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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북한 6차 핵실험 `유발 지진’ 이미 9차례...추가 핵실험시 지하갱도 붕괴 가능성


지난해 3월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 디지털 글로브, 38노스 공동제공.
지난해 3월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 디지털 글로브, 38노스 공동제공.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유발 지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제(8일)도 규모 2.7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이 달 들어서만 두 차례 발생했는데, 추가 핵실험이 실시될 경우 지하갱도가 붕괴할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먼저, 길주군 일대에서 발생하고 있는 `유발 지진’이란 게 뭔가요?

기자) 지진은 크게 자연 지진과 인공 지진으로 나뉘는데요, 인공 지진이란 땅속에서 화약을 폭발시키거나 지하 핵실험 등으로 인해 일어나는, 지진과 유사한 현상을 말합니다. 유발 지진은 인공 지진은 아니지만 인간의 행위가 원인이 되는 지진으로, 6차 핵실험 이후 풍계리 인근에서 계속되고 있는 지진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가령 깊은 우물에 많은 물을 주입하거나 높은 댐을 만들어 저수했을 때 그 부근에서 유발 지진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실시한 지 다섯 달이 넘었는데도 아직 그 여파로 인한 지진이 발생하는 게 통상적인 상황인가요?

기자) 특별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풍계리 일대의 유발 지진은 6차 핵실험으로 땅의 응력이 깨지면서 지반이 불안정해진 게 원인인데요, 유발 지진은 깨진 응력을 다시 맞춰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고, 이 과정이 통상 6개월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일단 응력이 균형을 되찾은 뒤에는 더 이상 유발 지진 현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지난해 9월3일 이었으니까, 다음달 이후에는 길주군 일대에서 더 이상 유발 지진이 일어나지 않겠군요?

기자)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풍계리 핵실험장이 붕괴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북한은 2006년 이후 총 6차례의 핵실험을 모두 풍계리에서 실시했는데요, 특히 수소탄 실험이었던 6차의 경우 인공 지진의 규모가 6.3으로, 중국과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도 진동이 감지됐을 정도입니다. 이로 인해 핵실험장이 위치한 길주군 만탑산이 암석 등이 깨지고 산 사태가 발생하는 `피로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진행자) 지금 상태에서도 핵실험장이 붕괴될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추가 핵실험이 실시될 경우 그런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지하갱도에 남아 있던 방사능 물질이 유출되면서 대기와 지하수를 오염시키게 됩니다. 일부에서는 길주군 일대 주민들이 이미 이유를 알 수 없는 통증을 겪고 있거나, 장애아를 출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의혹 때문에 한국 통일부가 한국에 입국한 길주군 출신 탈북자들을 상대로 방사능 피폭 검사를 실시했지요?

기자) 네, 길주군 출신 탈북자 30명을 상대로 체내에 방사능 물질이 존재하는지를 검사해 지난해 말에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4명에게서 피폭 의심 소견이 나왔지만 핵실험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한국 통일부는 밝혔습니다. 검사 대상자들의 연령과 흡연력 등 여러 교란변수로 인해 원인을 단정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방사능에 노출되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노출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그 피해는 심각하고,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탈모와 불임에서 혈액, 위와 대장, 뇌와 척수 손상, 그리고 갑상샘암 등 각종 암이 유발되는 건 물론 유전자 돌연변이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핵실험 때마다 발표를 통해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방사성 물질 누출이 전혀 없었고, 주변 생태환경에도 아무런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방사능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더라도 핵실험장 인근의 지하수와 토양을 오염시켰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진행자) 길주군 일대에서 지금까지 9차례 발생한 유발 지진에서 특징적인 현상이 있나요?

기자) 모두 핵실험장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고, 규모는 2.5 안팎이었습니다. 첫 지진은 9월 23일 발생했는데요, 이날 불과 몇 시간 간격으로 1차와 2차 지진이 있었습니다. 이어 10월 3일에 3차, 12월 2일 4차, 그리고 5일 다섯 번째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6차와 7차는 12월 9일 오후 3시와 5시에 잇따랐고, 8차는 지난 6일, 그리고 어제(9일) 9차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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