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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판문점 중립국감독위 전 스웨덴 대표] “남북 군사회담 통해 신뢰 구축해야, 연합훈련 중단 안 돼”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본부에서 스웨덴 대표인 매츠 앵그먼 공군 소장

남북 군사회담은 긴장 완화를 위해 필요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을 대가로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직 스웨덴 장성이 말했습니다. 지난해 5월까지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스웨덴 대표를 지낸 마츠 앵그먼 전 스웨덴 공군 소장은 14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남북한 간 의도하지 않은 충돌을 예방하고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적어도 남북 대화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역 후 스웨덴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 특임연구원으로 활동하는 앵그먼 전 소장을 김영권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먼저 청취자들을 위해 본인을 간단히 소개해 주시죠

앵그먼 전 소장) “제 이름은 마츠 앵그먼입니다. 최근 스웨덴 공군에서 소장으로 전역했습니다. 2015년 4월부터 작년 5월까지 2년 동안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스웨덴 대표를 맡은 게 제 마지막 임무였습니다.”

기자) 중립국감독위원회에서 주로 어떤 임무를 수행하셨습니까?

앵그먼 전 소장) “중립국감독위원회는 매우 작은 기구입니다. 원래는 4개 나라로 구성됐었습니다. 1953년 정전협정과 함께 북측이 추천한 폴란드와 체코슬로바키아, 유엔이 추천한 스웨덴과 스위스였습니다. 스웨덴과 스위스는 정전협정의 준수와 이행을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감독하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중립국감독위원회는 유엔군사령부의 명령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기자) 중립국감독위원회에서 활동하시는 기간에 북한의 많은 핵·미사일 도발로 긴장이 고조됐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북한의 올림픽 참가 등으로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약간 해빙 분위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남북 군사실무회담 재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데, 현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앵그먼 전 소장) “저는 현 상황을 좀 더 장기적 관점에서 짚어보고 싶습니다.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특히 지난 2013년부터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긴장이 점진적으로 높아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있었던 2015년부터 작년까지는 긴장과 수사, 도발이 더 많이 증가했었죠. 그렇기 때문에 일단 남북한이 대화를 재개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대화가 어떻게 끝날지는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북한의 비핵화란 어려운 사안을 제기하기 위해서 사전 작업으로 이런 방식의 대화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자) 하지만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평화 공세를 펴는 북한 정권의 의도에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미사일 포기를 위해 가하는 최대의 제재압박을 피하고 핵·미사일을 완성할 시간을 벌기 위해, 또 미-한 동맹을 이간질하기 위해 잠시 평화공세를 펴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런 의도와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앵그먼 전 소장) 저의 핵심 우려는 ‘의도’라는 단어가 아닙니다. 저는 북한이나 미국, 한국 모두 현 상황에서 상대에게 군사 공격을 할 의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쪽이든 무력을 선택할 경우 너무 많은 위험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더 우려하는 것은 의도하지 않게 폭력(충돌)이 발생하는 상황입니다. 각 나라의 특정 의도가 아니라 사람들, 그러니까 인적 요인으로 예기치 않은 충돌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는 겁니다. 물론 일각에서 제기하는 선제 타격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겠지만, 그런 것은 제가 가장 우려하는 게 아닙니다. 현재 비무장지대(DMZ)에는 엄청난 재래식 무기와 군사력이 집중돼 있습니다. 그래서 늘 긴장 상태에 있기 때문에 작은 사고라도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발전할 우려가 큽니다. 그래서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조치들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이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수개월째 하지 않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남북 대화를 통해 관리될 수 있을까요?

앵그먼 전 소장) 저는 북한 정권이 계속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게 북한 정권의 전략적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신뢰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갖게 위해서 계속 시험을 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는 추가 탄도미사일 시험과 심지어 핵실험도 보게 될 겁니다. 그것은 필연적 상황이고 그래서 미-한 연합훈련도 계속될 것으로 봅니다.

