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 비스카라 페루 부통령이 어제(23일) 새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습니다. 탄핵 소추 도중 지난 21일 스스로 물러난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전 대통령의 후임입니다.
비스카라 신임 페루 대통령은 어제 의회에서 취임연설을 통해, "앞으로는 투명성이 우리 정부의 기둥이 될 것"이라며 "꿋꿋하게 부패와 싸우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어서 페루 국민들에게 "더 좋은 날들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비스카라 대통령은 쿠친스키 전 대통령의 잔여임기인 오는 2021년까지 직무를 수행합니다. 부패 추문에 휘말린 쿠친스키 전 대통령은 두번째 탄핵표결 전날 하야했습니다.
미국 금융업계에서 일했던 쿠친스키 전 페루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을 통해 집권했으나,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 게이코 후지모리 대표가 이끄는 제1야당 민중권력당(FP)과 갈등을 지속했습니다.
그러다가 자신이 운영하는 경영자문업체가 브라질 건설사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지난해 12월 탄핵 정국에 몰렸습니다. 이 때 게이코 대표의 동생 겐지 후지모리 의원의 계파에서 이탈표가 나오면서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하지만 사흘 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전격 사면하면서, 탄핵을 피하는 대가로 겐지 의원과 뒷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다시 탄핵 대상이 됐습니다.
한편, 쿠친스키 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비스카라 신임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도 이어졌습니다. 수도 리마 시민들은 비스카라 대통령 취임 전날인 22일 저녁 도심에 모여 “전부 몰아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새 정부 출범에 항의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