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북한 간행물을 분류해 주제별로 검색 도구와 색인을 마련한 뒤 일일이 컴퓨터에 입력해야 하는 작업입니다.

한국에서 받던 지원이 1년 만에 끊겨 이듬해에는 의회도서관 자체 예산으로 버텼지만 이마저 중단돼 2012년 5월 작업을 멈춰야 했습니다.

2년 동안 구축한 색인이 3만4천 건이 넘지만 전체 자료의 10%를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그나마 관리자 컴퓨터에 임시로 구축돼 있는 ‘베타버전’ 형태로 남아있어 열람자들은 사서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의회도서관을 찾는 한국학 학자들은 이 제한된 데이터베이스만으로도 북한 연구에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존재 자체를 몰랐던 다양한 주제의 북한 1차 자료들이 서가 곳곳에 쌓여있는 걸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캐나다 토론토대의 안드레 슈미드 교수는 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 의회도서관이 러시아를 제외하고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광범위한 북한 정기간행물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드레 슈미드 토론토대 교수] “The Library of Congress collection is rather unprecedented in its holdings…”

특히 소냐 리 수석사서의 전산화 작업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북한 연구가 가능하게 됐다며, 이 노력이 재개될 수 있도록 예산 배분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안드레 슈미드 토론토대 교수] “The fact it is not funded any more than the fact it is not being made available…”

슈미드 교수는 직접 측면 지원에 나섰습니다. 전 세계의 저명한 한국학 학자들과 함께 의회도서관의 관련 프로젝트를 되살리는 캠페인을 주도한 겁니다.

여기에는 10개 나라 출신의 36명의 학자들이 참가했습니다. 이들은 앞서 2012년 4월 제임스 빌링턴 의회도서관장에게 북한 자료 전산화 작업을 적극 지원해 달라며, 자신들도 그 과정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서한을 전달했습니다.

이 캠페인에 참가한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한국학연구소장 찰스 암스트롱 교수 역시 미 의회도서관이 갖춘 북한 자료의 방대함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 교수] “The Library of Congress is by far the best library resource in the United States for North Korean materials, possibly in the world…”

특히 한국, 중국, 러시아에 흩어져 있는 북한 자료를 열람하는 데는 제약이 많아 점점 더 많은 학자들이 미 의회도서관을 찾는다고 말했습니다.

암스트롱 교수는 이 때문에 북한 간행물에 담긴 귀중한 정보에 보다 쉽게 접근이 가능하도록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슈미드 교수는 북한 자료 정리에 더 많은 의회도서관 예산이 분배돼야 함은 물론, 북한에 대한 정보가 가장 절실히 필요한 한국 정부 역시 이 과정에 힘을 보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안드레 슈미드 토론토대 교수] “You are familiar with how bibliographic South Korean academic culture is…”

전산화가 완결되려면 적어도6~7년의 기간이 더 필요합니다. 1년에 6만 달러, 전체 42만 달러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소냐 리 미 의회도서관 수석사서는 귀중하고 희귀한 자료의 전산화와 아울러 보존 문제 역시 중요하다며 관련 작업이 차질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미국과 한국 당국의 지원을 당부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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