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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북한, 지난해 중국산 곡물 수입 3배 이상 급증


북한 접경도시 신의주에서 주민들에게 밀가루 포대를 나눠주고 있다. 압록강 건너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모습. (자료사진)
북한 접경도시 신의주에서 주민들에게 밀가루 포대를 나눠주고 있다. 압록강 건너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모습. (자료사진)

북한이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곡물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밀가루와 옥수수 수입이 급증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현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 한 해 중국으로부터 총 17만 6천195t의 곡물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 연구원장이 중국 해관총서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는 전년도 (2016년) 5만4천683t의 곡물을 수입했던 것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규모입니다.

수입 규모는 총 6천 7백33만 달러로 전년도 2천971만 달러보다 2.3배 증가했습니다.

북한이 수입한 곡물은 밀가루가 전체의 46%인 8만1천654t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옥수수 5만 878t, 쌀 3만6천408t, 전분, 두류 순이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옥수수 수입량은 전년도 3천125t에 비해 16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전년도에 7천여 t 에 그쳤던 밀가루 수입도 지난해 8만2천여 t로 1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지난 12월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곡물량도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12월 밀가루 수입은 2만 5백여t 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권태진 원장은 지난해 국제사회 대북 제재로 북-중 접경 지역의 단속이 강화됨에 따라 비공식 곡물 수입 길이 제한되면서 공식적인 곡물 수입이 증가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6월 이후에 곡물 수입이 급증했는데, 물론 계절적으로 수입이 증가할 시기와 일치하기도 합니다. 식량 수입을 많이 해야 할 시기에 중국이 북-중 접경지대 단속을 강화하면서 어쩔 수 없이 공식 수입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실제로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북한의 중국산 곡물 수입량은 평균 3천여t 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6월에는 2만3천 132t으로 전달보다4배 이상 증가한 데 이어 매달 평균 2만3천여 t의 곡물을 수입했습니다.
권 원장은 다만 지난해 북한 장마당 내 곡물 가격이 꽤 안정적이었던 점에 미뤄볼 때 비공식 곡물 수입이 전혀 없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권 원장은 특히 지난해 쌀 수입량이 줄고, 밀가루와 옥수수 수입 비중이 늘어난 것은 북한 주민들의 소득 수준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이것은 결국 시장이 침체가 되면서 수입원이 줄어들게 됨으로써 보다 싼 곡물인 옥수수라든지 밀가루에 몰리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 제재의 영향으로 석탄 중심의 시장 구조가 가공식품 쪽으로 변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최근 북한의 식생활, 식품 생산이 가공식품 쪽으로 많이 몰리게 됐고, 또 한 가지는 시장의 핵심적 역할을 해왔던 석탄을 비롯한 주요 수출품 중심의 시장 구조가 국제 제재에 의해 침체되고 다른 대안을 찾다 보니 식품을 판매하는 쪽으로 수입이 몰리면서 밀가루 수입이 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권 원장은 지난해 곡물 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며 올해 중국으로부터 곡물 수입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 농촌진흥청 김영훈 선임연구원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녹취: 김영훈 연구원] “2017년도 식량 생산량이 2016년에 비해 조금 줄어든 것으로 통계가 나오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국제 통계 모두 2~3% 감소한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국내 생산에 의한 공급량이 줄어드니까 국제사회로부터 곡물 수입이 증가할 수밖에 없겠죠.”

앞서 한국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을 전년에 비해 2% 가량 감소한 471만t으로 추정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북한 지역 기상과 병충해 발생, 비료 수급 상황, 국내외 연구기관 작황 자료, 위성을 이용한 원격탐사 결과 등을 분석해 발표한 ‘2017 북한의 곡물 생산량’ 추정치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에서 생산된 곡물은 쌀이 219만t으로 가장 많고, 옥수수 167만t, 감자류 53만t, 콩류와 잡곡류 17만t, 보리류 15만t 순입니다.

한편 북한이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총 비료량은 14만2천여 t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0%가량 감소했습니다.

권 원장은 지난해 비료 수입량이 감소하긴 했지만, 평년에 비해서는 증가한 규모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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