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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17일간 열전 돌입...'미-중 안보 대화' 상반기 개최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렸다.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렸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이 드디어 막을 올렸습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워싱턴을 방문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만나 무역 현안과 북핵 위기, 양안 문제 등에 대한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반인도적 범죄' 혐의 예비 조사에 착수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평창동계올림픽이 드디어 막을 올렸군요?

기자) 네. 오늘(9일) 한국의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개회식과 함께 본격적으로 겨울철 올림픽이 시작됐습니다. 개회식에서는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를 앞세운 채, 92개 나라 선수단이 한글 가나다순으로 입장했고요. 남북한 선수단은 '코리아(KOREA)'란 이름으로 마지막 순서에 공동 입장했습니다. 2010년 밴쿠버 대회 여자 피겨스케이팅 금메달, 2014년 소치대회 은메달 수상자 김연아가 스케이트를 탄 채 성화대에 불을 붙였는데요, 성화를 전달한 사람들은 남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박종아(남측), 정수현(북측)이었습니다. 성화가 올림픽스타디움에 도착할 때까지 평창군 내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중국 유명배우 청룽(성룡) 등이 주자로 나섰습니다.

진행자) 이번 개회식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해 여러 나라 정부 고위 관리들이 참석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각국 고위급 대표단과 2만5천여 관중이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을 메운 가운데, 개최국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개회 선언을 했습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부인 캐런 여사가 문재인 한국대통령-부인 김정숙 여사 바로 옆에 자리했고요. 오늘(9일) 전용기편으로 한국에 도착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도 가까운 좌석에서 개회식을 함께 지켜봤습니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한정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프랑크 발터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등도 주변에 앉았습니다.

진행자) 북한에서 간 응원단도 개회식에 참석했다고요?

기자) 네. 북한에서 파견한 응원단이 오늘(9일) 개회식에서 북한 선수들을 응원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들은 한반도기와 인공기를 번갈아 흔들면서 ‘밀양 아리랑’, ‘설날’, ‘고향의 봄’ 같은 노래를 합창했습니다. 식전 행사에서 북한 태권도시범단이 무대에 오르자 구호를 외치며 환호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대회가 역대 최대 규모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23번째 겨울철 올림픽인 이번 대회에는 92개국 2천900여 명 선수들이 참가했는데요. 참가국 수와 선수 규모, 세부 경기 숫자에서 가장 많았던 4년 전 러시아 소치 대회를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각국 선수단은 '하나된 열정'이라는 대회 구호 아래 강원도 평창과 강릉, 정선 일대 12개 경기장에서 오는 25일까지 15개 종목 102개 세부 경기에 참가합니다.

진행자) 선수단 규모가 가장 큰 나라는 어디인가요?

기자) 미국입니다. 남녀 242명의 선수를 파견했는데요. 이번 대회 참가국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뿐 아니라, 역대 겨울철 올림픽에 참가했던 어느 나라 선수단보다도 많은 인원입니다. 이번 대회에는 겨울철 스포츠 강국인 러시아 선수들이 불법 약물 파동으로 나라를 대표하지 못하고, 약물과 무관한 사람만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는데요. 따라서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노르웨이와 함께 유력한 종합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선수들이 출전 금지에 항의도 했다고요?

기자) 네.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였다가 러시아로 귀화한 뒤 지난 소치 대회에서 크게 활약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 등이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금지 조치에 반발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는데요. 매튜 리브 중재재판소 사무총장은 오늘(9일) 평창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 선수 32명이 지난 6일 낸 제소를 기각했고, 지난 7일 제소한 선수 15명의 요청도 기각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출신 선수들은 결국 169명만 나라 이름 대신,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라는 뜻의 영문 약자 'OAR' 표기를 내세워 참가합니다.

진행자) 북한 선수들은 몇 명이 어떤 종목에 참가하나요?

