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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이모어 전 조정관] “미북회담 취소, 북한이 선 넘었기 때문”


24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미-북 정상회담 취소 속보가 나오고 있다.
24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미-북 정상회담 취소 속보가 나오고 있다.

미-북 정상회담이 취소된 이유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 대한 북한의 모욕적 성명 때문이라며 북한이 선을 넘었다고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이 밝혔습니다. 북한은 국제 무대에서 미국의 대통령과 직접 협상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신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하듯 행동할 수 없다는 점을 배우는 교훈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영남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회담을 취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게리 세이모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조정관.
게리 세이모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조정관.

세이모어 전 조정관) 어떤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전세계 역사에 가장 예측할 수 없는 대통령입니다. 저는 미국과 북한간 주고받던 수사들은 서로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내다봤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명백하게 선을 넘어버리게 된 거죠. 저는 펜스 부통령에 직접적으로 ‘정치적 얼뜨기’라고 부른 건 현명한 행동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펜스 부통령에 대한 북한 최선희 부상의 발언이 회담 취소 결정을 내리는 데 하나의 이유가 됐다고 보십니까?

세이모어 전 조정관) 하나의 이유가 아니라 이 이유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을 보면 회담 취소는 북한의 성명 때문이라는 점을 매우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회담에 앞서 도발적인 발언을 하지 말라는 겁니다. 서한은 매우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작성됐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게 회담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조정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퍼즐을 맞출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는데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서한은 회담을 다시 잡는 것이 대한 문을 열어놨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 같습니까?

세이모어 전 조정관) 서한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갖고 싶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많은 일들이 지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고 있을 겁니다. 폼페오 국무장관도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미-북 양측 모두 서로에게 공격적인 말들을 자제하도록 할 겁니다. 북한은 자신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을 들었을 때 조금 과장해서 대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북한은 좀 배워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은 지금 국제 무대에 나와 있고 미국의 대통령과 문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사람들은 북한이 공격적으로 받아들일 말들을 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는 것을 북한이 알아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꼬마 로켓맨’이라고 불렀던 사람입니다. 북한은 이런 점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기자) 이번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핵 역량이 더 크다는 발언도 했습니다. 과거 ‘핵 버튼’ 관련 발언들이 연상됐는데요.

세이모어 전 조정관) 네 맞습니다. 북한은 이런 상황을 참고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지금 또 회담을 어느 쪽에서 먼저 요청했느냐는 의미 없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저희는 북한이 회담을 요청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에 대해 별로 동정심이 생기지 않습니다. 북한은 현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또 미국과 협상할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행정부 고위 관리들에 대해 자신들이 평소에 하듯이 욕설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세이모어 전 조정관) 현 상황에서 핵심은 회담이 다시 열릴지 여부입니다. 저는 북한이 지금 많이 놀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역시 말이죠. 북한 입장에서는 체면이 상했고 회담 날짜를 잡아서 미국에 굴복한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사실 회담은 6월에 열리든 7월에 열리든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만약 회담에서 다뤄질 내용에 대해 서로 이견이 있다면 미뤄진 게 좋았을 수도 있습니다.

기자) 물론 회담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상황이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수개월 전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세이모어 전 조정관)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 김정은은 평화공세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중국과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해나갈 상황이 되고 이를 통해 미국의 최대 압박 캠페인을 약화시킬 겁니다. 물론 북한은 미사일 실험을 다시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로) 핵실험을 바로 하지는 못하겠죠. 김정은은 지금 평화공세에 집중하고 있고 중국과 한국 모두 미국에 와서 회담을 다시 열고 이렇게 행동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할 겁니다. 북한에게는 발언을 자제하라고 하겠죠.

기자) 앞으로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겠군요.

세이모어 전 조정관) 최선희 부상이 펜스 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욕을 했는데요. 저는 최 부상이 무사하길 바랍니다. 물론 최 부상은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사전에 보고된 내용들을 발표했을 겁니다. 최 부상에게 어떤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김정은이 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으로부터 미-북 회담 취소의 배경과 추후 과제 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김영남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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