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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케인 의원, 해스펠 CIA 국장 지명자 인준 거부 촉구...마이클 코언, 고액 자문료 수령


존 매케인 상원의원.
존 매케인 상원의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을 거부할 것을 동료 의원들에게 촉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해스펠 지명자 인준안이 상원을 통과할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몇몇 회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 씨에게 자문료로 거액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모르몬 교회가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과 관계를 끊기로 한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어제(9일) 연방 상원에서 지나 해스펠 CIA 국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는데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인준을 반대하고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중진인 매케인 상원의원이 9일 성명을 냈는데요. 고문이 도덕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해스펠 지명자가 인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며 인준을 거부하라고 동료 의원들에게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시간에도 전해드렸는데, 이 문제가 해스펠 지명자와 관련해서 논란의 핵심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CIA가 2001년 9.11 테러가 난 뒤에 테러 용의자들을 심문하려고 태국에 비밀 수용소를 세웠는데요. 해스펠 지명자가 2002년에 이곳에서 근무했습니다. 이 태국 수용소에서 테러 단체 '알카에다' 단원으로 알려진 용의자 2명이 이른바 ‘워터보딩(waterboarding)’, 즉 ‘물고문’을 받았는데, 해스펠 지명자가 이 물고문과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습니다.

진행자) 이날 청문회에서 ‘고문’의 적법성과 도덕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고 하는데, 이 질문에 해스펠 지명자가 어떻게 대답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해스펠 지명자, CIA가 법을 어긴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녹취: 해스펠 지명자] “We have decided to hold ourselves...”

기자) CIA가 육군야전교범(Army Field Manual)에 나온 규정들을 지켰다는 것입니다. 미국 육군야전교범은 고문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해스펠 지명자는 그러면서 앞으로 CIA가 ‘물고문’ 같은 ‘특별심문기법’을 다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해스펠 지명자] “I support the higher moral standard..”

기자) 미국이 정립한 수준 높은 도덕적 가치를 존중한다면서 CIA는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법을 지킨다고 해스펠 지명자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고문의 도덕성에 대한 질문이었는데, 확답을 피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성명을 낸 매케인 의원도 바로 그 점을 지적했습니다. 매케인 의원은 9.11 테러가 난 뒤의 급박했던 상황은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나라를 지키는 방법은 정당해야 한다면서 고문이 부도덕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은 해스펠 지명자의 인준을 상원이 거부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매케인 상원의원도 고문 피해자 아닙니까?

기자) 네. 해군 조종사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가 포로가 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혹독한 고문을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해스펠 지명자를 둘러싼 상원 정보위원회 기류는 어떤가요?

기자) 역시 공화당 쪽에서는 인준을 찬성하는 의원이 주류고요. 민주당 쪽에서는 우려를 나타내는 의원이 많습니다. 공화당 쪽에서는 수전 콜린스 의원과 테드 크루즈 의원의 찬성 여부가 불확실했는데, 청문회 뒤에 두 사람 모두 인준안에 찬성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고요. 웨스트버지니아가 지역구인 조 맨친 의원도 해스펠 지명자를 지지한다고 어제(9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인준안이 정보위원회를 통과하면 상원 전체회의에서 다시 통과돼야 하는데, 전망이 어떤가요?

기자) 확실하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상원 의석이 공화당 51석에 민주당과 무소속이 49석이죠? 그러니까 민주당과 무소속이 전원 반대하고 공화당에서 두 사람 이상 반대하면 인준될 수 없는데요. 현재 조 맨친 민주당 의원이 찬성 의사를 밝혔지만, 공화당 소속 존 매케인, 그리고 랜드 폴 상원의원이 반대 의사를 밝힌 상태라 통과를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진행자) 랜드 폴 상원의원은 왜 해스펠 지명자 인준을 반대하나요?

기자) 역시 해스펠 지명자가 고문에 관련됐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런 가운데 전직 외교관 115명이 연방 의회에 편지를 보냈는데요. 이들은 이 편지에서 해스펠 지명자 인준을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것도 역시 고문과 관련된 이유에섭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해당 편지에 서명한 로버트 포드 전 시리아 주재 미국 대사는 해스펠 지명자가 인준되면, 미 국무부와 다른 정부 조직들이 인권 신장을 위해 바친 노력을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전·현직 CIA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해스펠 지명자가 아주 유능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가 CIA 국장에 적합하다는 여론이 우세합니다. 존 브레넌, 리온 파네타 씨 등 민주당 행정부에서 CIA 국장을 지낸 사람들도 해스펠 지명자를 높게 평가했는데요. 백악관은 지난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의회 상·하원 의원 8명, 전직 CIA 국장 3명을 포함한 CIA 간부 출신 인사 21명, 국가정보국(DNI) 등 정보 당국 관련자와 전문가 12명이 해스펠 지명자를 칭찬한 글, 그리고 해스펠 지명자에게 우호적인 신문 칼럼들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인 마이클 코언이 9일 뉴욕의 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코언 변호사는 기업들에게서 고액 자문료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인 마이클 코언이 9일 뉴욕의 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코언 변호사는 기업들에게서 고액 자문료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인 마이클 코언 씨가 한창 구설에 올라있는데, 또 논란이 될만한 사실이 공개됐군요?

