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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개헌·정부개편안 확정...아프간, '탈레반'에 정전 제안


28일 중국 베이징 거리에 시진핑 주석의 모습을 담은 선전 벽보가 붙어있다.
28일 중국 베이징 거리에 시진핑 주석의 모습을 담은 선전 벽보가 붙어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오종수 기자와 함께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공산당이 국가 주석과 부주석 연임 제한을 없애는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국가기관 주요 조직 개편과 인사안도 확정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들여다보겠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이슬람 극렬단체 ‘탈레반’에 전쟁을 끝내자고 제안했고요. 이어서, 러시아인들이 옛 소련 독재자 스탈린을 재평가하고 있다는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공산당이 헌법 개정안을 확정했다고요?

기자) 네. 베이징에서 사흘동안 진행된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19기 3중전회)가 오늘(28일) 폐막했는데요. 회의 내용을 결산한 공보를 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공보는 '시진핑 사상'을 강조하면서 '당의 영도가 더욱 강력한 힘을 갖도록 해야한다'고 적은 뒤, 이를 위한 핵심 안건들을 3중전회에서 의결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일각의 비판 여론 때문에 공보에는 적시하지 않았지만, 헌법 개정안과 정부조직 개편안, 이와 관련된 인사 조치 등이 그 핵심 안건들입니다. 의결된 안건들은 3월5일 개막하는,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거쳐 확정됩니다.

진행자) 중국 공산당이 의결해 전인대에 넘긴 헌법 개정안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앞서 당이 인민일보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총 21개 조항을 고치는데요.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국가 주석과 부주석의 연임 제한을 없애는 내용입니다. 구체적으로, 현행 헌법 제79조 제3항에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부주석의 임기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임기와 동일하고, 연임은 2회를 넘지않는다’고 돼 있는데요. 여기서 ‘연임은 2회를 넘지 않는다’ 부분을 삭제하는 겁니다. 또 헌법 서언(서문)에 ‘시진핑 새 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지도 하에’라는 문구를 첨가하고요. ‘감찰위원회’를 국가기관으로 세우는 내용도 새로 넣었습니다.

진행자) 국가주석이 3차례 이상 연임할 수 있게 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19기 3중전회 개막에 맞춰 당이 개헌안을 공식 제안했을 때,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을 위한 조치라는 비판이 비등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대로 의결해서 전인대에 넘긴 건데요. 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통과된 안건을 전인대가 부결시킨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에, 개헌안을 비롯한 이번 3중전회 결의 사항은 그대로 확정될 전망입니다. 이와 관련, 당국은 개헌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는데요,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오늘(28일)자 사평에서 “개헌안에 대한 비난 여론은 중국 굴기를 견제하려는 서구의 악랄한 비방”이라면서, “거세지는 견제와 압박에 맞서 모든 중국 사회가 단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CCTV가 제작한 애국주의 영화 '대단하다 우리나라'가 오는 금요일(2일) 중국 전역에서 개봉하는데요. 시 주석 집권 5년의 성과를 다룬 다큐멘터리입니다.

진행자) 개헌안과 함께 정부조직 개편안도 전인대로 넘겼다고요?

기자) 네. 근래 최대 규모로 파악되는 정부 조직개편과, 이와 관련한 주요 기관장 등 인사안도 확정해서 전인대에 제출했는데요. 공보에서 개헌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조직개편과 인사안의 구체적인 내용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주요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측근으로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맡아온 왕치산이 국가 부주석에 내정된 것으로 보도했습니다. 왕 전 서기는 앞으로 외교를 총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최근 확장세가 주춤하고 있는 다자간 경제협력 사업 ‘일대일로’와, 미국과의 통상 마찰 등 대외 현안이 쌓여있기 때문에 시 주석의 의중을 잘 아는 왕 전 서기에게 막중한 책임을 맡기는 것으로 중국어권 매체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부주석 외 주요 인사안은 어떤 게 있나요?

기자) 이른바 ‘시코노믹스’, 시진핑 경제정책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류허 공산당 중앙재경영도소조 주임이 국무원 부총리를 맡을 전망입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신문은 “시 주석이 왕치산에게 외교를, 류허에게 경제를 맡겨 집권 2기 구체적인 성과를 냄으로써 장기집권을 위한 명분을 만들려는 구상을 가진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 모두 시진핑 주석이 크게 신뢰하는 인물로 알려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류 주임은 어제(27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데요. 시 주석의 특명을 받고 미국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 통상 갈등 해소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하지만,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가능하게 하는 개헌안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이를 백악관에 설명하는 임무도 함께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홍콩의 '명보'와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헌법 개정안과 정부 고위 인사안, 전인대가 확정하게 되는 거죠?

