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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한국 예술단 평양 공연 성료...김정은, 가을 서울 공연 제안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에서 남북 가수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른 후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에서 남북 가수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른 후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한국 가수 등으로 구성된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이 오늘(3일)로 모두 끝났습니다. 첫 날 공연을 직접 관람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가을에는 서울에서 공연을 이어가자고 말했습니다. 평양에서 공동기자단이 취재한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 모습을 서울에서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남측 예술단 첫 날 공연의 사회를 맡은 가수 서현 씨는 '하나'를 강조하며 본격적인 무대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녹취: 서현 씨] “오늘은 남과 북, 북과 남의 사람들이 서로 얼굴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하나라는 것을 느끼면서 마음 깊이 감동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가수들만으로 꾸려진 공연이 펼쳐진 1일, 동평양대극장은 1천500석이 평양시민들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이들은 공연이 진행되는 2시간 동안 가수들의 노래에 집중하며, 때때로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했습니다.

이날 무대에 오른 가수는 조용필과 이선희, 강산에, 백지영과 정인 씨 등 11팀으로, 모두 26곡의 노래를 소화했습니다.

특히 관객들의 반응에 관심이 모아졌던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도 적지 않은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레드벨벳의 멤버 아이린입니다.

[녹취: 레드벨벳 아이린] “호응을 엄청 잘 해주셨어요. 박수도 많이 쳐주시고. 끝날 때 다 같이 노래를 하고, 끝날 때 들어가고 나서도 계속 박수를 쳐주셔서 마음이 조금 이상했어요.”

지난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을 관람한 후 한국 가수들과 만나고 있다.
지난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을 관람한 후 한국 가수들과 만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부인 리설주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면서, 박수를 치는 등 공연 내용에 큰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출연진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남측이 `봄이 온다’는 공연을 했으니 가을엔 결실을 갖고 `가을이 왔다’는 공연을 서울에서 하자”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내가 레드벨벳을 보러 올지 관심들이 많았는데, 원래 모레 오려고 했는데 일정을 조정해서 오늘 오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공연에는 김 위원장의 취향 때문에 선곡에 일부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랑의 미로'로 잘 알려진 가수 최진희 씨는 자신의 노래가 아닌 '뒤늦은 후회'를 부르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처음에는 자신의 노래가 아닌 걸 왜 불러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과 인사를 하면서 “그 노래를 불러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고, 그제서야 왜 '뒤늦은 후회'를 부르라고 했는지 알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2일 남북 태권도시범단이 평양대극장에서 합동 시범공연을 하고 있다.
2일 남북 태권도시범단이 평양대극장에서 합동 시범공연을 하고 있다.

다음날인 2일에는 평양대극장에서 남북 태권도 합동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이날 남측과 북측 시범단은 차례로 공연을 펼친 뒤, 남북 태권도 시범단이 합동공연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남북 태권도 시범단이 평양에서 합동공연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측에선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과 김경호 조선태권도협회 위원장 등이 남측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 등과 함께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마지막 날 공연이 펼쳐진 3일은 남북 가수들의 합동공연으로 꾸며졌습니다.

이날 공연은 1만2천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류경정주영 체육관에서 열렸으며 '우리는 하나'라는 제목으로 첫 날 무대에 오른 남측 가수들과 삼지연악단을 비롯한 북한 가수들이 한 무대에 올랐습니다.

남북 가수들은 현송월 북한 예술단장이 편곡한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을 마지막 곡으로 부르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습니다.

이번 평양 공연은 남북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지만, 남측 공동기자단의 취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등 논란도 있었습니다.

첫 날 공연에 김정은 위원장이 갑자기 등장하면서 남측 기자들이 1명을 제외하고 공연장에 입장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 겁니다.

이 때문에 다음날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2일 기자들을 찾아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당시 행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하는 특별한 행사였다며, 김 위원장의 신변을 지키는 쪽과 공연을 조직하는 사람들 사이에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며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라고 말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대남공작 부서인 정찰총국을 이끌어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당시 북측 고위급 대표단으로 한국을 방문할 때도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됐었습니다.

이에 대해 최현수 한국 국방부 대변인은 3일 김 부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습니다.

[녹취: 최현수 대변인] “천안함 폭침에 관해서는 저희가 그동안 기존 입장을 다 얘기해 왔고요. 또 천안함 폭침 관련에 대한 저희 기본입장은 민군합동조사단이 천안함 폭침은 북한 어뢰 공격에 의한 것임은 분명히 밝혔습니다. 하지만 당시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 어떤 기관이 공격을 주도했다는 점을 특정하지 않았고요. 그 부분에 관련해서는 추가적으로 저희가 계속적으로 살펴봐야 될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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