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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1년내 핵폐기' 시간표, 미북 신뢰 없인 불가능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2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기자들과 만나 손가락 하나를 들어보이고 있다.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제시한 핵무기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폐기 시간표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앞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밝힌 구상과는 다르지만, 미 행정부 내부의 조율을 거친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의 모든 핵과 미사일을 1년 안에 폐기할 수 있다는 볼튼 보좌관의 발언은 실현 가능한가요?

기자) 볼튼 보좌관의 발언에는 전제가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미 대량살상무기 포기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고, 폐기에 협력한다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볼튼 보좌관은 특히 폐기 대상에 핵과 탄도미사일뿐 아니라 생화학 무기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폼페오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0년 이내 북 핵 폐기를 언급했었는데요, 일정이 더욱 빨라진 거네요?

기자) 일정이 빨라졌을 뿐 아니라 폐기 대상도 더 광범위 합니다. 폼페오 장관은 미-북 정상회담 다음날인 지난 13일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중인 2년6개월 안에 북한의 주요 핵 계획 폐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밝힌 시한 내 폐기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볼튼 보좌관은 아예 이 시한을 1년 6개월이나 단축한 거군요?

기자) 사실 폼페오 장관은 아예 북 핵 폐기의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겠다고 고쳐 말한 상황입니다. 북 핵 폐기가 장기간을 요하는 지난한 과제라는 현실적 판단을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볼튼 보좌관의 발언에서 주목되는 건, 미국의 전문가들이 1년 안에 이런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한 점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볼튼 보좌관의 발언이 미 행정부 내부의 조율을 거친 것일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고위 당국자들 간 발언이 엇갈리는 측면이 있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건 미국의 일관된 입장이었습니다. 볼튼 보좌관은 앞서 조율되지 않은 대북 강경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주의를 받았던 만큼, 이번 발언은 개인적 소신을 표명한 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만들었다는 프로그램은 북한의 성실한 신고를 전제로 하는 것이지요?

기자) 네, 핵과 미사일 시설 신고와 이어지는 사찰, 폐기, 그리고 검증까지 1년 안에 완료하려면 성실한 신고에 더해, 모든 단계 활동이 매우 빠른 속도로 이뤄져야 합니다. 폼페오 장관은 이번 주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평양 방문 중 북한 측에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러려면, 우선 북한 측으로부터 핵무기와 시설 등의 목록을 제출 받아야 할 텐데요?

기자) 미국은 이미 지난 주말 성 김 필리핀주재 대사가 주도하는 협상팀이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이끄는 북한 측 실무팀과 협의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지난 6.12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6차례 만났던 만큼, 구체적인 시간표 작성과 관련해 진전을 이뤘을 수 있습니다. 북한도 빠른 시일 안에 제재가 해제되고, 외국의 지원과 자본 유입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미-북 양측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일부 언론들은 북한이 핵 시설을 은폐하는 등 비핵화 의사가 없다는 보도를 하고 있는데요?

기자) 그럴 수 있습니다. 사실 미-북 양측의 후속 협상 진행이 더딘 건 미국과 북한 모두 서로에 대한 신뢰가 크게 부족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볼튼 보좌관이 주장하는 북한의 핵 시설 1년 내 폐기도 북한의 완전한 신고와, 그에 대한 미국의 신뢰가 없으면 절대 가능하지 않습니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북한이 마음 먹고 속이려고 하면, 핵이든 미사일이든 100% 폐기는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신뢰하고 있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1일)도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해 매우 진지하다고 생각한다며, 그와 궁합이 잘 맞는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정상회담에 앞서 김 위원장과 만나면 1분 안에 비핵화에 대한 그의 진정성을 알 수 있다고 장담했었는데요, 이후 계속되고 있는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와 긍정 평가가 미-북 협상의 주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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