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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유치장 폭동 68명 사망...폴란드 '패트리엇' 도입


베네수엘라 발렌시아의 경찰서 유치장에서 28일 폭동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한 재소자 가족들이 유치장 앞으로 몰려오자 경찰이 해산시키고 있다.
베네수엘라 발렌시아의 경찰서 유치장에서 28일 폭동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한 재소자 가족들이 유치장 앞으로 몰려오자 경찰이 해산시키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베네수엘라에서 유치장 수감자들이 폭동을 일으켜 68명이 숨졌습니다. 최악의 경제난과 정치· 사회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현지 사정 짚어보겠고요. 폴란드가 미국으로부터 패트리엇 미사일 방공 시스템을 도입하는 소식, 이어서, 일본 의회가 약 490억 달러에 달하는 역대 최대 방위비가 포함된 예산을 의결한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 폭동이 일어났군요?

기자) 네. 남미 베네수엘라 중북부 도시 발렌시아에 있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어제(28일) 폭동이 일어나, 지금까지 최소한 68명이 사망했습니다. 숨진 사람들은 대부분 수감자지만, 면회중이던 가족도 있고, 아이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숨진 겁니까?

기자) 수감자가 지른 불 때문이었습니다. 일부가 매트리스(침상)에 불을 붙인 뒤 탈옥을 시도하면서 폭동이 시작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는데요. 오전 4시께, 어두운 새벽시간에 화재가 커지면서 수감자들이 교도관들을 인질로 붙잡고 여러시간 진압경찰과 대치했습니다. 이 와중에 경찰관 1명이 다리에 총을 맞았지만, 현재 안정적인 상태라고 카라보보 주 정부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폭동 원인은 뭐죠?

기자) 원인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는데요. 베네수엘라 정부는 즉각 조사에 착수한다고만 밝혔습니다. 다만 A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재소자들이 열악한 시설과 처우에 불만을 품고 폭동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하는데요. 사건 원인과 과정, 사망자 명단 등을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는 정부에 항의하는 수감자 가족들의 시위가 구치소 주변에서 이어졌습니다. 가족들에게 경찰이 최루가스를 분사하면서 폭력 사태가 계속됐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에서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고요?

기자) 네. 최근 몇 년 새 교도소와 경찰 구치소를 비롯한 교정시설 폭동이 베네수엘라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2013년 이후 교정시설 폭동으로 숨진 재소자 수가, 이번 사건을 제외하고 61명에 이르는데요. 지난해 8월에는 남부 아마조나스 주에 있는 교도소 수감자들이 무장 폭동을 일으켜 최소한 37명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자주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가 있겠죠?

기자) 외신들이 이번 사건 원인으로 지적한 것처럼, 열악한 교정시설 환경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현지 시민단체 ‘자유의 창’ 측은 “특히 경찰 구치소는 수용가능 인원의 5배를 잡아 가두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현재 베네수엘라 전역의 30여개 대형 교정시설들이 대부분 이런 초과수용 문제를 안고 있다고 BBC방송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당국이 상황에 맞춰 시설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가 교정시설을 제대로 관리할 여력이 없는 건데요. 세계 1위 원유매장량을 바탕으로 한때 남미 최고의 부국으로 꼽히던 베네수엘라는 국제유가가 떨어진 최근 몇 년동안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식량을 구하지 못해 국경 넘어 이웃나라를 찾는 형편인데요.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2천400%였던 베네수엘라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올해 1만3천%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돈이 있어도 아무것도 살 수 없는, 휴지조각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진행자) 그래서 대통령 퇴진 시위도 이어지고 있죠?

기자) 네. 이렇게 기름값 폭락으로 국고가 줄고, 물가가 치솟는 한편, 식량난이 계속되는 등 사회 혼란이 이어지는 데 따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통합사회당(PSUV)은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전체 의석 수의 3분의 1에 머무는 참패를 당했습니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집권세력의 실정을 심판한 건데요. 이후 야권과 시민사회 단체는 마두로 대통령 소환을 추진하고 총파업에 나서는 등 정권 퇴진운동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초법적인 조치를 통해 정치적 위기 상황을 계속 덮어왔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 정권이 단행한 초법적 조치라는 게 뭔가요?

