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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가 제시하는 대북 합의 원칙…“핵·생화학 무기 폐기부터 제약 없는 검증”


지난해 1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이동발사차량을 시찰하는 모습을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의 세 번째 방북을 계기로 북 핵 합의의 구체적인 이행 절차가 문서화될지 주목됩니다. 북한과의 합의가 협정 형태로 만들어질 경우 상원의 비준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의회의 관여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의회가 제시한 대북 합의의 기본 원칙을 이조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미국이 북한에 요구하는 조치는 2016년 제정된 ‘대북 제재와 정책 강화법’(이하 제재법)에 포괄적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핵 프로그램뿐 아니라 생화학, 방사능 무기 프로그램까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형태로 폐기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것은 제재법이 명시한 제재 해제 요건 가운데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런 무기들의 운반을 위해 설계된 시스템 개발에 관한 프로그램을 모두 폐기하는 것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더 나아가 의원들은 최근 북한이 폐기해야 할 항목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를 중심으로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지난달 4일 대북 합의에 포함돼야 할 다섯 가지 기본 원칙을 제시한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습니다.

제재법에 명시된 내용을 더욱 구체화한 것으로, 북한은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생산을 중단하고 핵무기 관련 사회기반시설을 영구적으로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관련 실험장과 모든 핵무기 연구소와 개발 시설, 그리고 농축 시설을 해체하도록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위성 발사 실험 전면 중단도 포함됩니다.

아울러 북한이 핵,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검증 체계가 포함된 사찰을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약속을 합의에 담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메넨데즈 의원은 이 같은 원칙이 대북 합의에 반영되도록 하는 ‘대북정책 감독 법안’을 지난달 27일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공화당의 코리 가드너 동아태소위원장도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습니다.

한편 하원에서는 지난달 6일 북 핵, 미사일 프로그램 폐기와 검증 기준을 설정하기 위한 ‘북 핵 기준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법안에는 국방부가 먼저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에 관한 위치, 보유량, 역량, 운영 상태 현황을 조사하고, 북한의 비핵화 합의 이행을 위한 조치에 관한 검증 평가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같은 방안은 상원에서도 국방수권법안에 포함된 형태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의원들이 북한에 요구하는 조치 가운데 핵, 미사일 시설에 대한 사찰 허용은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첫 번째 ‘검증 가능한’ 비핵화 조치로 꼽힙니다.

코리 가드너 상원 동아태소위원장은 최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진지하다면 그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며, 사찰 허용을 첫 번째 조치로 제시했습니다.

[녹취:가드너 의원] “I would like to see North Korea begin denuclearization process. I would like to see those steps being taken. I would like to see them lay out of plan how they are going to do that…”

상원 외교위 소속인 크리스 쿤스 민주당 의원도 북한이 일부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검증 가능하게 폐기해야 한다며, 여기에는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사찰 허용 조치도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쿤스 의원] “North Korea could verifiably destroy several ICBMs, several nuclear warheads, could allow inspections…”

북한의 핵, 미사일 실험 중단과 핵 실험장 폐기 선언과 같은 일종의 동결만으론 ‘검증 가능한’ 구체적 조치가 될 수 없다는 겁니다.

제재법이 대북 제재 완화의 한 조건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 검증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데 진전을 보일 것’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사찰 허용은 의원들이 요구하는 북 핵무기 프로그램 검증을 위한 필수 세부 조치입니다.

사찰 주체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립니다.

테드 요호 하원 동아태소위원장은 최근 VOA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만으론 북한의 비핵화를 검증할 수 없다며 미국과 한국 중심의 다국적 검증 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요호 의원] “I do not trust IAEA by themselves. I would have to look at the makeup of that committee or a group of inspectors…”

상원 군사위 소속인 리처드 블루멘탈 민주당 의원은 최근 VOA에, IAEA의 사찰은 다른 조치들로 보완돼야 신뢰할 만한 검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상원 군사위 소속인 개리 피터스 공화당 의원은 IAEA가 강력한 검증을 실행할 역량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대체적으로 의원들은 이란 핵 합의 당시 사찰이 제한적이었던 점을 문제로 지적하며 북 핵 합의에서는’ 시간과 공간에 제약이 없는(anytime anywhere)’ 사찰 허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메넨데즈 의원의 대북 정책 감독 법안에는 북 핵, 미사일 비밀 시설에 대한 미국과 IAEA의 접근 역량 평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습니다.

대북 합의에 담길 제재 완화나 해제도 제재법이 명시한 요건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제재법 제4조 1항에 따르면 대북제재는 북한이 다음 여섯 가지 사안에 ‘진전’을 보여야 최대 1년 유예될 수 있습니다.

먼저 미 화폐 위조 활동을 검증 가능하게 중단하고 관련 장비를 폐기 또는 포기하는 데 진전을 보여야 합니다.

또 돈세탁 중단과 예방에 관한 일반적 규약을 준수하기 위한 금융 투명성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아울러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 검증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데 진전을 보여야 한다고 명시해,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 검증을 위한 세부 조치 등을 포괄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북한 정부가 불법 억류한 해외 국민들에 대한 해명과 송환 조치, 그리고 인도적 지원 감독에 관한 국제적 규약을 받아들이고 준수하며, 북한 수용소의 생활 환경 개선을 위한 검증된 조치도 취해야 합니다.

아울러 제재법 제4조 2항에 따르면 북한은 다음 네 가지 사안에 ‘상당한 진전’을 보여야 제재 해제 조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형태로 핵, 생화학, 방사능 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조치가 첫 번째입니다. 여기에는 이런 무기의 운반을 위해 설계된 시스템 개발에 관한 모든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또 북한 주민들을 비롯해 정치범 수용소에 있는 모든 수감자들을 석방시키고 평화적 정치 활동에 대한 검역을 중단하는 것, 그리고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주민들을 대표하는 사회를 세우는 조치도 조건으로 제시했습니다.

이 외에도 북한은 불법적으로 억류 또는 납치한 미국인에 대한 완전한 해명과 송환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최근 하원에서는 북한인권 개선 없이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대북제재를 완화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상정돼 주목됩니다.

법안은 기존 제재법에서 명시한 인권개선 항목 외에도 북한이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불법으로 억류하고 고문한 뒤 살해한 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으로 대북 제재 완화 요건으로 명시했습니다.

한편 대북 합의가 협정 형태로 만들어져 상원에 제출될 경우, 상원 전체 의석(100명)의 과반수 이상인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확보해야 비준 동의가 가능하기 때문에 초당적 지지가 필요가 합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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