기자) 네. 몇몇 기업이 코언 변호사 회사에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 뒤에 거액을 건넸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미국 통신회사 AT&T가 20만 달러,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가 40만 달러, 그리고 한국 방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이 15만 달러입니다.

진행자) 이들 회사가 돈을 건넨 이유가 뭔가요?

기자) 2017년 새로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겁니다. AT&T, 노바티스, 그리고 한국항공우주산업 측은 모두 관심 분야에 대한 새 행정부의 기류를 알아보기 위해 코언 변호사와 계약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들 회사가 특별히 코언 변호사에게 자문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코언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법률 문제를 담당하는 측근 가운데 1명인데요. 이들 회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코언 변호사의 밀접한 관계를 감안해서 자문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코언 변호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잘 아니까 코언 변호사의 자문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노바티스 측은 코언 변호사와 접촉한 결과, 별 정보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지난해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코언 변호사 측은 어제(9일) 법원에 낸 소장에서 해당 언론 보도가 정확하지 않고, 어떻게 자료를 구했는지도 의문이라며 적법성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기자) 코언 변호사는 최근 미국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사람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스토미 대니얼스란 여배우가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코언 변호사가 대니얼스 측에 13만 달러를 건넸는데, 이 문제와 관련해 지금 논란이 많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대니얼스 씨와의 관계를 부정했지만, 합의금을 건넨 사실은 인정했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금을 내준 코언 씨에게 나중에 13만 달러를 갚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유명인들은 번거로운 것을 피하고자 사실이 아니더라도 합의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코언 씨에게 변제한 돈은 공적인 돈이 아니라 개인 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선거자금법 위반이 아니란 겁니다.

진행자) 최근에는 러시아 재벌이 코언 씨 회사에 거액을 지급했다는 소식도 있었죠?

기자) 네. 러시아 정부와 연줄이 있는 러시아 재벌 빅토르 벡셀베르크 씨가 코언 변호사에게 50만 달러를 건넸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벡셀베르크 측이 '콜럼버스노바(Columbus Nova)'라는 회사를 통해 코언 씨에 돈을 전달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벡셀베르크 씨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또다른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은 코언 씨의 개인 사업과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소재한 모르몬교 역사박물관에서 소년이 보이 스카우트를 주제로 한 노만 로크웰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소재한 모르몬교 역사박물관에서 소년이 보이 스카우트를 주제로 한 노만 로크웰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후기성도예수그리스도 교회(LDS)’, 기독교 교파의 하나로 흔히 ‘모르몬 교회’라고 부르는 건데요. 이 모르몬 교회가 미국 보이스카우트와 관계를 끊기로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모르몬 교회와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이 8일 공동 성명을 통해 밝힌 내용인데요. 양측 관계가 100년이 넘었는데, 내년 2019년 12월 31일을 끝으로 관계를 청산한다는 겁니다. 미국 내 신도 수가 650만 명에 달하는 모르몬 교회는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의 최대 지원 단체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진행자) 보이스카우트는 야외 활동 등을 위해 심신을 수련하는 국제 청소년 조직이죠. 특히 미국 조직이 큰데요. 이번 일이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단원을 많이 잃게 될 형편입니다. 현재 미국 보이스카우트 단원 수가 240만 명 정도인데요. 이 가운데 거의 20%가 모르몬교도입니다. 가뜩이나 보이스카우트가 단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더 단원 수가 줄어들 상황에 처한 거죠. 그뿐만 아니라, 회비 수입도 크게 줄게 됐습니다.

진행자) 보이스카우트측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보이스카우트측이 별도 성명을 냈는데요. 모르몬교도들 가운데 개인적으로 보이스카우트 활동을 원하는 어린이가 있으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20%면 보이스카우트 단원 5명 가운데 1명이 모르몬교도란 얘기인데요. 어떻게 이렇게 모르몬교도가 많은 건가요?

기자) 모르몬교도는 남자아이들이 일정한 나이가 되면 의무적으로 보이스카우트에 참가하게 해왔습니다. 모르몬교도 가운데 가장 유명한 정치인인 밋 롬니 전 공화당 대통령 후보도 보이스카우트였습니다.

진행자) 모르몬 교회가 왜 이런 결정을 내린 거죠?

기자) 표면적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모르몬교 젊은이들을 위한 통일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외국에 거주하는 교도들이 점점 늘고 있어서라고 하는데요. 2020년에 독자적인 청소년 계발 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그때까지만 보이스카우트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표면적이라고 했는데, 무슨 다른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근래 들어 모르몬 교회가 보이스카우트 정책에 불만을 나타낸 일이 있는데요. 이와 관계가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에 동성애자가 스카우트 지도자가 되는 것을 허용하자, 모르몬 교회가 반발했습니다. 그 뒤 14살에서 18살 사이 남자아이들을 위한 보이스카우트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제 2020년부터는 완전히 관계를 끊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 보이스카우트에 많은 변화가 일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동성애자에 이어 성전환자의 가입을 허용했고요, 올해부터는 여자 단원들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서 연맹 이름까지 바꿨는데요. 남자아이를 뜻하는 ‘보이(boy)’를 빼고 ‘스카우트BSA(Scouts BSA)’라고 부르기로 한 겁니다. 일각에서는 보이스카우트가 고유의 전통을 잃고 있다며 안타까워하는데요. 시대 변화에 맞추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란 반응도 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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