기자) 집권당이 세력을 잃은 의회를 무력하시키 위해, 지난해 마두로 대통령 측근 중심으로 선거를 치른 뒤 ‘제헌의회’라는 걸 출범시켰습니다. 이 제헌의회를 통해 마두로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으로 모든 입법 사안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베네수엘라 정부는 또 오는 5월에 조기 대통령 선거를 실시할 계획도 공표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재선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상황을 어떻게 봅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제헌의회’ 운용을 비롯한 베네수엘라 정치상황을 “민주주의 후퇴”로 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주의를 파괴한 마두로 대통령과 베네수엘라 정권 주요 인사들에 대한 제재를 수 차례 단행했고요. 일부 베네수엘라 국적자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시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마두로 대통령이 독재를 하고 있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공식 성명을 통해,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독재자”로 규정했습니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고통받고 죽어가고 있다”며 “미국은 필요할 경우 군사 옵션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은 베네수엘라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마두로 정권이 무너질 가능성을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패트리엇 지대공 요격미사일.
미국의 패트리엇 지대공 요격미사일.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폴란드가 미국에서 패트리엇 미사일을 도입한다고요?

기자) 네. 폴란드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47억5천만 달러 규모 대공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을 구매한다고 어제(28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폴란드 무기 도입 사상 최고 금액인데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번 조치에 대해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우리나라가 최첨단 기술이 동원된 현대적 방어 수단을 확보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패트리엇 도입 합의는 미국·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연대와 협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폴란드 역사상 최대 무기 도입이라고 하셨는데, 패트리엇 미사일이 뭔가요?

기자) 요격용 미사일입니다. 다시 말해, 날아오는 미사일을 맞춰 떨어뜨리는 대공 방어 체계인데요. 미군이 이라크 전쟁을 비롯한 실전에서 성능을 확인한 시스템이고요, 폴란드가 이번에 도입하는 것은 ‘PAC-3’ 최신형 패트리엇입니다.

진행자) 무엇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폴란드가 패트리엇을 도입하는 건가요?

기자) 러시아의 군사력 확장에 맞서는 겁니다. 러시아는 지난달, 폴란드 국경 인근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배치했는데요. 러시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응하는 나라들은 비단 폴란드뿐이 아닙니다.

진행자) 주변의 다른 나라들도 패트리엇을 들이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폴란드에 앞서 독일과 그리스, 루마니아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 4개 나라가 패트리엇을 이미 배치했거나 도입을 확정했고요. 미국 정부 허가 아래, 현재 스웨덴에 대한 패트리엇 판매도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고, 스위스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나토 회원국들이 줄줄이 패트리엇을 도입하는데, 러시아는 이 상황을 어떻게 보나요?

기자) 폴란드의 패트리엇 도입에 대한 러시아 정부 반응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지난해 11월 루마니아가 패트리엇을 들이기로 했을 때,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포위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블라디미르 티토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나토 측이 내세운 러시아 위협론은 “망상이자 허구”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다른 유럽국가들 간의 긴장이 점점 높아지는 모양새네요?

