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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일본, 미북 회담 후 안보 불안 커져…군비 증강 고려할 것”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별장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별장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미국의 대북 최대 압박에 가장 적극적으로 협력해 온 일본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더 큰 안보 위험에 처하게 됐다고 미국 내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갑작스런 대화 분위기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북한과의 직접 접촉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군비 증강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안소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최근 변화된 미-북 관계에서 가장 당황스러운 나라는 일본일 것이라고 미국 내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윌슨 센터의 고토 시호코 동북아시아 연구원은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의 선회된 대북 정책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토 연구원]“Japan is really scrambled to understand US’s shift policy regarding North Korea, and it’s stuck by what US’s made all these changes. Abe is more militant, Abe’s administration has made clear that we’ve been on this path before.”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북한 문제에 있어 전투적이며, 그의 행정부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는데, 미국이 변화시킨 북한과의 관계 사이에 갇혀 버렸다는 설명입니다.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일본이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압박 캠페인을 가장 강력히 지원했던 만큼, 최근 미국의 행보에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 There has been a great coordination between President Trump and Prime Minister Abe, as well as at the foreign and defense secretary level. US’s willingness to do the summit as well as the President Trump’s post summit comments are do differ from the Japanese policy.”

미-일 양국 사이에는 대통령뿐 아니라 외교, 국방장관 급의 긴밀한 협력이 이뤄졌는데, 미국의 미-북 정상회담 의지와 회담 이후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일본의 대북 정책과 다르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 상의 없이 ‘미-한 훈련’을 유예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일본의 안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스팀슨 센터의 일본 전문가 유키 타쓰미 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 타쓰미 선임연구원] “I think Japan does find itself very difficult spot where it could face much tougher security environment where it pretty much has to really think more seriously about having its own military capability to defend itself.”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으면 ‘미-한 훈련’을 재개할 것이라고 했지만, 북한은 그런 입장을 다시 악용할 수 있다면서, 일본은 더 심각한 안보 환경에 직면한 어려운 처지가 됐다는 설명입니다.

때문에 불안감이 증폭된 일본으로서는 자위대의 방어력 구축을 더욱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타쓰미 선임연구원은 내다봤습니다.

고토 연구원 역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제거될 구체적 내용이 미-북 공동성명에 담기지 않았다면서, 일본의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비용 감축을 언급하며 훈련 유예를 선언한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과의 동맹을 우선시 해온 일본에게 미국이 군사 동맹을 이어갈 지에 대한 의문을 던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고토 연구원] “If cost cutting were a concern for US, then the question becomes what extend the US government to continue to be committed to the military alliance with Japan.”

대북 강경 정책을 펼치던 미국과 보조를 맞추던 일본의 속내가 복잡해 진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자국을 제외한 6자회담 당사국 모두가 북한과 대화에 나서면서 소외감을 느끼게 됐다는 겁니다.

제임스 줌왈트 전 국무부 일본 한국 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18일 VOA에 아베 총리가 북한의 경제재건을 위해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소외론을 종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일본이 북한과의 직접 교섭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타쓰미 선임 연구원은 일본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제거만큼이나, 납북자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미국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타쓰미 선임연구원] “Prime Minister Abe is relied on how the communication between US and North Korea will go on, because clearly Km Jong Un has less reasons to meet with Abe. He has already got the ultimate wants which is bilateral, one-on-one, face-to-face meeting with US President.”

궁극적 바람이었던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을 성사시킨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아베 총리를 만날 이유가 적어졌다는 겁니다.

따라서 아베 총리는 앞으로도 미-북 대화의 추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김정은에게 아베 총리를 만나 납북자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한, 큰 진전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관측했습니다.

하지만 고토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아베 총리를 만나 납북자 문제에 실질적 진전을 이루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고토 연구원] “It's actually important for President Trump himself for Kim Jong Un to meet with Abe to have some real progress on the abduction issues.”

그러면서 미국의 대북 압박에 충실히 협조해 온 일본 역시 어느 정도 기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은 미국이 아닌 한중일 3국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일본은 자국에 주어질 반대급부를 기대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특히 향후 북한 경제 재건에 기여할 수 있는 일본의 역량이 한국, 중국에 비해 열악하다는 현실이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고토 연구원] “For South Korea, there’s an administration of reunification, and there’s the Kaesong facilities with all other mechanisms. Japan wasn’t really prepared to do that, Japan has to develop that tap, it needs to create that ability to be able to support the North Korean in whatever way, so there’s distinct disadvantage for Japan, so at the same time, there’s the expectation of some kind of advantages with that.”

한국은 통일부와 개성공단 등 북한과 경협을 재개할 장치가 이미 마련돼 있지만, 일본은 그런 준비가 돼 있지 않아 불리한 만큼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이득이 주어질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가 일본의 핵 보유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회의적 시각을 나타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핵 보유국이 되는 데 대한 일본 국민의 저항은 상당히 심각하며 이는 안보 관련 정책이 바뀔 때 일어나는 일본 내 대규모 시위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 연구원] “I think the national resistance to go in nuclear is very strong. Any change to Japan security posture has always generated large protest.”

따라서 이는 정치적으로도 충분한 지지를 받을 수 없는,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게 클링너 연구원의 분석입니다.

타쓰미 연구원은 일본은 핵확산금지조약 회원국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핵을 보유하는 것은 역사의 경험에 비춰볼 때 후퇴를 의미하는 만큼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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