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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리비어 전 부차관보] “미-북, 비핵화에 다른 해석…대화 후 상황 악화 우려” 


에반스 리비어 당시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이 지난 2007년 미국 뉴욕에서 북한의 김계관과 만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비핵화에 대한 양측의 해석차 때문에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가 밝혔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13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주한미군 철수와 핵우산 폐기 이후 10~20년이 지난 뒤 핵 포기를 결정하겠다는 게 북한 고위 관리로부터 직접 들은 비핵화 방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동결’은 핵실험만 막을 수 있을 뿐 핵무기 개발과 생산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확인할 수 없는 것을 동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는 미-북 대화 재개 가능성에 따라 북한 문제를 다뤘던 미국 전직 고위 관리들과의 인터뷰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여섯 번째 순서로,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를 김영남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미-북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리비어 전 부차관보) 저는 다른 많은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가 만날 가능성으로부터 많은 위험과 문제점들을 봅니다. 매우 복잡했던 문제가 훨씬 더 복잡해졌다고 생각하죠.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을 수락한 이유는 북한의 지도자가 비핵화를 논의할 의지가 있다는 추정에서 비롯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북한이 진정으로 비핵화를 논의할 의지가 있다는 어떤 증거도 보지 못했고, 비핵화가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는 추정에 의문이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이 없다면 미-북 대화 이후 문제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인가요?

리비어 전 부차관보) 그렇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매우 빨리 결정됐습니다. 많은 논의를 거치지 않고 말이죠. 또한 미국은 일본을 비롯한 다른 파트너 국가들과도 논의를 하지 않았으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도 회담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이 사실을 몰랐던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상회담 준비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외교에는 원칙이 있는데 회담의 결과에 대한 이해가 끝나지 않은 이상 회담에 응하지 않는 겁니다. 또한 대통령은 협상의 시작부터 참여하는 게 아니라 마지막에 결정을 내리는 것이고요. 절차가 거꾸로 됐고 논의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기자) 백악관은 김정은이 북한의 유일한 결정권자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만나는 것이라고 설명했었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 저도 같은 입장을 유지한지 한 10년이 됐습니다. 북한과의 중대한 안보 문제에 있어서 진전을 보이기 위해선 북한의 지도자와 관여하는 게 매우 중요하죠. 저도 북한 지도자와 관여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왔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대통령이 전혀 준비돼 있지 않고, 필요한 참모진이 구성되지 않았으며, 복잡한 사안에 대한 깊은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를 말한 건 아닙니다.

기자) 틸러슨 국무장관의 경질이 앞으로 미-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십니까?

리비어 전 부차관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지도자와의 회담을 준비하기 시작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매우 우려됩니다. 틸러슨 장관의 경질은 조금 불안정한 상황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는데요. 북한 지도자와 만나겠다는 매우 충동적인 결정이 나온 다음에 이런 일이 이뤄졌습니다. 저는 이번 사건 역시 또 하나의 충동적인 결정이라고 생각하며 우려가 됩니다.

기자) 북한은 비핵화의 대가로 안전 보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뭘 요구하는 걸까요?

리비어 전 부차관보)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는 저희가 이런 메시지를 북한으로부터 직접 듣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대신 북한을 방문했던 한국 대표단이 들은 얘기를 전달받았습니다. 북한은 안전이 보장되고 위협이 없어진다면 한반도의 비핵화를 약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건데요. 북한 문제를 다뤘던 사람들은 모두 이런 말을 들어봤으며 무슨 뜻인지 알고 있습니다. 북한이 말하는 한반도의 비핵화는 저도 친숙한 말입니다. 저는 북한에게 이에 대한 정의를 부탁한 적이 있습니다. 북한의 매우 높은 관리는 미-한 동맹에 따른 위협을 제거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하며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공을 중단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이 이 세 가지 단계를 밟고, 10년에서 20년이 지난 뒤 안전이 보장된다는 판단이 든다면 비핵화에 나서겠다는 거죠. 이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정의이지 미국이 생각하는 비핵화가 아닙니다.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조건입니다.

기자) 북한의 목적은 한반도를 중립화시키겠다는 건가요?

리비어 전 부차관보) 저는 중립화보다 더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들은 북한과 만나면 이런 부분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제가 정부에 있을 때 말이죠. 저는 지금 정부에 있는 제 동료들 역시 북한에 이런 부분을 매우 명확히 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근본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기자) 많은 사람들이 최근 진전 상황들을 낙관적으로 평가하지만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히면 타협이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시군요.

리비어 전 부차관보) 저는 그것보다도 더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대화를 나누겠다는 점에 진지하다는 추정하에 회담에 나섰는데 북한의 진정한 입장을 접하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실망할 뿐만 아니라 굴욕을 느끼고 화가 날 겁니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지금보다도 더욱 안 좋은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렇다면 현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외교적으로 이뤄낼 수 있다고 보십니까?

리비어 전 부차관보) 저는 앞으로 이뤄질 일에 대해 매우 신중하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희가 지난 수 년간 해왔던 일들은 모두 실패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에 제공하겠다고 한 약속들 모두 북한의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체제 안정을 원한다고 해서 저희는 체제 안정을 제공하겠다고 했고 관계 정상화를 원한다고 해서 관계 정상화를 제공하겠다고 했습니다. 전력과 경제 지원 등도 말이죠. 그래도 북한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았습니다. 오마바 행정부 임기 마지막 해부터 트럼프 행정부로 이어지는 동안 미국은 강한 압박이라는 새로운 정책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 정책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북한이 다른 길을 걷게끔 설득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무조건 성공한다는 것은 아니지만요.

기자) 북한의 핵무기 진전 상황을 봤을 때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어느 정도 수준에서 제한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 저는 이미 늦었다라는 결론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전에 시도해보지 않은 새로운 것들을 하고 있습니다. 1년이나 1년 반 정도가 지나면 최대 압박이 효과가 있을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작동하지 않는다면 미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역량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 방법은 더 큰 문제를 일으킬 겁니다. 북한은 자신들의 (무기) 프로그램을 동결할 의지가 있다고 종종 시사해왔습니다. 동결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동결은 문제를 제한시키지도 못합니다. 동결은 핵실험만 막을 뿐이며 북한은 계속 핵무기를 위한 물질을 만들고 핵무기와 핵 시설을 계속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방법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좋은 의도를 갖고 있을 수 있지만 동결은 북한의 위협을 막지 않습니다.

기자) 동결은 대안이나 차선책이 될 수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리비어 전 부차관보) 동결이라는 개념은 실질적인 동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동결이라는 환상을 심어주는 게 문제입니다. 또 북한이 동결 검증을 위해 현장에 접근하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문제입니다. 지난 2005년 9.19 공동성명과 2007년 2.13 합의가 모두 깨진 이유는 검증과 사찰 문제 때문이었죠. 북한을 검증하는 것은 10여년 전과 비교해 쉬워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경고하고 싶습니다. 확인할 수 없는 것을 동결할 수는 없다고 말이죠. 북한이 자신들 시설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이상 확인을 할 수 없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부차관보로부터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보인 이유와 대화의 한계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김영남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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