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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로베르타 코헨 전 부차관보] “북한 수용소 폐쇄 검증과 모니터, 미-북 대화 의제 돼야”


로베르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가 13일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베르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가 13일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예정대로 5월 안에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면 양국은 북한 인권 문제를 둘러싼 세세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로베르타 코헨 전 미국 국무부 인권담당부차관보가 밝혔습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13일 VOA 기자와 만나 북한에 억류돼 있는 미국인 석방 문제는 대화에 앞서 해결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하고, 대화 국면에 들어서면 남북이산가족 상봉 개최와 수용소 폐쇄에 대한 검증과 감시 허용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핵 시설 사찰만큼이나 북한 내 인권 실태를 직접 조사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코헨 전 부차관보는 북한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반드시 반응한다면서 인권 문제를 적용시킬 것을 촉구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코헨 전 부차관보를 만나봤습니다.

기자)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대화 제의를 수락한 것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코헨 전 부차관보) 언제, 어디서 이 두 사람이 만날 지, 또 어떤 의제에 대해 대화 할지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대화하는 것이 군사 행동에 나서는 것보다 훨씬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기자) 북한은 대화 제의를 하면서 체제 안정을 보장 받으면 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말은 즉, 김정은 자신이 정권을 계속 유지하겠다라는 뜻으로 읽히는데요. 김정은 체제 아래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룬다는 건 어렵지 않을까요?

코헨 전 부차관보) 우선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가 정확히 어느 수준을 말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분명치가 않거든요. 더 이상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건지, 핵 실험을 중단하겠다는 건지, 아니면 핵 무기 (프로그램을) 해체하겠다는 건지 말이죠. 향후 계획된 미-북 회담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이들이 말하는 ‘비핵화’가 무엇인지 꼭 짚어봐야 합니다. 글쎄요. 지금 이 시점에서 북한의 변화가 가능할까요? 전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북한을 개방시켜 (인권 유린에 대한)내부 정보를 끄집어 내고 변화를 도모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미-북 관계가 정상화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어느 정도의 변화가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기자) 북한에는 아직 미국인 3명이 억류돼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석방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 차원의 노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미-북 대화에서 당연히 이 사안이 논의되겠죠?

코헨 전 부차관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북한 수용소에 갇혀 있는 미국인 3명에 대한 석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주 앉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좀 어렵습니다. 그래서 관련 문제는 반드시 회담이 열리기에 앞서 처리돼야 할 것입니다. 북한 외무상이 스웨덴을 방문한다고 합니다. 스웨덴은 북한과 외교 관계가 없는 미국을 대신해 북한에 억류돼 있는 미국인 석방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이번에도 스웨덴 정부가 미국인 억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기자) 그렇다면 북-미 대화에서는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어떤 사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코헨 전 부차관보) 이산가족 상봉 개최에 대해 논의해야 합니다. 왜냐면 북한에 가족이 있는 (한국계) 미국인도 많이 있으니까요. 또 무엇보다 좀 더 바람직한, 그러니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행사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과거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던 때를 보면 가족들이 만나는 기간 돈이 오가고, 북한은 감시를 했습니다. 이런 방식은 오랜 시간 헤어져 있다 재회하는 가족들에게 예의가 아닙니다. 또 민감한 부분인 ‘북한 정보 수집 허용’ 문제가 논의돼야 합니다. 북한의 비핵화 달성을 위한 관련 정보뿐 아니라 인권 문제에 대한 정보 역시 수집할 수 있게 허용하라는 겁니다. 인권 기구 담당자들이 북한에 직접 들어가 북한 인권 유린 실태를 조사하고, 대북 원조가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확실히 돌아가고 있는 지도 감독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정치범 수용소 폐쇄를 위한 검증과 감시 역시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기자) 북한 인권 문제는 다루기가 참 예민하고 어렵습니다. 어떤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코헨 전 부차관보) 북한은 만약 그들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반응 합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그렇습니다. 웜비어 사건은 좋은 얘가 아니지만 이전 미국인 억류 문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인권 문제는 심각하고 정교하게 다뤄야 합니다.

로베르타 코헨 전 미국 국무부 인권담당부차관보로부터 미-북 대화가 예정대로 성사된다면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어떤 사안들이 논의돼야 하는 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대담에 안소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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