기자) 네. 러시아와 나토 사이의 이런 군사적 긴장관계 말고도, 러시아와 서방 간 외교 대치도 최근 격화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이달 초 영국 이중스파이 암살 기도 사건 이후 유럽 주요 국가들이 일제히 러시아 외교인력 추방에 나섰는데요. 미국 정부는 이들 유럽국가들의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움직임,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미국은 냉전 이후 최대인, 러시아 외교인력 60명을 추방시켰고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통화하고 이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미국과 영국 영토에서 러시아의 비밀 활동을 줄이고, 향후 화학 무기 공격을 예방할 수 있도록 러시아 스파이들의 네트워크를 해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백악관이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 가운데, 러시아는 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의 책임을 계속 부인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책임을 부인하면서 자국 내 영국 외교인력 23명을 맞추방한 러시아는 추가적인 보복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는데요. 러시아 외무부는 오늘(29일) 안에 영국을 대상으로 “놀라운”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놀라운 조치가 어떤 내용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는데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러시아군 대잠수함 항공대가 “냉전 이후 처음으로 북극 상공을 거쳐 북미 대륙으로 향하는 연습 비행을 실시했다”고 오늘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밝혔습니다.

지난 18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에 소재한 방위 대학 졸업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지난 18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에 소재한 방위 대학 졸업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일본 국회가 2018 회계연도 예산안을 통과시켰군요.

기자) 네, 미국 의회의 상원 격인 일본 참의원이 28일, 본회의를 열고 정부가 제출한 2018 회계연도 예산안을 가결했습니다. 일본은 2018년 새 회계연도가 4월부터 시작되는데요. 불과 사흘을 앞두고 전격 통과된 겁니다.

진행자) 하원 격인 중의원에서는 이미 통과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1일 중의원도 본회의를 거쳐 예산안을 가결했는데요. 하지만 마침 3월 1일이 한국에서는 과거 일본의 식민 통치에 항거해 독립운동을 했던 날이라 반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의 국가 예산 편성안에 한국 정부가 반발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일본 정부가 내놓은 예산안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의 방위비가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의 2018년 예산은 97조7천백억 엔(미화 약 9천2백억 달러)인데요. 이 가운데 방위비가 5조1천9백억 엔(미화 약 489억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가 계속 방위비를 늘리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 정부는 지난 2012년 출범한 이후 매년 방위비를 늘려오고 있는데요. 올해 방위비 증액은 6년째로, 지난해보다는 1.3% 증가한 겁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이 고조됨에 따라 탄도 미사일 방어태세를 강화하고 중국의 해양 진출을 염두에 둔 도서 방위 체제 확립 등의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요즘 일본 정치권은 이른바 '사학 비리'로 꽤나 시끄러운데, 그 와중에 예산안이 통과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지금 아베 신조 총리는 부인이 명예 교장으로 있던 사학재단에 정부의 국유지를 헐값에 매도했다는 이른바 '사학비리 스캔들'에 연루돼 최대의 정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 조사를 보면,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10%대로 떨어지면서 바닥을 치고 있는데요. 그래서 참의원에서도 그간 제대로 예산안 심의를 하지 못하다가 이날(28일) 오후, 연립여당인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의 주도로 예산위원회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한 겁니다.

진행자) 아베 신조 총리로서는 그나마 다행인 일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현재 야권과 시민 단체 등으로부터 퇴진 요구를 거세게 받고 있는 아베 총리가 이번 예산안 통과로 어느 정도 한숨을 돌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예산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신속히 예산을 집행해 따뜻한 경기회복의 기운이 중소기업과 지방에 닿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외교력을 동원할 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네요.

기자) 네, 'Japan Times' '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들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자신의 주특기인 외교를 통해 지금의 난국을 벗어나려고 할지도 모른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다음달 중순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고요. 5월에는 도쿄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는데요. 아베 총리는 그동안 위기가 있을 때마다 해외 정상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외교력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려왔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이번에도 그런 외교력이 통할 수 있을까요?

기자) 어느 정도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사학비리가 불거진 후로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자, 아베 총리는 지난해 10월, 중의원 해산이라는 초강수를 뒀는데요. 일본의 많은 유권자들이 아베 총리에게 실망을 느끼면서도 다시 아베 총리와 집권 자민당을 선택했다는 지적입니다. 아베 총리로서 가장 좋은 상황은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선에 승리해 집권 세력을 공고히 하는 것인데요. 하지만 현재로서는 자민당 총재 출마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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