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한 미사일 발사 때문에 항로를 변경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선 세계 주요 항공사들이 여전히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도 북한 미사일이 민간 항공기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지난 16일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외교장관 회의에서 북한 미사일 위협에 따른 민간 항공기에 대한 위험성을 강조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동북 아시아 일대를 지나는 여객기가 빼곡히 표시된 지도를 보여주면서 승객 15만 명을 태운 항공기들이 날마다 북한 미사일 사거리 안을 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미사일 파편이 이 일대를 운항하는 민간 항공기에 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으로 세계 승객과 국가가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한 겁니다.
실제로 세계 주요 항공사들은 대북 위협에 대응한 자체적 조치를 내려 이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 아메리카 항공은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 때문에 미국과 한국, 일본, 홍콩을 잇는 동북아시아 지역 항공기 항로를 지난해 4월 변경했으며 현재까지 바뀐 항로를 그대로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아메리카 항공의 로스 파인스타인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VOA’에 미국에서 일본 도쿄의 나리타 공항과 하네다 공항을 오가는 노선의 항로를 변경했고, 한국과 홍콩 노선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처음 알렸습니다.
싱가포르 항공의 제임스 보이드 대변인도 'VOA'에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지난해 7월 변경한 서울과 로스앤젤레스 노선 항로로 운항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추가로 자체 항공기의 항로를 변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대한항공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항로변경 등의 내부적 조치는 없지만, 특이사항이 확인되면 종합통제센터와 항공청 등 관계 당국에 보고한 후, 지침을 따르게 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항공(JAL)의 마크 모리모토 대변인은 'VOA'에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 관련 당국과 항로를 선택하고 있는데 아직 항로 변경의 지시는 내려오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비상사태 시 회항 등을 고려해 동북 아시아 일대를 운항하는 일부 항공기에 추가로 연료를 주입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럽 항공사들도 북한 미사일 위협이 민간 항공기에 대한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응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국적기 에어프랑스는 북한 인근에 설정된 '비행 금지 구역'을 확대하고, 지난해 9월 스위스 항공과 스칸디나비안 항공, 루프트한자 항공도 일본 영공 대신 군도 상공을 지나는 항로로 변경한 유럽과 일본 왕복 노선 항로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