기자) 그래서 중국이나 러시아는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과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하자는 제안을 합니다. 물론 미 국방부는 이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앵그먼 전 소장) “한국이든 미국이든 스웨덴이든 군대는 모두 훈련이 필수입니다. 훈련은 군대가 수행하는 임무의 일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군대가 훈련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겁니다. 군사 역량을 강화하고 준비태세 유지를 위해 훈련은 반드시 필요한 겁니다. 물론 이런 훈련 내용은 이웃 나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통보할 수 있습니다. 훈련 범위와 목적, 전개 방법 등을 국민, 국제사회와 소통하는 거죠. 저는 미국과 한국이 이런 대규모 훈련을 할 때마다 북한 정권이 “도발”이라며 얼마나 거칠게 비난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과 한국은 북한에 연합훈련은 연례적 방어 훈련이자 자연스러운 기본 훈련으로 북한에 어떤 위협도 가하지 않는다고 꾸준하게 말해야 합니다. 직접 훈련 과정을 지켜본 저로서는 미-한 연합군사연습이 자연스러운 훈련으로 공격적이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 측과 이런 연합훈련 우려에 관해 직접 대화한 적이 있으신가요?

앵그먼 전 소장) “아니요. 그것은 중립국감독위원회에서 저의 역할이 아니었습니다. 북한은 중립국감독위원회를 1995년부터 공식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감스럽게도1995년부터 중립국감독위원회는 북한과 어떤 대화나 접촉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 북한은 소련 붕괴로 공산 동맹이 와해하자 북측 중립국이었던 체코슬로바키아와 폴란드를 추방하고 1995년에 북측 중립국감독위원회 사무실을 닫았다)

기자) 그럼 많은 전문가들의 전망대로 올림픽 뒤에 다시 긴장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을 텐데, 남북 군사회담이 그 전에 재개되면 어떤 것들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앵그먼 전 소장) “미국과 한국이 연합훈련 방식이나 규모를 약간 수정해서 북한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훈련을 중단하는 게 아니라 훈련에 약간 변화를 주는 것이죠. 동결 대 동결(쌍중단)은 현 상황에서 합의가 어렵기 때문에 작은 발걸음을 하면서 투명성에 기반을 둔 신뢰구축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비무장지대에서 서로에 대한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면서 미-한 연합훈련에 약간 변화를 주는 게 신뢰구축 과정이 될 수 있겠죠.

기자) 북한은 세계 최악의 폐쇄국가이고 한국은 인권과 정보 자유를 누리는 상황에서 상호성에 근거해 서로 방송을 중단하는 것은 북한 주민과 군인들에게 평등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앵그먼 전 소장) “저도 북한 지도자나 수뇌부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논리를 이해합니다. 하지만 확성기는 비무장지대에서 하는 것이고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군인들입니다. 군인들에게 전하는 확성기 방송이 정말로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증명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제가 심리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말씀 드리기 좀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저도 비무장지대에 있어 봤지만, 확성기 방송이 하루에 몇 시간씩 나오고 잠잘 때도 나오면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게다가 방송 내용이 매우 공격적이면 서로에게 역효과를 초래할 우려도 있죠. 비무장지대 군인들은 모두 늘 긴장돼 있기 때문에 이런 확성기 방송이 전문적인 판단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미국과 한국은 대북 대응에 있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두 나라에 어떤 조언을 하고 싶으신가요?

앵그먼 전 소장) “제가 미국이나 한국정부에 뭔가 조언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분석적인 차원에서 말씀 드리면 북한과의 협상에는 항상 위험이 따릅니다.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위해 시간을 벌려고, 혹은 제재 회피를 위해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고 고위급 대표단을 서울에 파견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하는 것에 대해 진정성을 확인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여러 전문가가 비난하는 것처럼 지금의 행보가 그저 선전의 일환인지 아니면 정말 관계 개선에 변화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화는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저는 남북 대화를 환영하고 지지합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1950년대부터 계속된 아주 복잡한 사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인내가 필요합니다. 또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멋진 여정일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관련국들에 창의성과 지구력, 지식이 필요할 겁니다.

지난해까지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스웨덴 대표를 지난 마츠 앵그먼 예비역 공군 소장으로부터 위원회의 활동과 현 한반도 상황에 관한 견해를 들어 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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