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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미북 정상회담까지 ‘최대 압박’ 일관


지난달 23일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린 대 북한 정책 청문회에서 에드 로이스 공화당 외교위원장(왼쪽)과 엘리엇 엥겔 민주당 간사가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뒷모습)의 증언을 듣고 있다.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 미 의회는 시종일관 북한에 대한 외교,경제,군사적 최대 압박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지난 1년 간 미 의회의 대북 기류를 이조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2017년 6월 10일 북한은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가 머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도 안 돼 첫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성공적으로 쏴 올렸습니다.

미 의회가 북한에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며 행동에 착수하기 시작한 계기가 됐습니다.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은 당시 “전 세계가 각성해야 한다”며 “북한 문제가 돌아올 수 없는 지점으로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들에 제재를 가하는 대북 금융 제재법안을 곧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개인과 기업에 세컨더리보이콧, 즉 제3자 제재를 가하려는 의회의 노력이 본격화된 시점이었습니다.

이후 5개월 동안 북한은 여러 차례 미사일 실험을 감행하며 미국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여갔습니다.

북한의 “미국 본토 불바다” 협박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계속 위협하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맞받았습니다.

미 의원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위협적인 수사가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높인다고 비판했습니다. 상하원에 대통령의 대북 선제타격 제한 법안이 잇따라 상정된 것도 이 시기입니다.

군사옵션을 포함한 ‘최대 압박’을 강조하는 공화당과 외교와 협상을 우선시하는 민주당 의원들 간의 의견차는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특히 공화당 의원들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참수까지 거론하며 대북 군사옵션을 배제하지 않는 강도 높은 대북 압박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의회는 대북제재에 대해서 만큼은 초당적인 목소리를 냈습니다.

11월 상하원은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개인과 기업에 세컨더리보이콧을 의무적으로 가하는 제재 강화 법안을 잇따라 통과시킵니다. 그 달 말 북한이 또 다시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자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은 새 대북 금융제재 법안 통과를 촉구했습니다.

이즈음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것도 의회의 일관된 요구에 따른 것으로 대북 제재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이어 12월 공화당 중진 상원의원들은 최고 수위의 대북 제재를 즉시 가하고 비상 사태에 대비한 군사 행동 계획을 수립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상정했습니다.

2018년 1월,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한국에 유화적 신호를 보내자 의회는 북한이 미-한 동맹을 약화시키려 한다며 북한의 의도를 경계했습니다.

아울러 남북 대화 분위기 속에 대북 제재가 완화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 관해서도 의회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여전히 대북 군사옵션을 거론하며 최대 압박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제임스 리시 공화당 상원의원입니다.

[녹취: 리시 의원] “All options are on the table including military options…”

북한이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협상 테이블로 나오길 바라며, 그 목적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겁니다.

의회는 미-북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밝힌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신중한 접근을 거듭 당부합니다.

코리 가드너 의원입니다.

[녹취: 가드너 의원] “Kim Jong Un is the master of propaganda. He understands marketing, and so until we see the concrete results of his willingness to give up his nuclear program…”

김정은의 핵무기 포기 의향이 구체적인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가드너 의원은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먼저 취하지 않는 이상 미-북 정상회담을 개최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거듭 제기했습니다.

의회는 이 기간에도 중국과 러시아에 대북 압박 협력을 촉구하고, 북한과 이란 간 미사일 협력 실태에 관한 조사를 촉구하며, 북한의 가상화폐 악용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미-북 대화 진전 상황과는 별도로 최대 압박 기조를 유지합니다.

또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과 연합군사훈련을 지속할 것을 촉구합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4월 27일 만나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뒤에도 의회는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남북 회담은 긍정적 첫 단계지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신중해야 한다는 겁니다.

5월 북한이 미-한 연합군사훈련 실시를 이유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취소하고 미-북 회담 취소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서도 의원들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공화당 중진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대화를 먼저 제안한 북한이 회담을 원치 않으면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루비오 의원] “North Korea should cancel it then. The sanctions will continue and the threat of forces will remain the same…”

미-북 회담의 목표를 두고 민주,공화 양당이 미묘한 차이를 보이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입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북한의 미 본토 타격 역량을 제거하는 합의만으론 부족하다고 지적했고,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회담에서 외교 지속 의지만 확인해도 충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회담을 전격 취소하자 공화당 의원들은 완전한 비핵화에 관한 것이 아닌 회담은 취소돼야 마땅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실제로 당시 의회는 추가 대북 제재 법안 또한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테드 요호 하원 동아태소위원장입니다.

[녹취:요호 의원] “More sanctions. In fact, in our committee, we are talking about having more sanctions put on all the entities…”

반면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전략이 결여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던 중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만난 뒤 미-북 회담 재개를 발표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북한과의 합의에 더 강도 높은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핵과 생화학무기까지 폐기하는 검증 가능한 미-북 간 합의가 도출돼야 제재 완화에 동의하겠다는 겁니다.

미-북 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와도 의회 내 최대 대북 압박 기조는 유지됐습니다.

가드너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보이지 않으면 회담장을 나와야 한다며 압박 완화는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상원의원들은 미-북 정상이 비핵화를 약속하는 수준에서 회담을 마무리해선 안 된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강제할 수 있는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왔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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