기자) 북한은 피겨스케이팅을 비롯한 5개 종목에 22명이 참가합니다. 종목별로 보면, 한국과 단일팀을 구성한 여자 아이스하키에 12명이 나서고요. 피겨스케이팅 페어에 렴대옥-김주식 조가 출전하는 한편, 쇼트트랙에서는 남자 1,500m의 정광범과 500m 최은성이 참가합니다. 그리고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한춘경, 박일철, 리영금, 알파인 스키에 최명광, 강성일, 김련향이 나섭니다.

진행자) 개회식에 앞서 일부 경기가 열렸다고요?

기자) 네, 피겨 단체전 등 일부 종목 경기가 열렸는데요, 얼음판에서 돌을 미끄러뜨리는 ‘컬링’ 믹스더블에서는 미국의 베카 해밀턴-맷 해밀턴 조가 개최국인 한국의 장혜지-이기정 조에 패했습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8일 워싱턴 국무부 건물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8일 워싱턴 국무부 건물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양제츠 중국 국무위원을 만났군요?

기자) 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어제(8일) 워싱턴을 방문한 중국의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만났습니다. 양 위원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상관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명을 받아 외교를 책임지는 사람인데요. 두 나라 외교 책임자들은 이날 실무오찬을 겸한 비공개 회동에서 무역 현안과 양안 문제, 그리고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등을 놓고 깊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자세히 들어보죠.

기자) 먼저 무역 현안에 대해, 두 사람은 “공정하고 호혜적인 경제적 관계를 성취할 필요에 대해 논의했다”고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이 회동 직후 브리핑했습니다. 반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양 위원이 틸러슨 장관에게, 양국이 서로 시장 개방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무역 분쟁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발언을 중점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을 강조한 반면, 중국은 시장을 열라고 요구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 측의 이런 입장 차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한국산 세탁기, 태양광 패널 등에 발동시킨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와 관련 있는 것으로 경제 매체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해당 제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로 미국 시장 진출이 크게 제한되는 상황에 중국 측은 꾸준히 항의해왔는데요. 중국 당국은 이에 맞서 최근 미국산 수수에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현재 중국과의 무역이 불공정하다고 보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정부는 줄곧 중국에 대해 ‘무역 불균형’ 문제를 제기해왔는데요. 중국 기업들이 미국과 교역에서 보는 과도한 흑자, 바꿔 말해 미국의 지나친 적자를 시정하라고 요구한 겁니다. 하지만 지난 해에도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약 3천7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8.1%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무역 현안에서는 입장 차가 있는데, 두 사람이 합의한 내용은 없나요?

기자) 이날(8일)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올 상반기 중에 중국에서, 주요 현안을 처리할 제2차 미-중 외교안보대화를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또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압박을 지속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약속을 재확인했고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계속해서 존중한다는 데도 뜻을 모았습니다.

진행자)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배경은 뭔가요?

기자) 현재 미 의회가 타이완과의 교류를 강화하고, 타이완의 국제기구 참관을 돕는 법안 두 개를 처리 중인데요. 양 위원이 이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중국 정부는 관련 현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틸러슨 장관에게 밝혔습니다. 양 위원은 “(미-중) 상호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이 문제에 역할을 해달라고 틸러슨 장관에게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미 의회가 처리중인 타이완 관련 법안 두 개,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먼저 ‘타이완 여행법안’으로 불리는 H.R. 535는 미국 정부 관료들과 군 관계자들이 타이완을 방문해서 당국자들과 회동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요. 동시에, 타이완 관료들도 미국에 와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타이완 경제문화대표부를 비롯한 미국 주재 타이완 정부기구들이 미 당국과 협력을 원활히 진행하도록 돕는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관련 법안인 H.R. 3320은 타이완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옵서버’(참관국) 지위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미 국무장관이 관련 계획을 수립하게 하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법안 처리가 어느 정도 진행됐나요?

