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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식시장 동반 급락...아세안 "남중국해 군사화 우려"


5일 일본 도쿄 증권회사 전광판에 걸려있는 주식 시세표가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5일 일본 도쿄 증권회사 전광판에 걸려있는 주식 시세표가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세계 주요 증권시장이 며칠 동안 동반 급락했습니다. 자금 흐름도 바뀌고 있는데요,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무장관 회의에서 한반도 대화 분위기 조성과 남중국해 비군사화를 촉구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했고요. 이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키나와 미군 비행장 이전 의지를 재확인한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세계 주요 증권 지수가 크게 떨어졌다고요?

기자) 네. 오늘(6일) 장을 마감한 일본과 홍콩 증권시장이 4~5% 급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지난주 금요일(2일)부터 오늘까지 3 거래일 연속으로 1% 이상 하락률을 기록하면서 올해 상승분을 전부 없앴는데요. 전날 영국 런던증권시장이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유럽 주요증시도 대부분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그런 거죠?

기자) 미국 증시 하락 때문입니다. 지난주 미국 뉴욕증권시장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금요일(2일) 2.5% 급락한 다우지수는 주말을 지나 어제도 전 거래일보다 무려 1,175.21p, 4.6%나 떨어진 24,345.75로 장을 마감했는데요. 이날 다우지수 하락률은 2011월 8월 이후 가장 컸고요, 포인트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하락폭입니다. 이 같은 흐름으로 불과 2 거래일 만에 1,841p 추락하면서, 역시 올해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했는데요. 다우와 함께 3대 주요지수인 나스닥과 S&P500 지수도 이날 각각 3.78%, 4.10% 추락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 경제가 좋은 흐름이라고 했는데, 주식시장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요?

기자) 미국 경제가 활황인 건 맞는데요, 주식시장이 단기간에 너무 올랐기 때문에 조만간 ‘조정 장세’, 그러니까 잠깐 숨을 고르면서 거품을 빼는 때가 올 것으로 예측돼 왔습니다.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주식 가격이 (적정수준보다) 상당히 높다”고 발언하기도 했는데요. 또 한 가지, 지난 2015년 12월부터 기준 금리를 올리면서 통화 긴축을 진행한 금융당국이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 흐름에 대응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주식 시장에 반영되면서 순식간에 벌어진 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경제가 나빠지는 신호는 아니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미국의 탄탄한 기업 실적을 감안할 때 주식시장에서 9년 가까이 이어진 강세장이 마무리되는 건 시기상조라는 해석이 우세합니다. 게다가 전체적인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에도 별다른 이상 신호가 없습니다. 실업률이 최저 수준인 4.1%로 유지되고 있고요, 1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이율 기준 3%를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지난달 서비스업, 즉 비제조업 활동은 예상치를 웃돌아 97개월째 확장세를 유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증시 폭락에 대한 동요를 다독이기 위해 백악관이 직접 나섰습니다. 백악관 측은 어제(5일) “경제성장률 상승과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률, 근로자 임금 증가로 판단할 때 경제 기초가 이례적으로 강한 상태”라며 미국 경제의 전반적인 흐름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 증시가 잠시 조정기를 거쳐서 계속 오른다고 봐도 되나요?

기자) 경제 전망에 정답이란 없기 때문에, 누구도 이렇다 저렇다 단정적으로 예측할 순 없습니다. 말씀 드린 것처럼 단순 조정 장세라는 전망이 우세하긴 하지만, 이 같은 추세가 길어지면서 앞으로 상당 부분 더 빠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데요. 경제전문방송 CNBC는 아직도 미국 증시가 상당히 고평가돼 있어서, 향후 15%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유명 투자전략가 짐 폴슨의 예측을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세계 주식시장이 동반 하락하면서, 자금 흐름도 바뀌고 있다고요?

기자) 간단히 말씀드리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흐름입니다. 위험자산은 가치변동이 큰 자산으로, 주식이 대표적이고요. 안전자산은 큰 수익이 안 나더라도 투자했을 때 어느 정도 안정성이 보장되는 자산입니다. 금이나 은, 국채, 달러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세계 주식시장 급락과 동시에, 최근 각국에서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혹은 ‘암호화 화폐’ 가격도 떨어지면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온 돈을 국채나 달러에 투자한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동안 급등하던 미국의 국채 금리는 어제(5일)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가격이 높아지는 건데요. 유럽 국채시장에서도 독일 10년 만기 국채 등 금리가 대부분 하락했습니다. 자금이 최우선 안전 자산인 국채로 몰리고 있는 겁니다. 외환시장에서도 대표적인 안전통화인 엔화 가치가 1% 가까이 올랐고요, 달러화도 수요가 몰리면서 반등세를 이어갔습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6일 의장국 싱가포르의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외교장관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6일 의장국 싱가포르의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외교장관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진행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외무장관들이 한 자리에 모였군요?

