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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국산 관세목록 발표 예정...유럽 '난민 수용' 갈등


지난 5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콘리 터미널에서 "중국 선박"이라고 적힌 컨테이너가 보인다.
지난 5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콘리 터미널에서 "중국 선박"이라고 적힌 컨테이너가 보인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고율 관세를 부과할 중국산 기술 제품 목록을 조만간 발표할 전망입니다. 중국은 이 조치가 나오면, 두 나라의 모든 무역·통상 합의가 무효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지중해 난민 문제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갈등을 빚고 있고요. 이어서,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가 2026년 월드컵 축구대회 공동개최지로 정해진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는군요?

기자) 네. 몇 차례 미국 정부가 예고했던 일인데요. 최소 연 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기술 제품에 최고 25% 신규 관세를 부과할 전망입니다. 이르면 내일(15일), 늦어도 몇 주 안에 대상 품목 명단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중국 정부는, 발표가 나오면, 지금까지 맺은 양국 간 모든 통상 합의를 무효로 돌릴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관세 부과를 한다 안 한다, 이야기가 많았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미국 정부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중국은 보복 관세 등으로 맞서면서 양국 간 통상 긴장이 고조됐는데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워싱턴과 베이징을 오가며 고위급 협상이 진행됐습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말, 중국과 “무역 전쟁을 잠시 멈춘다. 관세 시행을 보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관세를 계획대로 집행하고, 대상 목록을 공개하겠다고 백악관이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미-중 고위급 통상 협상 결과를 보고받은 백악관이, 관세를 그대로 추진하는 쪽으로 결정한 거군요?

기자) 그렇게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미국을 위해 (관세를) 집행해야만 한다”고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 후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는데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케빈 하셋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기술 이전 강요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고요. 실무 당국자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중국이 변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통상 관행이 잘못됐다, ‘무역전쟁’이 벌어지더라도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이게 미국 행정부의 생각인가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13일) 방송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가 무역문제를 강하게 단속해서 중국이 약간 화가 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더라도 중국에 “매우 강하게” 맞설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앞으로 몇 주 동안 그걸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관세 부과 대상 목록 발표 후, 이달 말에는 중국을 상대로 투자 제한 조치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화가 날 수 있다'는 건, 강한 반발을 예상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이 ‘무역전쟁’을 거론하면서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고율 관세를 강행하는 것은 미국 정부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인데요. 관세 목록을 발표하기 전에 오늘(14일)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통상 당국자들을 소집해 최종 의견을 듣는다고 로이터통신이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달 초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방중해 류허 부총리와 협상으로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오늘(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양국 간 합의를 상기시켰는데요. “미국이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 모든 성과가 무효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13일 지중해 리비아 해역에서 구조된 후 이탈리아 해양 경비정 디시오티(Diciotti)에 탄 난민들이 이탈리아 남부 카탈리나 시칠리아 항구에서 하선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13일 지중해 리비아 해역에서 구조된 후 이탈리아 해양 경비정 디시오티(Diciotti)에 탄 난민들이 이탈리아 남부 카탈리나 시칠리아 항구에서 하선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유럽 주요 국가들이 난민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탈리아 외무부가 어제(13일) 프랑스 대사를 초치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전날 발언에 강력 항의했습니다. 이후 별도 성명도 냈는데요. 이탈리아에 대한 “프랑스 (대통령)의 발언은 용인할 수 없고 정당화되지 못하는 것으로, 즉각 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또, 오는 금요일(15일)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어제 파리에서 열려던 경제장관 회담도 취소했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어떤 발언을 했길래 항의한 거죠?

기자) 이탈리아 정부가 난민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마크롱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자국의 이익밖에 모르고 무책임하다”고도 했는데요. 앞서 지중해 리비아 해역에서 구조한 ‘아쿠아리우스’ 난민선의 입항을, 이탈리아 정부가 거부한 걸 강하게 비판한 겁니다. 이 배에 600명이 넘는 난민이 타고 있었는데요. 이탈리아 당국은 “이번엔 몰타에서 받아야 한다”며 닻을 내리지 못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몰타 정부도 입항을 거부해 난민선이 오도가도 못하다가, 결국 스페인 정부가 수용해 발렌시아항에 도착했습니다.

