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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미-북 정상회담 쟁점은 핵 폐기와 경제 지원 교환 방식과 절차, 시기


13일 서울역 대기실에 설치된 TV에 지난 2008년 북한이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이 보인다.
13일 서울역 대기실에 설치된 TV에 지난 2008년 북한이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이 보인다.

다음달 12일 열리는 미-북 정상회담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양측이 완전히 합의했다는 폼페오 국무장관의 발언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핵심은 완전한 비핵화와 경제 건설을 맞바꾸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얻으려는 건 경제발전이 분명해 보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는 북한이 지난달 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 개발과 경제발전의 `병진 노선’을 공식 폐기한 데서 이미 예상됐던 일입니다. 북한은 대신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 노선을 채택했습니다. 그 배경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 발언에서 극명히 드러났는데요, 김 위원장은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갖고 어렵게 살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 사전 협의는 결국 비핵화와 경제발전을 어떻게 맞바꾸느냐 하는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겠군요?

기자) 폼페오 장관에 따르면 양측은 그동안 협의를 통해 다음달 정상회담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완전히 합의” 했습니다. 따라서 이제 초점은 이 합의를 미-북 양측이 어떤 방식과 절차, 그리고 일정에 따라 실행에 옮기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서는 폼페오 장관과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자세한 설명이 있었지요?

기자) 네, 볼튼 보좌관은 북한의 핵 폐기와 관련한 미국의 요구를 공개했고, 폼페오 장관은 `보상’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볼튼 보좌관과 폼페오 장관이 미 주요 언론들과의 잇따른 인터뷰를 통해 각각 공개한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어서, 북한 측과 상당한 조율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마치 역할분담을 한 것처럼, 볼튼 보좌관은 비핵화 요구, 폼페오 장관은 보상에 초점을 맞췄더군요?

기자) 네, 먼저, 볼튼 보좌관은 모든 핵무기, 그러니까 과거와 현재의 핵에 대한 폐기 방안을 언급했습니다. 이미 보유한 핵무기, 즉 과거의 핵은 전면 폐기해 미국으로 반출하고,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 등 현재의 핵은 제거한 뒤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사찰을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등 미래의 핵 포기에 대해서도 관련 시설에 대한 개방적 사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이런 요구를 받아들인 건가요?

기자) 분명치 않습니다. 하지만 경제 건설을 위해 핵을 포기한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면 받아들이지 못 할 이유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그의 나라를 현실세계로 이끌려 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미국과 북한 모두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는 만큼 핵 폐기에 따른 보상이 어느 시점에 이뤄질 것인지가 핵심 쟁점일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에 따르면 미국은 핵 폐기와 보상이 과거와는 전혀 달리, 빠르고 큰 규모로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지요?

기자) 맞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실패한 과거의 협상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볼튼 보좌관도 비핵화 완료가 “하룻만에는 아니더라도 가능한 신속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는데요, 브라이언 훅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은 아예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중인 2022년을 비핵화 완료 시한으로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북한에 제시하는 보상은 체제 보장과 경제 지원이 핵심이지요?

기자) 네, 정권교체는 옵션에서 제외하고, 북한이 정상국가로 복귀해 국제사회와 관계를 맺도록 지원하겠다는 겁니다. 그 핵심은 미국의 민간자본이 북한에 투자하고, 국제금융기구로부터 필요한 차관을 얻도록 하는 조치입니다. 폼페오 장관이 북한의 전력과 농업, 사회간접자본 구축을 구체적인 사례로 든 점으로 미뤄볼 때 김정은 위원장에게 실제로 이런 계획을 설명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직접 경제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있나요?

기자) 아닙니다. 폼페오 장관과 볼튼 보좌관 모두 북한이 미국의 경제 지원을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 납세자의 돈을 쓰지 않고, 대신 민간 기업의 진출을 돕겠다는 겁니다. 한국의 전문가가 일찌감치 전망한 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전임자들이 못했던 북한 비핵화로 미국민을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이를 달성하는 데 돈 한 푼 쓰지 않았음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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