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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위성개발도 ICBM 범주에서 논의돼야…추가 발사 금지 필요” 


지난 2016년 2월 7일 북한 동창리 발사장에서 북한의 '광명성' 로켓이 솟아오르고 있다.

북한이 거듭 천명해온 우주 개발도 5월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 혹은 이후 비핵화 과정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문제와 엮어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북한이 과거 핵.미사일 실험 유예를 약속한 뒤 “인공위성”을 발사한 전례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탄도미사일과 호환 가능한 위성 실험 역시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김영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밝히며 추가 핵.미사일 실험을 자제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인공 위성을 비롯한 우주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는 기존의 “평화적 우주 개발은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광일 북한 국가우주개발국 과학개발부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을 비롯한 추동 세력들이 아무리 우리 우주개발을 막으려고 해도 우리 우주개발자들은 반드시 우주를 점령할 것이고 기어이 달에 깃발을 꽂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모든 발사체”를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북한은 자신들의 일부 로켓 발사가 탄도미사일이 아닌 평화적 목적의 위성 용도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켓 전문가들은 인공 위성과 탄도미사일 발사 기술에 비슷한 점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는 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사용되는 많은 기술들이 인공 위성 발사에도 사용된다며 둘을 별개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커스 실러 박사] “It is hard to distinguish between the two because a lot of technologies used in ICBM are also used for satellite launches.”

ICBM과 인공 위성 발사체 모두 큰 규모의 고성능 로켓이라며 이론적으로는 ICBM을 인공 위성 발사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고 인공 위성 발사 기술로 전세계 어느 곳이든 핵무기를 이동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위성과 미사일의 차이를 핵폭탄을 운반할 수는 있지만 실제 전쟁을 할 수는 없는 여객기와, 실전에 사용이 가능한 폭격기의 관계에 비유했습니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 역시 ICBM과 인공위성 발사 기술 사이에는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너선 맥도웰 박사] “But other than that, problems involved are the same, there are some similarity.”

ICBM이 인공 위성보다 발사 고도가 더 높고 더 큰 중량을 탑재할 수 있는 등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인 발사 기술 자체는 비슷하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추가 미사일 실험 없이도 인공 위성 발사를 통해 기술을 일부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했지만 위성 발사까지도 동결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엇갈린 입장을 보였습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참여과학자연대의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는 인공 위성 개발을 통해 얻는 지식을 ICBM 기술에 접목할 수 있다며 인공 위성 발사도 제한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 “The problem is that the technology that the people that are developing these technologies, the kind of things you learn, are similar enough.”

이어 북한이 ICBM을 보유하는 것을 막으려 한다면 인공 위성 발사가 이뤄지는 것 역시 금지해야 한다며 미국 정부 역시 이런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라이트 박사는 북한이 달 탐사 역시 계획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 “Well to go to the moon, you would have to have a bigger rocket than to put a satellite into the orbit. That is something clearly not would be alright.”

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위성용 로켓보다 훨씬 더 큰 발사체가 필요하며 이 정도 기술은 ICBM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겁니다.

맥도웰 박사는 인공 위성만을 발사한다고 해서 현재 갖고 있는 ICBM 기술을 진전시키고 실전 배치까지 하기는 어렵지만 이를 위한 시간을 단축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조너선 맥도웰 박사] “I don’t think that launching satellites is enough to give them operational ICBM weapons beyond what they already have, but it would cut down time to develop the weapon.”

북한은 인공 위성으로 경험을 쌓은 뒤 추가 실험 자제 약속을 어기고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면서 현재 유엔 안보리 등의 규정에는 인공 위성 발사 금지가 명시돼 있지 않다는 한계를 소개했습니다.

반면 실러 박사는 현 시점에서 북한의 인공 위성 실험까지 동결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마커스 실러 박사] “No, I don’t see the point of halting the satellite launches, not at all, they might learn from satellite launches but they already know, because they launched the ICBM, so there is no point of stopping them launching a satellite.”

북한이 인공 위성 발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게 있겠지만 이미 ICBM을 시험 발사해봤기 때문에 새로운 것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의 우주 로켓 발사 역시 탄도 기술을 활용하는 만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왔습니다.

실제로 오바마 행정부에서 우주 관련 확산 문제를 다룬 프랭크 로즈 국무부 군비통제.검증.준수 차관보는 최근 VOA 기자와 만나, 북한이 위성 발사 등 우주개발에 나설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녹취: 프랭크 로즈 전 차관보] “Under numerous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North Korea is prohibited from testing ballistic missile or space launch vehicles. North Korea needs to follow the guideline in law, legal framework, put down by the UNSC resolutions.”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들에 따라 북한은 탄도미사일과 우주 발사체를 시험 발사하는 것이 금지돼 있으며 북한은 해당 결의들이 명시한 규정을 이행해야 한다는 겁니다.

아울러 2012년 당시, 미국과 북한 양측간 이뤄진 마지막 합의였던 ‘2.29 합의’는 북한이 합의 후 보름 만에 ‘광명성 3호’ 위성 발사를 예고하고 실제 발사를 강행하며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는 지난해 5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북한의 핵실험과 위성, 탄도로켓 발사를 금지하는 근거를 묻는 서한을 유엔에 보낸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유엔 사무국은 “안보리가 평화에 대한 위협이나 파괴, 혹은 침략 행위의 존재를 결정하고, 국제사회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거나 회복하기 위해 권고, 또는 41조와 42조에 따라 어떠한 조치를 취할지 결정한다고 명시한다”는 내용을 담은 유엔헌장 39조를 제시하며 답을 대신했었습니다.

북한의 우주 로켓과 ICBM 기술 간의 호환성은 5월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이나 이후의 비핵화 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는 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위성 시험 발사 등의 문제가 5월에 있을 미-북 정상회담에서는 아니더라도 추후 협의 과정에서는 논의돼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 “It could be and needs to be at some point. But right now I think they need some kind of agreement on nuclear weapons.”

특히 2012년 4월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로 2.29 합의가 무산된 점을 상기시키며, 미-북 정상회담 등은 핵무기에 초점이 맞춰지겠지만 위성 문제 역시 어느 시점에선 다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에서 근무한 마이클 푹스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역시 2.29 합의 실패를 교훈 삼아 북한과의 추가 협상에서는 어떤 행동이 되고 어떤 행동은 불가능한지 매우 상세하게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이클 푹스 전 부차관보] “There needs to be clear…with North Korea, being very specific activities that are allowed and not allowed under any sort of the agreement.”

아울러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이어 가기 위해선 세세한 조항을 모두 명확히 해놓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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