진행자) 난민선 입항을 거부한 이탈리아 정부 결정이 옳지 않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해사법에 따라 난민구조선은 가장 가까운 항구로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가 국제법을 어겼다는 건데요. 난민선을 수용한 스페인의 돌로레스 델가도 법무장관도 “이탈리아 당국의 국제인권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탈리아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말만 앞서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라”고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촉구했습니다. 또한, ‘이탈리아가 무책임하다’고 한 발언을 공식 취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15일 주세페 콘테 신임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도 취소하겠다고 경고했는데요. 곡절 끝에 정상회담은 예정대로 연다고 오늘(14일) 이탈리아 총리실이 발표했지만, 양측의 비난전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가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라고 한 건 무슨 뜻인가요?

기자) 지난 2015년 확정한 유럽연합(EU) 내 난민 분산 수용정책에 따라, 프랑스가 9천800여 명을 담당했는데, 정작 받아들인 건 340명밖에 안된다고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프랑스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이탈리아 국경에서 프랑스로 가려는 난민 1만200여 명을 막았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건데, 이탈리아는 난민을 얼마나 받아들이고 있나요?

기자) 이탈리아에는 2013년 이래 약 70만 명의 난민이 도착한 것으로 영국 신문 가디언과 BBC방송 등이 추산했습니다. 유럽으로 향한 전체 난민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상당한 비중인데요. 지중해 한 가운데 아프리카를 향해 튀어 나와 있는 반도 지형 때문입니다. 아프리카 북부를 떠난 난민선들이, 항해 거리가 가장 짧은 이탈리아 남부를 목적지로 삼는 건데요. 유럽 내 다른 나라로 가려는 난민들도 이탈리아를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에 국제사회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유럽 각국이 난민선을 서로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대표가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난민 정책을 둘러싼 유럽연합(EU)의 분열을 수습하라고 촉구했는데요. 앞으로 몇 주 동안 비슷한 일들이 이어질 수 있으니, 조속히 난민정책을 손질하길 바란다고 EU 당국에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EU 당국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EU 측은 오는 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를 통해 난민정책 개선 방안을 마무리 지을 계획입니다. 난민 수용 갈등을 해소할 대안으로 ‘EU난민청’ 설립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데요. 실제 성사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유럽 현지 매체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EU난민청’ 설립이 왜 어려워 보인다는 거죠?

기자) 대표적인 난민포용주의자인 앙겔라 메르겔 독일 총리가 난민청 설립안을 주도하고 있는데요. 독일 내부에서 여기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 연립정부 구성원이자,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의 자매정당인 기독사회당이, 난민 입국을 까다롭게 만드는 새 정책을 지난 월요일(11일) 공개했는데요. “난민들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인 메르켈 총리의 결정이 독일 보수진영 내부 갈등의 씨앗이 됐다”고 영국 신문 파이낸셜타임스가 지적했습니다. 또 지난해 총선에서 ‘반 난민’을 기치로 내건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원내 제3당으로, 관련 정책에 제동을 거는 것도 메르켈 총리에게 부담입니다.

진행자) 유럽으로 왜 이렇게 많은 난민이 몰리는 거죠?