기자) 두 법안 모두 지난달 하원 본회의를 통과했고요. 상원으로 보낸 가운데, 상원외교위원회는 엊그제(7일) ‘타이완 여행법안’, H.R. 535를 먼저 의결해 본회의에 넘겼습니다. 루 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들 두 법안이 하원에서 의결된 직후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는데요. 양제츠 국무위원도 어제 틸러슨 장관과의 회동에서, 이들 법안이 “타이완 독립 추진 세력에게 그릇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미국 형사재판소 ICC 건물.
네덜란드 헤이그의 미국 형사재판소 ICC 건물.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반인도적 범죄' 혐의에 대한 예비 조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산하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두테르테 대통령의 인권 관련 범죄 혐의에 관한 예비 조사를 시작했다고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이 8일 밝혔습니다. 파토우 벤소우다 ICC 검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 필리핀의 상황과 신중하고 독립적이며 치우치지 않는 검토 후에 예비조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ICC가 두테르테 대통령을 조사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지난해 4월, 필리핀의 인권변호사인 후데 사비오 씨가 두테르테 대통령과 적어도 11명의 필리핀 고위관리들을 ICC에 고발했기 때문입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2016년 6월 취임한 후, 마약 범죄 용의자들을 비롯한 범죄 용의자 수천 명을 적절한 사법 절차 없이 지속적으로 즉결 처형했다는 게 고발 이유입니다.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후 약 19개월 동안 대부분 도시 빈곤층 4천 명이 필리핀 당국의 초강경 마약 단속 중 살해돼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러왔는데요. 인권 단체들은 정부 발표치보다 2배 가까운 사람들이 살해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 야권에서도 ICC의 조사를 촉구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상원의원과 게리 알레하노 하원의원도 ICC에 추가 서한을 보내 ICC의 수사를 촉구했는데요. 하지만 헤리 로케 필리핀궁 대변인은 이들을 "국내의 적들'이라고 부르면서 ICC는 사법권이 없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필리핀의 초사법적 단속 행태에 우려를 표명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미국은 필리핀의 즉결 처형식 단속 행태에 우려를 표명했는데요. 이에 대해 두테르테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막말을 하는 외교적 결례를 한 적도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지난해 11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 당시 만났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필리핀에 대한 비판은 피하는 분위기였고요. 양국 관계가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는 훨씬 우호적인 분위기라는 게 분석입니다.

진행자) ICC의 '예비 조사'라면 정확히 어떤 단계를 말하는 건가요?

기자) 네, 예비조사를 통해 의혹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전면적인 조사로 확대될 수 있고요. 여기서 검찰의 기소와 정식 재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하지만, 그 비율은 매우 낮은 편입니다. ICC는 지난 2002년에 유엔안보리의 결의로 탄생했는데요. 그간 1만2천 건의 고발이 접수됐지만, 정식 기소된 건 9건에 불과하고요. 대부분, 아프리카 전임 지도자나 반군 군벌들이어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ICC가 예비 조사에 착수한다는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헤리 로케 대변인은 "시간과 자원 낭비라고 보고 있다"며 이번 예비조사로 모든 게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케 대변인은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러한 반인권 비난에 지치고 진저리를 내고 있다면서, 오히려 국제사법재판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어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ICC가 필리핀과 함께 베네수엘라에 대해서도 예비조사에 들어간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토우 벤소우다 ICC 검사는 베네수엘라에서는 2017년 4월 이후 정부의 경찰 공권력이 "시위대를 해산하고 진압하는 데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몇몇 야당 지도자들을 억류하고 학대한다는 의혹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국제유가 하락 등에 따른 경제난으로 지난해 4월부터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져 지금까지 100여 명이 숨졌는데요. 트럼프 행정부는 좌파 사회주의 정권인 마두로 정부의 독재 정치를 비판하며 미국 금융권이 베네수엘라 정부나 국영기업과 채권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금융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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