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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보고서, 코미 전 FBI 국장 비난...트럼프 “이민개혁 타협안 서명 안 해”


2016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이 아이오와주 다모인에서 캠페인 집회를 끝낸 뒤, 기자회견을 열어 개인 이메일 수사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16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이 아이오와주 다모인에서 캠페인 집회를 끝낸 뒤, 기자회견을 열어 개인 이메일 수사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의 이메일 수사와 관련해 연방 법무부 감찰실에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등이 부적절하게 대처했지만, 수사 결과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 공화당 지도부가 추진하는 이민개혁 타협안에 서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푸에르토리코 정부가 허리케인 마리아 관련 사망자 통계를 최근 부분적으로 공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어제(14일) 많은 사람이 기다리던 연방 법무부 감찰실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 오후에 공개됐는데요. ‘2016년 대통령 선거 전 연방수사국(FBI)과 연방 법무부가 취한 행동에 대한 보고서’라는 다소 긴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겨 있습니까?

기자) 지난 대선 기간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의 개인 이메일과 개인 저장장치(서버) 사용문제가 큰 논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수사하는 데 있어 FBI와 연방 법무부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요. 이런 비판에 대한 감찰실 조사결과가 보고서에 담겼습니다.

진행자) FBI와 법무부가 무슨 잘못을 했다는 겁니까?

기자) 핵심을 추리면 개인 이메일 건으로 클린턴 후보를 기소하지 않기로 한 것, 그리고 대선 직전에 이 문제와 관련해 새로 발견된 의혹을 다시 조사하기로 했는데, 두 기관 고위 관리들이 정치적인 편향성을 가지고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가 상당히 양이 많다고 하는데, 조사결과가 뭡니까?

기자) 보고서가 무려 500쪽에 달하는데, 가장 중요한 결론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제임스 코미 당시 FBI 국장이 수사와 관련해 중요한 결정을 내리면서 잘못 판단한 것이 있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클린턴 후보 이메일 논란과 관련된 FBI 수사 결과에 문제가 없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중요한 항목별로 구체적으로 어떤 조사결과가 나왔는지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코미 전 국장과 관련해서는 2016년 7월과 10월 결정이 핵심입니다. 코미 전 국장은 이해 7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 이메일 사용과 관련해 클린턴 후보를 기소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코미 전 국장이 이 발표를 하기 전에 상관인 로레타 린치 당시 연방 법무부 장관과 전혀 상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마이클 호로위츠 법무부 감찰관은 이런 행위가 법무부 규정과 관례에 크게 어긋난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린치 장관하고 상의하지 않은 이유가 뭡니까?

기자) 린치 장관이 직전에 클린턴 후보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만난 사실이 있는데, 이 사실이 해당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을 고려해서 린치 장관과 상의하지 않았다고 코미 전 국장은 해명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10월에 나온 결정은 뭡니까?

기자) 네. 코미 전 국장이 대선 직전인 이해 10월 28일 연방 의회에 편지를 보내서, 클린턴 후보 이메일 논란과 관련해 새로 불거진 의혹이 있어서 이 문제를 다시 조사한다고 통보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런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도 코미 전 국장이 주변 반대를 고려하지 않는 등 큰 실수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민주, 공화 두 당은 코미 전 국장의 7월과 10월 결정을 계속 비난해 왔죠?

기자) 물론입니다. 공화당은 클린턴 후보를 기소하지 않은 것이 클린턴 후보를 편들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비난했고요. 민주당 쪽에서는 FBI가 이메일 수사를 대선 직전에 재개한 것이 클린턴 후보가 대선에서 지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언론 보도에 따르면 보고서가 몇몇 수사요원의 정치적인 편향성도 지적한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해당 수사에 참여한 요원 5명이 정치적인 편향성을 보인 대화를 주고받았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 있죠?

기자) 네. 당시 수사팀에 있었던 피터 스토로조크와 리사 페이지 법무부 변호사가 당시 트럼프 후보를 깎아내리는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공개돼 논란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감찰실 보고서에는 두 사람이 주고받은 대화 가운데 이전에 공개되지 않은 내용이 수록됐는데요. 페이지 씨가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냐고 물으니까, 스토로조크 씨는 그렇게 되는 걸 막아야 한다고 대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명백하게 트럼프 후보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낸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감찰실 보고서는 두 사람 외에 다른 수사요원 3명도 정치적 편향성이 보이는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클린턴 후보 이메일 수사 결과는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보고서 결론이죠?

기자) 맞습니다. 일부 수사요원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성향을 보였고, 코미 전 FBI 국장이 몇몇 잘못된 판단을 했지만, 클린턴 후보 개인 이메일 사용 문제를 수사한 결과는 독립적이고 사실에 근거해 문제가 없다고 보고서는 판단했습니다. 그밖에 보고서는 코미 전 FBI 국장과 몇몇 수사관계자가 업무에 개인 이메일을 썼다는 사실도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감찰실 보고서에 대한 중앙정치권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보고서 결론을 유리한 대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먼저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어제(14일) 기자회견에서 FBI와 연방 법무부에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관리들이 있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샌더스 대변인] “It reaffirmed the president’s suspicion…”

기자) 공화당도 보고서 결론을 근거로 연방 법무부와 FBI의 중립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측은 이메일 수사가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반응도 나왔나요?