기자) 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이 올해 의장국인 싱가포르에서 사흘 동안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오늘(6일) 연찬회로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아세안 외무장관 올해 첫 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 요새화, 그리고 미얀마의 ‘로힝야’ 난민 사태 등을 둘러싼 역내 현안에 대해 논의한 뒤 의장성명을 채택했습니다.

진행자)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 올해 첫 의장성명,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먼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주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한 교류가 진행되는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고요, 여기에 더해 "비핵화 추진을 위한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동시에 북한에 대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을 강력하게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현안들에 대해서는요?

기자) 중국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 군도)에 있는 암초 7개를 매립한 인공섬에 군사 요새화를 마무리하는데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성명은 중국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남중국해 간척활동이 역내 평화와 안정을 해친다는 일부 회원국 장관들의 문제 제기에 주목했다”면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들의 비군사화 조치와 자제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방글라데시에 머물고 있는 ‘로힝야’ 족 난민들의 자발적인 미얀마 송환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의장성명은 주로 안보 현안을 다뤘는데, 그 밖에 회의에서 무얼 논의했나요?

기자) 의장국 싱가포르가 제안한 회원국 간 ‘스마트 시티’ 연계 사업을 각국 외무장관들이 지지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이 사업은 첨단기술을 활용해 회원국 주요 도시 간 정보교류 수준을 높이는 건데요. 이를 통해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테러와 국제범죄 예방에도 효과를 거둘 것으로 아세안 측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가지 소식 더 살펴보겠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키나와현 내 미군 기지 이전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5일, 오키나와현 후텐마 미군 비행장 재배치 작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지난 4일 있었던 나고시 시장선거 결과를 환영하면서, 앞으로 “시민의 이해를 얻으면서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미군 기지 이전 작업을 하길 원한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아베 총리가 후텐마 비행장을 나고시 헤노코로 이전하는 작업을 가속화할 뜻을 시사한 것이라고 NHK 등 일본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나고시 시장 선거와 오키나와현 미군 기지 재배치가 무슨 관련이 있는 건가요?

기자) 4일 치러진 오키나와현 나고시 시장 선거는 집권 여당이 지지하는 무소속의 도구치 다케토요 후보와 3선을 노린 현직의 이나미네 스스무 시장 간의 승부였는데요. 도구치 후보는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을 지지하고 있고요. 오나가 다케시 오키나와현 지사가 밀었던 이나미네 시장은 미군기지 이전을 반대해왔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번 시장 선거가 미군기지 이전을 둘러싼 대리전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군 기지 이전을 찬성하는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됐으니까 일본 정부가 미군 기지 이전 작업에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선거운동 기간, 오키나와현의 경제 성장을 강조했던 도쿠치 후보의 당선으로 오랜 논란거리였던 미군기지 이전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현재 오키나와현 기노완시에 있는 후텐마 미 군용 비행장을 인구가 적은 오키나와현 나고시의 헤노코 해안 지역으로 이전할 계획인데요. 하지만 이나미네 현 나고시 시장과 오나가 오키나와현 지사는 이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아베 신조 총리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추진할 뜻을 밝혔다고 하셨는데, 그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오나가 지사는 전임 지사가 승인했던 헤노코 연안 매립 승인을 취소하면서 정부와 법적 다툼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일본 최고재판소가 지난 2016년, 정부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올해 재선거를 앞두고 있는 오나가 지사는 지난해 미군 기지 이전을 막는 새로운 소송을 다시 제기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오키나와현 내 미군 기지 이전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뭔가요?

기자) 반대자들은 미군기지로 인한 소음, 오염, 범죄 등을 문제로 지적합니다. 지난해 12월에도, 미군 헬리콥터의 창문틀이 초등학교 운동장에 떨어져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현재 전체 주일 미군 기지의 75%가량이 오키나와현에 집중돼 있는데요. 오키나와현의 상당수 주민이 오키나와현이 아닌 다른 곳으로 미군 기지가 이전되길 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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