기자) 네. 매년 봄에 의회 격인 전인대와 국정자문기관인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두 행사가 동시에 베이징에서 열리기 때문에, 보통 ‘양회’라고 부르는데요. 오늘(28일) 주요 관영매체들은 베이징 시창안가 북쪽에 종합취재센터가 문을 연 소식을 알리며, 중국 최대 정치행사를 위한 본격적인 분위기 조성에 나섰습니다. 종합취재센터에서는 내외신 기자 3천여명이 활동하면서 '양회' 결정 사항들을 세계 각국에 전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양회 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자) 정협이 오는 토요일(3일) 먼저 개막합니다. 이어, 이틀 뒤인 5일 전인대가 시작되는데요. 전인대에서는 앞서 소개해드린 개헌안과 인사안을 추인하는 외에, 국무원 총리와 부총리, 국무위원, 장관급인 각 부 부장 등 행정부 주요 인선을 최종 결정하고요, 전인대 상임위원장과 부위원장도 선출합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28일 '카불 프로세스' 개회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28일 '카불 프로세스' 개회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자고 ‘탈레반’ 측에 제안했다고요?

기자) 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17년 동안 전쟁을 계속해온 이슬람 극렬조직 ‘탈레반’에 정전 협의를 제안했습니다. 가니 대통령은 오늘(28일) 대통령궁에서 열린 '카불 프로세스' 평화회의 연설을 통해, 탈레반을 합법적인 정당조직으로 인정할 의향이 있고, 이들이 정전협정에 동의할 경우 구체적인 논의를 진전시키겠다고 밝힌 것으로 영국 신문 ‘가디언’과 미국의 CNN방송을 비롯한 주요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과 정전협정을 맺기 위한 선제 조치도 공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간 당국에 억류 중인 탈레반 포로를 석방하고 여권 발급 제한 등 제재를 풀어 자유롭게 출입국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가니 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대화가 진전되면 탈레반 측을 배려해 아프간 헌법도 고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상당히 적극적인 대화 제안인데, 배경은 뭔가요?

기자) 최근 탈레반이 협상 의사를 보인데 응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양 측은 오래전부터 교섭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는데요. 가니 대통령은 오늘(28일) 입장을 밝히면서, “평화를 위한 제안이고, 어떠한 조건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탈레반을 테러조직이 아닌 정치적 실체로 인정하고 평화 회복 노력에 동참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당국과 17년 동안 전쟁을 벌이고 있는 ‘탈레반’, 어떤 조직인가요?

기자)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 건설을 목표로 내세운 무장 정치조직입니다. 지난 1996년 아프간에서 정권을 잡았지만, 9·11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 등을 지원하고 숨겨준 사유로 2001년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에 의해 축출됐는데요. 이후에도 주요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아프간 새 정부에 저항해왔고요. 갖가지 자살폭탄 공격을 비롯한 테러를 저지른 뒤 이웃나라 파키스탄으로 은신하는 등 영향력을 유지해왔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이 이번 제안에 응하면, 평화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탈레반이 제안을 받아들일지가 불투명합니다. 탈레반은 줄곧 대화 조건으로 외국 군대 전면 철수 등을 주장했는데요. 아프간 당국은 그런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같은 상황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오늘(28일) 아프간 대통령의 정전협의 제안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반응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최근 탈레반 측이 협상 의사를 보인 데 대해, 미 국무부는 “테러 행위를 중단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 미군 증파 계획을 밝혔고요, 지난달에는 테러활동으로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탈레반과의 대화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모스크바 광장에서 옛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생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모스크바 광장에서 옛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생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러시아에서 옛 소련의 독재자 '이시오프 스탈린'에 대한 긍정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이오시프 스탈린은 1930년대부터 1953년 사망할 때까지 이른바 '공포정치’로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옛 소련의 독재자인데요.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러시아에서 스탈린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스탈린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러시아의 한 여론조사 기관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스탈린은 러시아의 가장 위대한 인물로 뽑혔습니다.

진행자) 스탈린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매년 상승하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강한 러시아’를 내세우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책, 또 경제난과 부정부패 등에 지친 러시아인들의 염증이 이런 현상을 낳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은 스탈린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은 스탈린을 '복잡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는데요.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킨 책임을 물어 스탈린을 악마화할 수도 있고, 또 반면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독일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공적을 높게 평가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스탈린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평가는 전체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 통치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반감을 희석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스탈린을 다룬 영화도 러시아에서 상영이 금지됐다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의 아만도 이아누치 감독의 '스탈린의 죽음'이라는 제목의 영화인데요. 러시아 문화부가 지난주 상영 허가를 취소하면서 스탈린에 대한 찬반 논란이 더 한층 가열됐습니다.

진행자) 상영을 금지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당초 러시아 문화부는 상영을 허가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의 유명 영화감독 니키타 미할코프 등 유력 문화계 인사와 정치인들이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문화부 장관에게 영화 개봉을 금지해달라는 호소문을 보내면서 허가가 취소된 겁니다. 이들은 영화가 스탈린에 대한 찬반 극단주의를 조장할 위험이 있고, 당시 전쟁을 지휘한 소련군 사령관들과 군인들을 모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스탈린에 대한 평가, 1991년 소련 연방이 해체된 후 혐오의 대상이 됐던 것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옛 소련 해체 후 철거됐던 스탈린의 흉상이 다시 세워지거나, 스탈린 시대의 모습을 재현하는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저희 VOA 기자가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에서 만난 한 젊은 스탈린 지지자는 과거 스탈린의 압제를 받았던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에는 분명 견해차가 존재한다면서, 이런 세대 간의 간극을 좁히려는 노력을 하고 싶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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