기자) 네. 인터넷 트위터에 반응이 올라왔는데요. 보고서 결론이 코미 전 국장과 그의 부하들, 그리고 FBI에 큰 재앙이라면서 코미 전 국장을 해고한 것이 정말 잘한 일이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한편, 코미 전 국장은 일부 내용에 동의하지 않지만, 보고서 결론이 대체로 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FBI 국장이 그런 상황에 처하는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전 장관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클린턴 전 장관은 트위터에 코미 전 국장이 업무에 개인 이메일을 썼다는 기사를 인용하면서 "But my emails"라는 단 세 마디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내 이메일은"이라는 뜻인데요. 코미 전 국장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백악관에서 폭스뉴스와 인터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백악관에서 폭스뉴스와 인터뷰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최근 공화당 하원 지도부가 이민개혁 법안 마련을 위해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듯한 말을 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15일 폭스뉴스 방송과 회견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공화당 지도부가 추진 중인 이민개혁 타협안에 분명히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공화당 소속인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이 다음 주에 법안 두 개를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죠?

기자) 맞습니다. 하원 법사위원장인 밥 굿라티 의원이 지난 1월에 발의한 이민개혁 법안, 그리고 공화당 지도부가 마련한 타협안, 이 두 가지 법안을 본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는데요. 보수파 요구를 주로 반영한 굿라티 법안은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제도(DACA)'를 한시적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요, 국경장벽 건설 예산도 지원합니다. ‘영주권 추첨 제도(VISA Lottery Program)’는 완전히 없애고, 가족 이민도 시민권자의 부모 초청만 허용합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 공개된 타협안은 굿라티 법안과 어떻게 다른가요?

기자) 네, 이른바 ‘드리머(dreamers)’들에게 새로운 비자를 발급해서 이들이 합법적으로 미국에 머물고, 나중에 미국 시민권을 딸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습니다. '드리머'는 어렸을 때 부모를 따라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 사는 청년들을 말하는데요. 이들의 추방을 유예해주는 제도가 DACA인데,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제도를 폐지하고 의회에 대안 마련을 요구하면서 정치 쟁점이 됐죠.

진행자) 국경장벽 건설 같은 다른 쟁점 항목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타협안 초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국경장벽 건설 예산 250억 달러를 모두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굿라티 법안과 마찬가지로 영주권 추첨 제도를 없애는데요, 가족초청 이민은 일부만 제한합니다. 또 망명 심사 규정을 강화하고, 불법으로 국경을 넘다 체포된 가족들을 분리하지 않고 함께 있게 해주는 항목이 들어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 타협안에 왜 서명하지 않겠다고 한 걸까요?

기자) 불법 월경자 가족들을 같이 있게 해주는 조처가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이 국경에서 가족들을 강제로 떼어놓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민개혁 법안에는 반드시 국경장벽 예산이 전액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고요, 불법 체류자를 체포했다가 풀어주는 '캐치앤릴리스(Catch & Release)'와 영주권 추첨, 가족 이민 제도를 폐지하고, 신청자가 가진 기술이나 경제력 등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능력 위주(merit based) 제도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반대 의사를 밝혔는데, 공화당 하원 지도부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일단 당황하는 분위기인데요. 그런 가운데 다음 주 표결이 무산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서명을 받지 못할 법안은 표결에 부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지지하게 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허리케인 마리아가 지나간 푸에르토리코 우투아도에서 주택들의 지붕이 날아갔다.
지난해 10월 허리케인 마리아가 지나간 푸에르토리코 우투아도에서 주택들의 지붕이 날아갔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지난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한 허리케인 마리아로 인한 사망자 수가 논란이 많은데요. 푸에르토리코 정부가 최근 관련 통계를 발표했군요?

기자) 네. 푸에르토리코 정부가 지난 12일 관련 자료 일부를 공개했는데요. 2017년 9월부터 12월까지 푸에르토리코 내 평균 사망자 수가 4년 전 같은 기간보다 평균 1천427명이 더 많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런 사망자 수 증가가 허리케인과 연관이 있는 건가요?

기자) 그 점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허리케인 마리아로 인한 사망자 수를 두고 논란이 많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입니까?

기자) 공식 사망자 수하고 비공식 집계하고 차이가 너무 나는 것이 문제입니다. 공식 집계는 모두 64명이 사망한 것으로 돼 있는데요. 언론이나 민간 조직 추산하고 차이가 큽니다.

진행자) 최근에 마리아로 인한 직간접적인 사망자가 4천 명이 넘는다는 추정도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이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나온 내용인데, 마리아로 인한 사망자 수가 적어도 4천600명이 넘는다는 겁니다. 연구진이 현지에서 무작위로 3천300가구를 방문해 사망자 수를 집계해 봤더니, 전체 사망자 수가 4천 명을 넘는 것으로 나왔다는 겁니다.

진행자) 현지 정부 발표보다 사망자가 훨씬 많을 것이란 추정은 이전에도 제기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이 지난해 12월 사망자가 1천 명이 넘는다고 보도했고요. CNN 등 다른 몇몇 언론도 사망자가 정부 발표보다 훨씬 많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푸에르토리코 정부가 실제 사망자 집계에 미온적인 자세를 보였는데요. 그러자 미국 CNN방송과 푸에르토리코 탐사보도센터가 자료를 공개하라고 현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지난 6월 5일 관련 자료를 6월 12일까지 공개하라고 푸에르토리코 정부에 명령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제일 궁금한 것이 이렇게 사망자 수 집계가 차이가 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당시 푸에르토리코에서는 허리케인으로 오랜 기간 병원 업무가 중단됐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노약자들이 약을 못 먹거나 생존하는 데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해서 사망했다는데요. 이런 사례가 공식 집계에서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푸에르토리코 정부는 이런 주장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현재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 의뢰해 사망자 수를 다시 점검하고 있는데요. 이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공식 집계를 수정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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