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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3.1절 기념사' 일본 반발...중국, 미 '타이완 여행법안' 항의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열린 제99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하고 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열린 제99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1일)이 99년전 한반도에서 일제강점에 항거하는 만세운동을 벌인 3 ·1절인데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위안부’ 현안과 독도(일본명 다케시마) 문제를 거론하면서, 일본 정부가 극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 의회가 타이완 여행법안을 최종 통과시킨 데 중국 정부가 항의했고요. 이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불법약물 파동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징계를 푼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오늘(1일)이 한국에서 3 ·1절로 기념하는 날이죠?

기자) 네. 지금으로부터 99년전인 1919년 3월 1일 전후, 일본의 식민지배에 저항하는 운동이 서울을 비롯해 평양과 진남포, 안주, 의주, 선천, 원산 등 한반도 주요지역에서 일어났습니다. 독립선언서를 발표하면서 수개월 동안 항거 움직임이 이어졌고,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근거가 되기도 했는데요. 한국에서는 해마다 오늘(1일)을 국경일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기념행사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행한 연설 내용에 일본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최근 긴장된 두 나라 관계가 더 어려워지는 양상입니다.

진행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오늘(1일) 3 ·1절 기념사, 어떤 내용이었나요?

기자) 일본 정부가 문제 삼는 부분은 두 곳입니다. ‘위안부’ 문제, 그리고 ‘독도(다케시마)’ 관련 언급인데요. 먼저, ‘위안부’ 현안과 관련, 오늘(1일)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제99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고 말해서는 안된다”며 “전쟁 시기에 있었던 반인륜적 인권범죄 행위는 끝났다는 말로 덮어지지 않는다”고 연설했습니다. ‘위안부’는 일제 한반도 강점 시절 동원돼 일본군을 성적으로 상대한 사람들인데요. 문 대통령이 이 문제를 “반인륜적 인권범죄”라는 강렬한 표현으로 비판하면서,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대처를 촉구한 겁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가 즉각 반발했다고요?

기자) 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문 대통령 연설 내용이 알려진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2015년 일·한 합의에서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했다"며 "문 대통령의 발언은 합의에 반하는 것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이런 일이 두 나라 사이에 계속 반복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가 끝나지 않았다고 하고, 일본 정부는 이미 끝난 일이라고 반박하는 일이 최근 되풀이되고 있는데요. 지난해 8월, 문 대통령은 취임 100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위안부’와 ‘징용공’ 피해자 등이 보상을 청구할 권리가 살아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은 지난 1965년 양국 국교 회복 당시 맺은 청구권 협정과 2015년 위안부 합의 등으로 “최종적으로 해결이 끝난일”이라고 맞섰습니다. 12월에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서, 다시 한번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또 즉각 반박했고요.

진행자) 얼마전 막을 내린 평창 동계올림픽 현장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지난달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행사장 인근에서 진행된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문 대통령이 '위안부 재단(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하지 않고 일본 측이 출연한 10억엔(미화 약 930만 달러)도 반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일본 정부 당국자가 말했지만, 청와대가 즉시 부인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오늘(1일)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놓고도, ‘위안부’ 현안에 대한 한국과 일본 정부의 극명한 의견 차가 다시 한번 확인됨에 따라, 이 문제를 둘러싸고 두 나라의 외교적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오늘(1일) 3 ·1절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이 ‘독도(다케시마)’를 언급한 것도 일본이 항의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오늘 연설에서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강점 당한 우리 땅”, “우리 고유의 영토”라며 “일본이 그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독도 문제를 언급한 것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과 2007년 이후 11년 만인데요. 오늘 문 대통령이 독도를 다시금 거론한 것은 최근 일본이 ‘다케시마’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한국 언론은 풀이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에 맞서 일본 정부가 밝힌 건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오늘 문 대통령의 발언을 포함해, 다케시마 영유권에 관한 우리(일본) 정부의 입장에 비춰 받아들일 수 없는 언동을 (한국 정부가) 반복하는 것은 극히 유감"이라며 "한국 측에 즉시 외교 경로를 통해 강하게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다케시마(독도)’를 둘러싼 외교적 갈등을 풀기 위해 일본 정부는 정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국 측이 응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다케시마(독도)’ 갈등 해소를 위한 일본 정부의 노력, 어떤 것이죠?

기자) 스가 장관은 일본이 “다케시마 문제를 평화적인 수단에 의해 해결하기 위해 1954년, 1962년, 2012년에 국제사법재판소에 맡길 것을 제안했지만 지금까지 한국 정부는 여기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일본 정부는 “대국적인 관점에서 끈질기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지난 21일 타이베이에서 제임스 인호프 상원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미국 의회 대표단을 면담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지난 21일 타이베이에서 제임스 인호프 상원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미국 의회 대표단을 면담했다.

진행자) 미 의회가 ‘타이완 여행법’안을 최종 의결했다고요?

기자) 네. 미 상원이 어제(28일), 미국과 타이완 정부 당국자들의 상호 방문과 협조를 허용·독려하는 것을 골자로 한 ‘타이완 여행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안은 앞서 지난 1월 역시 반대 없이 하원을 통과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공식 법으로 발효됩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1일) 정례브리핑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한 이 법안을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이미 미국 측에 엄중한 항의를 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화 대변인은 이어서, “중국과의 관계 훼손을 막기 위해 타이완 관련문제를 신중하게 다룰 것을 (미국 정부에)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법안에 서명하지 말라고 요구한 셈인데요.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앞서 이 법안이 미 하원을 통과했을 때 “앞으로 상원을 통과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해 발효시킬 경우 양국 관계에 엄중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까요?

