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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메리 베스 롱 전 국방부 차관보] “한국 정부, 북한 위협 직시해야…인내의 시간은 끝났어”


메리 베스 롱 미 국방부 전 차관보(오른쪽)가 지난 2006년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메리 베스 롱 미 국방부 전 차관보(오른쪽)가 지난 2006년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 북한과의 대화에서 인내의 시간은 끝났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메리 베스 롱 전 미 국방부 차관보가 밝혔습니다. 롱 전 차관보는 1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은 이미 국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레드라인’을 모두 넘었다며, 북한 문제를 대화로 풀 단계는 이미 지났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미국과 한국은 연합 군사훈련을 북한의 위협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확대하고 일본과도 안보, 미사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롱 전 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당시 국방부 정책차관 물망에 올랐던 인물로, 미국 내 첫 여성 국방부 차관보이기도 합니다. 안소영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남북한 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데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롱 전 차관보) 제가 이의를 갖고 있는 부분은 과거 북한과의 대화에서 어떤 결과도 도출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한국 대통령이 북한과 이야기하는 것은 좋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북한에 반드시 미국과 한국, 더 나아가 일본도 이제 북한에 대한 인내의 시간은 끝났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계속되는 국제법 위반, 도발을 일삼는 공격적인 행위에 대해 말이죠. 한국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그 동안 많은 관용을 보여줬고,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을 북한에 반드시 경고해야 합니다. 또 한국대통령은 북한이 북한인들과 한국인들, 그리고 그 후손을 위험에 빠뜨린 데 대해 책임을 물릴 준비가 돼 있기 바랍니다.

기자) 미국과 북한의 목표는 상당히 다른데, 과연 조만간 대화가 성사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롱 전 차관보) 정부 보안 사안에 대해 제가 언급할 위치는 아니지만, 제 생각으로는 어려워 보입니다. 만약 대화가 열려 북한이 지난 60년동안 보여준 행동과 다른 무엇을 내 놓는다면 상당히 놀라운 일이 될 겁니다. 하지만 전 그렇게 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과거 대화로 시간을 벌면서 오히려 핵을 개발하고 괴물 같은 행동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대화 자체로는 북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시는 거군요.

롱 전 차관보) 불필요한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오판을 막기 위한 대화는 가능하겠죠. 하지만, 맞습니다. 대화는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이제 무용지물입니다. 북한에 대해 말로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했고, 현시점에서는 더 이상 해줄 이야기가 없다고 봅니다. 북한이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설 의지가 없다면, 더 이상 무슨 대화가 필요하겠습니까?

기자) 미-한 연합훈련 규모를 축소해서 북한을 자극하지 말자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동의하시나요?

롱 전 차관보) 동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연합훈련은 북한의 위협에 맞는 규모로 증강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북한을 보십시오. 핵확산금지 조약 등 모든 국제법, 협약을 어기면서 국제사회의 규범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에게 미국과 한국은 동맹국으로서 자국 방어 능력이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특히 한국 대통령은 연합 훈련의 규모와 확대, 성격은 전적으로 북한의 책임이라는 걸 반드시 북한에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대화로 궁극적 목표인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어떤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롱 전 차관보) 무엇보다 가장 먼저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 공조해 공동 안보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 나라 가운데 한 곳이라도 공격받으면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행동에 나선다는 의미입니다. 중국의 협력도 이끌어 내야 합니다. 특히 해상 차단과 관련한 부분인데, 최근 불법적인 방법으로 선박에 연료를 실어 북한에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제재 위반에 가담한 회사나 국가에 대해서는 반드시 강력한 조치를 내려야 한다는 것을 중국과 협의해야 합니다. 또한 동맹국들과 연합 미사일 체계를 구축해 미사일 요격, 혹은 스커드 미사일 보다 큰 북한 내 미사일에 대한 선제 타격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을 용납할 수 있는 단계는 이제 지났습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동맹국들 간 협력도 강화돼야 합니다. 사이버 공격은 경제와 지휘통제 관점에서 군사공격 못지 않은 큰 잠재적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을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다고 거듭 언급하셨는데요.

롱 전 차관보)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은 북한과 오랜 기간 협상을 하면서 현실적 관점 대신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믿음은 틀렸습니다. 북한은 공격적 행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나 숨진 미국인 청년, (천안함) 폭침으로 숨진 젊은이들, 한국에 대한 공격적 행동을 보십시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시리아에 화학무기를 판 것으로도 드러났습니다. 또 북한은 이란과 시리아에 미사일, 핵 기술을 확산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모든 ‘레드라인’ 가운데 북한이 위반하지 않은 것이 하나라도 있습니까? 북한은 모든 선을 넘었습니다.

기자) 그럼 미국이 지금까지 북한의 변화를 기대해온 이유는 뭘까요?

롱 전 차관보) 동맹인 한국과 일본 국민, 그리고 미국민의 희생을 매우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북한이 위협적이고 성공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고성능 잠수함을 개발하고 있는 현실에 눈감기 위해 한국이 정신을 차리기를 원했습니다. 북한이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는 이유도 있지만, 우리는 그들이 이런 개발을 스스로 해 내기 너무 어려울 것으로 착각했습니다.

기자) 북한의 비핵화가 정권 교체 없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롱 전 차관보) 김정은은 절대 미국 본토까지 도달해 초토화시킬 핵무기 개발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그럼 답은 이제 나왔을 겁니다.

메리 베스 롱 미 국방부 전 차관보로부터 북한의 위협과 문제 해결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안소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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