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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한국 내 탈북자들, 북한 응원단 방남에 기대와 우려


지난 2003년 8월 한국 대구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북한 응원단이 응원하고 있다.

한국 내 탈북자들은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파견하는 응원단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체로 체제선전이 목적인 것으로 보면서도, 응원단이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통해 뭔가 느끼고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현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특파원 리포트 오디오] 한국 내 탈북자들, 북 응원단 방남에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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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응원단’이 13년 만에 다시 남한 땅을 밟게 됐습니다.

한국 내 탈북자들 사이에서는 북한 응원단의 남측 방문에 대해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평양음악무용대학 출신으로 지난 2002년 탈북한 피아니스트 김철웅 씨는 무엇보다 북한이 응원단을 대거 남측에 보내는 것은 체제선전의 목적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 음악인 김철웅] “응원단은 그들이 한 번 톡톡히 재미를 본 셈이죠. 그것에 의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그들의 행동 가지가지가 북한을 홍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정치적인 행보라고 봅니다.”

앞서 북한이 세 차례 응원단을 남측에 파견에 큰 관심을 끌었던 만큼, 이번에도 응원단을 통해 대북 인식을 개선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은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와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응원단을 파견했었습니다.

특히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파견됐던 북한 여성응원단은 ‘미녀 응원단’이란 별칭을 얻으면서 한국인들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지난 2002년 8.15 남북통일대회 때 서울에 파견됐던 만수대예술단 무용수 조명애 씨는 당시 한국의 인기가수 이효리 씨와 광고까지 찍었습니다.

[녹취: 광고 이효리 조명애]

김철웅 씨는 북한의 응원단 파견은 북한체제를 선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며, 북한의 의도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탈북 음악인 김철웅] “응원단은 부정적 측면이 많다고 생각해요. 미녀 응원단을 앞세워 이들이 꾸밈없이 살고 있다는 홍보를 하기 위한 것이죠.”

양강도 혜산 출신으로 지난 2015년 탈북한 전경수 씨는 북한 선수단이 많이 참가하지도 않는 상황에서 응원단을 대거 보내는 것은 정치적인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전경수] “북한 선수들이 많이 참여도 안 하는 데 응원단이 그렇게 필요할까요? 이걸 통해 북한체제에 대한 위상을 높이려 하고, 기본 목적이 정치적으로 북한을 소개하자는 그런 의미인 것 같습니다.”

김일성대학 출신 탈북자인 김지영 씨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녹취: 탈북자 김지영] “세계적으로 북한이 고립되고 있는 상황이라 우리는 통일을 바란다, 이런 거를 보여 주고 싶고, 항상 미녀 응원단이라고 와서 남측에서 관심을 끌었으니까, 이를 통해 김정은이 우리는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해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북한 응원단으로 선발됐던 탈북자 한서희 씨는 ‘VOA’에, 응원단의 목적은 조직의 단결된 위력을 과시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응원단은 남측에 파견되기 전 철저한 사상단결 훈련을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탈북자 한서희] “아무래도 북한을 떠나서 해외를 보는 거니까 마음이 변하지 말라는 뜻에서, 적들의 심장 속에 들어가서 싸우러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잘 하고 와라, 장군님의 위상을 높이 떨치고 오고, 주체 조국의 위상을 떨치고 오라는 것이 가장 큰 포인트였던 것 같습니다. ”

한서희 씨는 다만 합숙 도중 러시아 내무성 아카데미 공연에 초청돼 끝까지 훈련을 마치지는 못했지만, 사상교육이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북한 응원단은 키와 출신성분, 충성심 등 다양한 기준을 통해 선발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탈북자 한서희] “출신 성분 좋고 외모, 키 160cm 이상, 해외에 친척이 없어야 하는 것, 그런 사람들로 선발이 됐었죠.”

탈북자들은 그러나 북한 응원단을 통해 남북이 하나 되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는 기대감도 나타냈습니다.

지난 2012년 탈북한 김가영 씨입니다.

[녹취: 탈북자 김가영] “응원은 체육에서 큰 역할을 하잖아요. 세계의 모든 눈이 쏠리는 곳에서 남과 북이 하나가 돼서 남과 북 선수를 따지지 않고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이 하나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요, 정치를 떠나서 그 공간 만큼은 평화의 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2004년 탈북한 한국 정부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광진 연구위원은 북한의 응원단이 참가함으로써 평화올림픽 성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김광진] “올림픽의 상징이 평화잖아요. 북한이 참가함으로써 평화올림픽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고, 흥행에도 도움이 되죠. 겨울철 올림픽이 하계올림픽 만큼 그렇게 인기가 있지 않잖아요. 경제 살리는데도 도움이 되겠죠. ”

함경북도 예술단 무용감독 출신인 탈북자 최신아 씨는 남한을 방문한 응원단이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보고 뭔가 깨닫고 돌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최신아] “그 분들이 와서 보는 것만 해도 좋은 취지가 되지 않을까. 말은 못 하지만 온 분들은 다 느끼고 갈 거에요. 제 생각에는.”

김가영 씨는 특히 2002년 8.15 남북통일대회 때 만수대예술단 무용수 조명애 씨가 한국에 와서 인기가수 이효리 씨와 광고를 찍었던 것을 상기하며, 남북이 이번 기회를 통해 화합의 길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광고 이효리 조명애 & 탈북자 김가영] “조명애 씨가 같이 광고도 찍고 언니, 동생 사이로 지내자고 하는데, 가슴에서 뭔가 울컥하면서 우리는 한 민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에 오는 응원단, 선수단도 부담감 없이 남한, 북한을 같이 손잡고 뛰어보는 평창 올림픽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남북은 앞서 지난 17일 11개 항의 공동보도문을 발표하고, 북측이 다음달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응원단 230여 명을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북측 응원단이 남측에 오는 것은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와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이번이 4번째입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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