기자) 법안이 상, 하원을 만장일치로 통과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미국 언론의 대체적인 예측입니다.

진행자) 당사자인 타이완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타이완 당국은 적극적으로 반기고 있습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실은 논평을 통해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우리(타이완)의 가장 중요한 우호국가 가운데 하나”라며, 타이완 여행법안 의결에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타이완 외교부도 환영 성명을 냈는데요. “(미국과) 상호 공통가치· 이익을 촉진하기 위해 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고, 미 당국에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반발하고, 타이완은 반기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타이완은 독립국가가 아니고 중국에 속한 지역이라서, 독자적으로 미국과 교류하면 안 된다는 게 중국 정부의 주장입니다. 여기에 반해 타이완은, 지난 2016년 차이잉원 총통 취임 이후 독립적인 외교주체로 인정받으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고요. ‘타이완 여행법’안이 위반했다고 중국 정부가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원칙이란, 국제사회에서 베이징의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타이완과 홍콩· 마카오 등 다른 체제를 운영중인 지역까지 아우르는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하는 개념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 의회가 ‘타이완 여행법’안을 추진한 배경은 뭐죠?

기자) 미국 정부는 지난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타이완과 외교관계를 끊었습니다. 이에 따라 방위조약도 폐기하고, 양측 정부 당국자들의 상호 방문과 교류도 제한했습니다. 미국에 있던 타이완 대사관은 타이완 경제문화대표부로 위상이 격하됐는데요. 이런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미 정치권에서 끊이지 않았습니다.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과 함께 법안을 발의한 스티브 샤봇(공화·오하이오) 의원은, 타이완과의 “정부 간 교류를 막는 상황은 미국에 모욕적”이라고 입법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여행법’이 공식 발효되면 미국과 타이완 당국 간 교류가 재개될 수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 법이 발효되면, 미군 고위 지도자들과 행정부 관료들이 타이완을 방문해서 당국자들과 회동할 수 있고요, 동시에, 타이완 관료들도 미국에 와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반드시 그래야한다는 의무 규정이 들어있는 것은 아니지만, 타이완 경제문화대표부를 비롯한 미국 주재 타이완 정부기구들이 미 당국과 협력을 원활히 진행하도록 돕는 내용도 명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타이완 언론은 차이잉원 총통의 공식 방미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르 쥬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위원장이 28일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알렉산드르 쥬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위원장이 28일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러시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 자격을 회복했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군요.

기자) 네, 국제올림픽위원회(ICO)가 28일,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에 대한 회원 자격 정지 조치를 해제했습니다. IOC는 성명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회원 자격이 28일을 기해 즉각 회복된다고 밝혔습니다. 알렉산드르 주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IOC가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며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IOC가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회원 자격을 정지시켰던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러시아가 지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국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도핑(불법 약물) 결과를 조작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IOC는 지난해 12월 러시아에 대해 중징계 조처를 내렸는데요. 러시아의 올림픽 회원국 자격을 정지하고,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도 허용하지 않은 겁니다. 하지만 추후 입장을 완화해 개인 자격의 출전은 허용했었습니다.

진행자) 평창 동계올림픽에 러시아 선수들이 몇 명이나 출전했었습니까?

기자) 총 168명인데요.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국가 중에서는 미국, 스위스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였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라는 국가 이름 대신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단(OAR)’이라는 특별 소속으로 출전해 메달 수여식 때도 국기 게양이나 국가 연주가 없었습니다. 이번 평창 대회에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단은 금메달 2개를 포함해 총 17개의 메달을 땄습니다.

진행자) IOC가 러시아의 회원국 자격을 다시 회복시킨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평창 대회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 168명의 도핑검사가 완료됐는데요.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에서는 도핑 위반 사례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IOC는 당초, 평창올림픽 폐막 전에 러시아의 회원국 자격을 회복시켜 폐막식 때는 러시아가 국가로 참가하게 하는 방안도 논의했었지만, 무산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폐회식에는 러시아 국기를 들고 입장할 수 있게 하려고 했던 거군요.

기자) 네, 하지만 대회 기간, 러시아 올림픽 선수단 소속으로 컬링 믹스더블 종목에 출전한 알렉산드르 크루셸니츠키 선수와 봅슬레이 종목의 나데즈다 세르게예바 선수가 도핑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임에 따라 없었던 일이 됐고요. IOC는 대신 더 이상 러시아 선수단의 도핑이 적발되지 않으면 러시아의 회원국 자격을 회복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평창 동계올림픽은 끝났지만 이제 3월9일부터 장애인올림픽대회, 패럴림픽이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까? 러시아 선수들, 패럴림픽에도 참가하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IOC는 당초 패럴림픽에도 러시아의 출전을 금지시키고 개인 자격의 출전만 허용했었는데요. 러시아의 올림픽 회원국 자격이 회복됐지만, 패럴림픽에는 중립 선수 자격으로 출전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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