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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1천억 달러 흑자' 공방...'스파이 공격' 영국·러시아 갈등 심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대미 무역흑자 1천억 달러를 줄이는 계획을 내놓으라고 연일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데요. 중국 측이 오늘(15일) 공식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렇게 본격화되고 있는 두 나라 ‘무역전쟁’ 양상 먼저 짚어보겠고요. 전직 ‘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 여파로 영국이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하기로 하자, 러시아가 보복을 공언했습니다. 이어서, 중국의 공기 질이 이전보다 크게 좋아졌다는 연구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무역흑자 1천억 달러를 줄여라, 미국 정부가 중국에 요구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대미 무역흑자 1천억 달러를 줄일 것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고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어제(14일) 밝혔습니다. 1천억 달러는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 3천750억 달러의 3분의 1 정도인데요. 미국 정부는 이 같은 조치가 실현되면, 대 중국 무역불균형 해소 노력이 구체적인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1천억 달러 감축, 어제 백악관 대변인이 말한 게 처음이 아니라고요?

기자) 네. 최근 미국 정부는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중국에 제기하고 있습니다.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중국은 미국의 10억 달러 무역적자를 없애는 계획을 요구 받고 있다”며 “그들(중국)이 어떤 구상을 가져올지 기다리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여기서 ‘10억 달러’는 ‘1천억 달러’를 잘못 쓴 것이라고 백악관 측이 설명했는데요. 앞서 미국 정부 통상 실무자들이 중국 측 고위 관계자를 직접 만나 이 같은 요구를 전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 누구에게 이런 요구를 했나요?

기자)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제 참모이자 최측근인 류허 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이달 초 워싱턴을 방문했었는데요. 미 통상당국은 류 주임에게, 1천억 달러 대미 무역흑자를 줄일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서면으로 제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는 오늘(15일) 공식 거부 입장을 밝혔습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압박과 관련해 “중국이 원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면 권익 수호로 맞서겠다”고 반발했습니다. 루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두 나라의 무역 규칙은 공평한 원칙에 따라 달성한 것"이라며, "중국은 어떠한 나라가 일방적으로 자국의 행동준칙을 부과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냥 거부한 겁니까, 아니면 대안을 내놨나요?

기자) 대안을 내놨습니다. ‘무역전쟁’을 피하고, 대화로 양국 간 통상 문제를 해결하자고 미국에 제안했는데요. 루캉 대변인은 “무역전쟁은 어느 쪽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걸 역사가 입증했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은 건설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중국은 여전히 협상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의지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중국에 1천억 달러 감축을 요구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미국의 대 중국 무역적자는 작년 전체 적자 5천660억 달러의 3분의 2에 이르러 비중이 가장 큽니다. 그래서, 중국과의 무역적자를 어느 정도라도 줄이는 게 전체적인 적자 해소의 최우선 순위인데요.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1천억 달러는 연간 대 중국 무역적자(3천750억 달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우선 그만큼은 줄여야한다고 판단한 건데요.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출범 직후부터 세계 각국과의 무역불균형, 그러니까 미국이 일방적으로 적자를 보는 구조를 바꾸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그 주요 대상이 중국이고요. 같은 목적에 따라,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도 개정 협상 중입니다.

진행자) 1천억 달러 흑자를 줄일 계획을 내라는 요구를 오늘(15일) 중국 정부가 거절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미국 정부는 중국을 상대로 다양한 무역 제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신과 기술 분야에서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6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새로 매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고요. 그렇게 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중국에 대해 무기한 관세 부과와 투자 규제, 심지어 중국 관광객에 대한 비자발급 제한까지 검토 중이라고 `CNN 방송'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야말로 ‘무역전쟁’이 벌어지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미국이 처한 상황에서 “무역전쟁은 타당하다", 그리고 "쉽게 이길 수 있다”면서, 수입 철강제품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새로 부과하는 조치에 서명했고요. 일단 캐나다와 멕시코, 호주만 여기서 면제됐습니다. 이 조치의 주요 대상인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반발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요?

기자) 중국 정부는 옥수수와 대두를 비롯한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줄이거나 ‘애플’사의 손전화 ‘아이폰’, ‘보잉’사의 항공기, ‘포드’사의 자동차를 비롯한 공산품 수입을 제한하는 등 보복을 모색 중인 것으로 관영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는 오는 20일,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마무리되는 대로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입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15일 스크리팔 부녀가 발견된 솔즈베리의 사건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지난 14일 '러시아 스파이' 공격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15일 스크리팔 부녀가 발견된 솔즈베리의 사건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지난 14일 '러시아 스파이' 공격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가 영국을 강하게 비난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 외무부는 어제(14일) 성명을 통해, 영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유례없는 도발”을 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날 영국 정부가 단행한 대규모 제재 조치에 반발한 건데요. 러시아 측은 “곧 대응 조치가 나올 것”이라며 영국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가 단행한 대 러시아 제재,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어제(14일) 러시아 외교인력 23명을 추방하고, 영국에 입국하는 러시아인과 화물 통관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올 여름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에 왕실 인사와 장관급 이상 고위 대표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자국 내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제재 이유가 뭐죠?

