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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프랭코이스 영국 하원의원] “한반도 군사 충돌시 영국 어떤 형태로든 참여…사이버 공격력 제공 가능”


마크 프랭코이스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
마크 프랭코이스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

한반도에서 군사 충돌 상황이 발생할 경우 영국은 어떤 형태로든 참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마크 프랭코이스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이 밝혔습니다. 하원 국방위원회가 5일 발표한 북 핵 위협에 관한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프랭코이스 의원은 이날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고 미국이 한국 방위에 나선다면 동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영국인 탈출을 돕기 위해 군사력을 동원하고 사이버 공격 역량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에 이조은 기자입니다.

기자) 영국 의회가 이런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 배경부터 설명해주시죠.

프랭코이스 의원) 국방위는 북한의 핵 역량 개발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몇 달 전 북 핵 위협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학술 기관과 국방부로부터 증거를 모아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게 됐습니다.

기자) 그러나 북한 미사일이 실제로 영국을 위협할 가능성은 낮게 보시는 거죠?

프랭코이스 의원) 영국을 직접 위협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과거 영국은 북한으로부터 사이버 공격을 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대규모 사이버 공격 ‘워너크라이’ 였습니다. 당시 북한의 주요 목표물은 한국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영국 의료 시설이 입은 피해는 막대했습니다. 때문에 영국은 북한의 핵 등 다른 형태의 공격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는 겁니다.

기자) 북한과 군사 충돌 상황이 발생할 때 영국의 대응 방안에 관한 내용도 보고서에 담겼는데요. 영국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하게 됩니까?

프랭코이스 의원) 어떤 군사 충돌 형태가 될 지에 달린 일입니다. 한반도에서 군사 충돌 상황이 발생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영국은 먼저 한국에 있는 수천 명의 영국인들에 대한 탈출을 어떻게 도울 지부터 걱정할 겁니다, 이들의 탈출을 돕기 위해선 영국 해병대 역량을 제공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기자) 영국인 탈출을 돕기 위해서라도 한반도에 영국군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군요.

프랭코이스 의원)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하지만 영국과 한국 간 공식 방위 조약은 없습니다. 때문에 한국이 북한으로부터 공격을 당해도 영국이 한국을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미국이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나선다면 영국도 어떤 형태로든 참여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기자) 북한이 미국 본토나 미국령에 공격을 가한다면 영국군도 참여하게 됩니까?

프랭코이스 의원) 그렇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조약에 따라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공격을 당한다면 영국군도 반드시 참여하게 됩니다.

기자) 미국에서는 한반도에서 발생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민간인 탈출계획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영국도 이런 한반도 민간인 탈출계획을 세웠나요?

프랭코이스 의원) 탈출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한 긴급 계획들이 갖춰져 있습니다. 항공기나 배를 통해 탈출시키게 될 겁니다.

기자) 한반도에서 군사 충돌이 발생하면 영국이 제공할 비군사적 원조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프랭코이스 의원) 영국은 사이버 방어뿐 아니라 사이버 공격 역량에도 많은 돈을 투자했습니다. 한반도 군사 충돌 상황이 발생할 경우 영국은 공격용 사이버 역량을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기자) 보고서를 보면 군사 충돌 발생 시 어떤 형태로든 영국의 참여는 ‘상징적(symbolic)’인 것이 될 거라는 언급이 있는데요.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프랭코이스 의원) 예를 들자면 영국은 미국이 갖춘 것만큼 육군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한반도에서 군사 충돌이 발생해 미국이 참여할 경우, 영국은 미국이 제공하는 수준만큼의 육군 역량을 제공할 수 없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무언가 제공하려고 할 겁니다. 미국과의 정치적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서죠. 영국의 참여가 ‘상징적’인 것이 될 거라는 건 이런 의미라고 봅니다.

기자) 과거와 달리 최근 들어서는 영국뿐 아니라 독일 등 북한의 위협이 실제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유럽 국가들이 늘고 있는데요. 북 핵 문제에 있어 유럽 국가들의 인식과 역할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프랭코이스 의원) 런던은 로스앤젤레스보다 북한과 가깝습니다. 북한이 미국 서부에 도달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개발했다면 런던도 사정권에 포함되죠. 특히 민주주의가 아닌 공산주의 독재 정권이 개발한 장거리 핵미사일이 날아올 수 있는 국가의 당국자들이 이를 걱정하지 않는다면 의무를 저버리는 거죠. 영국이 북 핵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게 된 건 북한의 행동과 그들의 핵무기 프로그램 때문입니다.

기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영국 의회에서는 회담 결과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프랭코이스 의원) 저희 국방위 소속 의원들은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에 엄청난 시간과 돈을 투자했기 때문에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김정은이 내비친 비핵화 의지에도 다소 회의적이고요.

지금까지 영국 보수당의 마크 프랭코이스 하원의원으로부터 북한의 핵 위협과 비핵화에 대한 영국 의회의 시각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이조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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