기자) 지난 2011년 중동 각국과 아프리카 북부를 휩쓴 이른바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 이후, 당국의 강경 진압과 사회 혼란, 또 여기서 발전한 내전을 피해 유럽으로 떠나는 난민이 급증했습니다. 지중해만 건너면 바로 유럽에 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지중해를 떠도는 난민선, 또 유럽 각국에 조성된 난민촌에 관련된 갖가지 문제들이 수년째 EU 주변에서 중요한 현안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 및 멕시코의 북중미 3개국이 13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FIFA(국제축구연맹) 투표에서 모로코를 누르고 2026 월드컵 축구 개최지로 결정되자, 3개국 대표단들이 기뻐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및 멕시코의 북중미 3개국이 13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FIFA(국제축구연맹) 투표에서 모로코를 누르고 2026 월드컵 축구 개최지로 결정되자, 3개국 대표단들이 기뻐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2018 FIFA 월드컵 대회가 14일 드디어 러시아에서 막이 오르죠? 앞으로 약 한 달간 대 장정에 들어가게 될 텐데, 이런 가운데 2026년 FIFA 월드컵 대회 개최국이 선정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대회를 공동 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FIFA 회원국들은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둔 1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총회에서 차차기 월드컵 대회 개최지 표결을 실시했는데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로 이뤄진 북미 3개국이 2026년 월드컵 개최지로 공동 선정됐습니다.

진행자)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북미 3개국 연합이 총 200표 가운데 134표를 얻었고요. 경쟁국이었던 북아프리카국가, 모로코는 65표를 받는 데 그쳤습니다. 칼로스 코데이로 미국축구협회 회장은 트위터에 2026년 월드컵 대회를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가 유치해 가슴 벅차다면서, 선수와 축구 애호가들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전에도 월드컵 대회를 유치한 적이 있습니까?

기자) 네, 1994년에 제15회 FIFA 월드컵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32년 전인데요. 공교롭게도 미국은 그때도 모로코와 유치 경쟁을 벌였습니다. 당시 미국은 모로코, 브라질을 이기고 로스앤젤레스와 시카고, 워싱턴 D.C. 등 9개 도시에서 대회를 치렀고요. 멕시코는 1970년과 1986년 두 차례 월드컵 대회를 유치했습니다. 캐나다는 처음입니다.

진행자) 월드컵 대회 사상, 3개국 공동개최는 처음 있는 일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02년에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 대회를 공동으로 개최한 적은 있습니다만, 이렇게 세 나라가 공동으로 대회를 유치하는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2026년 월드컵은 또, 사상 처음으로 본선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나고요.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3개국 16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될 예정인데요. 3개국은 총 80개 경기 중에서 미국이 60개 경기를 치르고, 멕시코와 캐나다가 각각 10경기를 치르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북미 대륙의 3개국과 아프리카 대륙의 모로코 간의 유치 경쟁, 일찌감치 이들 3개국 연합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멕시코는 이미 월드컵 개최 경험을 갖고 있는 데다 편리한 교통 시설과 이미 경기장 시설이 잘 갖춰 있어, 특별한 증축이나 개보수가 필요 없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혀왔습니다. 반면 아프리카 국가 모로코는 유럽과 가깝다는 지리적 장점과 2010년 이후 아프리카 대륙에서 월드컵 대회가 없었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회의적인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진행자) 모로코가 월드컵 유치 경쟁에 뛰어든 게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994년 대회 유치 경쟁에 뛰어든 이래, 1998년, 2006년, 2010년에 이어, 이번에 다섯 번째 유치 경쟁에 도전했는데요. 하지만 모로코는 아직 경기장이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입니다. FIFA는 개최지 선정을 2주 앞둔 지난 6월 1일, 경기장과 훈련 시설, 숙박, 교통, 통신 등을 종합 평가한 보고서를 냈는데요. 북미 3개국 연합은 5점 만점에 4점을 받았는데요. 모로코는 2.7점을 받는 데 그쳤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월드컵 대회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하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말 트위터에 2026년 월드컵 유치를 지지하는 글을 올렸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멕시코, 캐나다와 강력하게 힘을 합쳐 월드컵 대회를 유치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지원을 받는 나라들이 미국의 올림픽 유치를 반대하기 위해 로비를 한다면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나라들이 미국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왜 미국은 그들을 지원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강한 어조로 3개국 연합의 월드컵 유치를 희망했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13일) 트위터에 월드컵 공동 유치를 축하하며 열심히 일한 결과라고 환영의 뜻을 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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