기자) 지난 4일 영국 런던 근교 솔즈베리 시내에서 러시아 출신 부녀가 신경가스에 노출돼 의식불명에 빠진 사건 배후에 러시아 당국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겁니다. 이에 따라 메이 총리는 13일 자정까지 러시아 측의 소명을 요구했는데요. 납득할 만한 해명이 없을 경우 제재하겠다고 예고했었습니다. 하지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메이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이 “서커스 쇼”라며,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했고요. 그러자 영국 측이 곧장 제재를 단행한 겁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는 또한 러시아를 상대로, 국제사회의 공조를 요구했다고요?

기자) 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오늘(15일)자 미국 ‘워싱턴 포스트’ 신문 기고에서 “조용한 중세도시(영국 솔즈베리)가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신경가스 공격을 목도했다”며 영국인들은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영국 정부는 러시아가 영국에서 살인을 시도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우방들이 우리를 지지해줄 것이라고 믿고, 그렇게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통해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어제(14일)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러시아 당국에 책임을 추궁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니키 헤일리 유엔대사 안보리 발언] (14초- 적당히 줄여주세요.) “Now, one member stands accused of using chemical weapons on the sovereign soil of another member. The credibility of this Council will not survive if we fail to hold Russia accountable.”

기자) 이번 일은 “안보리 이사국이 다른 이사국의 영토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이라며, “러시아에 책임을 묻는 데 실패한다면, 안보리의 신뢰성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헤일리 대사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영국 땅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건데, 어떤 사건인지 되짚어 보죠.

기자)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얼마전 런던 근교 솔즈베리에서 아버지와 딸이 독성물질에 노출돼 중태에 빠진 사건입니다. 아버지 세르게이 스크리팔은 과거 영국 해외정보국(MI6)에 기밀을 넘기던, 러시아 군 정보기관 소속 스파이였는데요. 이같은 행위가 발각돼 지난 2004년 러시아에 수감됐다가, 6년 뒤 스파이 맞교환으로 풀려났고요, 이후 영국에서 지냈습니다. 영국 당국의 수사 결과, 1970~1980년대 옛 소련에서 군사용으로 개발된 신경작용제 ‘노비촉’이 발견됐습니다. 이에 따라 영국 수사당국은 러시아 측이 영국에 잠입, 신경가스로 이들 부녀의 살해를 기도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영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이 어제(14일) 별도 성명을 냈는데요. 이번 사건에 대해, "러시아가 전세계 국가의 주권과 안보를 침해하고 서방의 민주적 제도와 절차를 와해시키려 했다"고 비판하고, 영국의 대 러시아 제재를 지지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들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번 사건을 러시아 당국의 소행으로 규정한 영국 정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증거를 봐야 한다’며 러시아를 비판하는 데 신중한 입장이었던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오늘(15일) 메이 영국 총리와 통화에서, "사건 관련 증거를 충분히 공유했다"며 영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네 나라는 러시아 당국을 규탄하는 성명을 공동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5월 대기오염이 심각한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 앞에서 한 방문객이 그의 아들에게 마스크를 씌우고 있다.
지난해 5월 대기오염이 심각한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 앞에서 한 방문객이 그의 아들에게 마스크를 씌우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의 극심한 대기오염 현상은 주변국들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악명이 높습니다. 그런데 중국의 공기 질이 최근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이번 주 미국 시카고대학교 산하 '에너지정책연구소(EPIC)'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내 250여 개 장소의 공기모니터링 자료를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지난 4년 간 공기 중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평균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4년 만에, 중국이 승리를 거두고 있다"는 제목으로 이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게 4년 전이었나요?

기자) 맞습니다. 리커창 총리가 지난 2014년 3월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언한다"고 밝혔는데요. 이후 중국 정부는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초강경 정책들을 쏟아냈었습니다.

진행자) 예를 들면 어떤 정책들이었나요?

기자) 네, 각 지역별로 대기오염 농도 기준치를 정해 기준치 이상 배출하지 못하도록 규제했고요. 수도 베이징 인근 지역을 포함해 대기 질이 가장 나쁜 지역은 새 화력발전소 건설을 금지하고, 기존의 발전소에 대해서는 배출량을 줄였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석탄 광산도 폐쇄했습니다.

진행자) 차량 운행도 통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는 겨울철 하루에 운행하는 차량의 수를 통제하고 위반 차량에는 높은 벌금을 매겼습니다. 하지만 일부 조치들은 너무 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는데요. 예를 들어 중국 환경보호국의 지시에 따라 일부 지방 당국은 지난해 각급 학교에서 석탄 보일러를 제거했는데요. 하지만 이를 대체할 난방기구를 미처 마련하지 못하는 바람에, 학생들이 난방 시설 없이 한겨울을 보내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일단 4년 만에 공기오염이 많이 개선됐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부분 지역이 목표를 초과 달성했는데요. 특히 대기오염이 심각했던 북부 지역의 경우, 공기의 질이 뚜렷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시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35% 하락했고요. 2015년 중국에서 가장 오염이 심각한 지역으로 꼽혔던 허베이성 바오딩시는 무려 38%나 줄었습니다. 조사를 진행한 마이클 그린스톤 EPIC 소장은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오염원으로 국제 기준에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지난 몇 년 간 '대기오염과의 전쟁'에서 뚜렷한 성과를 얻으며 승리를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공기 질이 개선되면서 주민들의 기대수명도 높아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중국이 현재 추세대로 대기오염을 줄여간다면 중국인들의 기대 수명이 2년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역별로는 베이징 주민의 기대수명은 약 3년, 바오딩 주민은 4년 반 정도 기대 수명이 높아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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