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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주한미군사령관들 "군사훈련 평창올림픽 이후로 연기 적절…협상수단 삼으면 미군 철수해야"


지난 3월 미한 연합훈련인 키리졸브·독수리훈련에 참가한 미 해군 소속 F-18 전투기가 항공모함 칼빈슨 호에서 이륙하고 있다.
지난 3월 미한 연합훈련인 키리졸브·독수리훈련에 참가한 미 해군 소속 F-18 전투기가 항공모함 칼빈슨 호에서 이륙하고 있다.

전 주한미군사령관들은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로 연기할 수 있다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제안을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올림픽의 원활한 개최를 위해 훈련 날짜를 일시 조정하는데 찬성한다는 건데요. 그러나 군사훈련을 북한과의 협상 수단으로 삼을 경우에는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미-한 상호방위조약을 폐기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미-한 연합군사훈련 연기 가능성을 논의하는 것은 정당하고 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버웰 벨 전 사령관] “It’s not good to be conducting military exercises when you’re bringing in hundreds, even thousands of athletes from over a hundred countries around the world. I just think that is probably not a good idea. So the whole issue of postponing the military drills--exercises between the Republic of Korean and the United States, I believe, is a legitimate issue and a sound issue…”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주한미군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 겸 미한연합사 사령관을 지낸 벨 전 사령관은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미-한 군사훈련 연기 제안과 관련해, 1백 개가 넘는 나라에서 수천 명의 선수들이 (한국에) 들어오는 시기에 군사 훈련을 진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준비태세에 아무 변화가 없도록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훈련을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전투 태세와 방어 태세를 갖추는 것이야말로 군사 훈련의 기능이며, 전장에서 적을 압도하고 파괴하기 위해 군사 장비 기술을 익히고 정신을 무장하는 법을 배우는 유일한 방법이 군사 훈련이라는 설명입니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벨 전 사령관은 (북한과의) 외교적 관여를 위해 훈련을 연기해야 한다는 어떤 생각도 잘못된 것이라며, 올림픽을 치르는 단기간 동안 훈련을 연기하는 데는 찬성하지만 올림픽 폐막 직후 원래 계획된 훈련을 전 범위에서 실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버웰 벨 전 사령관] “Any notion by anyone that exercises should be postponed to achieve some kind of diplomatic engagement is wrong. I agree they could be postponed for very short period of time so as to accommodate the conducts of the Olympics but it is crucial that those exercises be conducted to their full range of requirements immediately following the Olympics.”

특히 미국과 한국 어느 나라 대통령이든 적국에 “협상에 응하면 아군의 전력을 떨어뜨리겠다”식의 제안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는 미군과 한국인들의 생명을 협상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과의 협상을 위해 경제적, 외교적, 혹은 다른 안보 관련 접근법을 시도할 순 있겠지만 절대 미-한 연합군의 준비태세를 협상 수단으로 테이블 위에 올려놔선 안 된다는 겁니다.

벨 전 사령관은 자신이 사령관직에 있을 때 미-한 두 나라 중 어떤 쪽이라도 북한을 달래기 위해 군의 준비태세를 낮추자고 제안했다면, 자신은 미국 대통령에게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두 나라간 상호방위조약을 파기할 것을 즉각 권고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버웰 벨 전 사령관] “If either party ever told me when I was in command to lower the readiness of the force, so as to appease the North, my immediate recommendation to both Presidents, particularly to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would be because of the increased risk to failure, it would be necessary for the United States to withdraw its forces from South Korea and abrogate the security treaty.”

누구라도 미-한 양국의 준비태세를 협상 수단으로 사용한다면, 이는 두 나라 병력과 한국 시민을 위험하게 만드는 만큼, 자신은 이제 미국이 미-한 동맹을 저버려야 할 시점이라고 강력히 권고하겠다는 겁니다.

[녹취: 버웰 벨 전 사령관] “So my strongest recommendation has always been if either side ever chooses to use military readiness as a bargaining chip that that would be a time when the United States should turn away from this alliance because it is too dangerous for our forces and it also shows a lack of confidence by the South Koreans because it would endanger their forces and their civilian population. I find that unimaginable.”

벨 전 사령관은 명석하고 애국심이 강한 미-한 양국의 대통령이 연합군의 준비태세를 협상테이블에 올리는 결정을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1990년대 미-한 연합훈련인 팀스피리트를 중단한 전례를 상기시키며, 이는 절대 북한을 상대하기에 옳은 전략이 아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팀스피리트 중단은 미-한 양국 모두 받아들이지 말았어야 할 잘못된 접근법이었으며, 이는 당연히 성공하지 못했고 북한과의 모든 핵 관련 협상은 그들의 기만 전술 때문에 실패로 돌아갔다는 지적입니다.

벨 전 사령관은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최대의 이익으로 판단하기 전까지는, 선제타격 능력을 확보하려는 북한의 노력을 중단시키기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전쟁 외에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버웰 벨 전 사령관] “Quite frankly, until China decides that is in their best interests for the North to give up their nuclear weapons, nothing we can do short of going to war will stop the North’s efforts to gain nuclear first strike capability. This is in China’s hands.”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에서 복무한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VOA'에 평창 올림픽 개최를 위한 미-한 군사훈련의 일시적 연기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

[녹취: 제임스 서먼 전 사령관] “I think it is important not to disrupt the Olympics so there should be some consideration for the ROK and US to work the dates for the Exercise out so it is not disruptive to the Olympics.”

평창 올림픽에 지장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한 만큼, 미국과 한국이 연합군사훈련 날짜 조정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한반도 긴장의 원인은 미-한 군사훈련이 아니라 북한의 도발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서먼 전 사령관] “I think the exercises are essential to maintaining the required readiness to defend the Peninsula and to protect the South Korean People. If North Korea is interested in reducing tensions they need to quit launching and testing ballistic missiles and denuclearize. The Military Drills are necessary to maintaining the readiness required by the Alliance.”

군사훈련은 한반도와 한국인들을 방어하는데 필요한 준비태세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며, 북한이 긴장을 낮추는데 관심이 있다면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멈추고 비핵화를 하면 된다는 겁니다.

서먼 전 사령관은 미-한 군사훈련 연기가 자칫 북한을 달래려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북한을 달래려는 시도에 매우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서먼 전 사령관] “We must be careful appeasing North Korea. It has never worked and I do not think cutting deals with them will be effective…The Alliance must remain strong and vigilant.”

그런 시도는 통한 적이 없고 북한과의 거래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1996년부터 1999년까지 한국에서 근무한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군사훈련을 평창 올림픽 이후로 연기하는 것을 고려할 만 하지만, 북한의 위협과 준비태세를 포함해 평가해야 할 여러 요소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

틸럴리 전 사령관은 국가 지도자의 첫 번째 의무는 자국민 보호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군사훈련은 미-한 연합군의 준비태세에 핵심적인 부분이고, 심지어 북한도 자신들의 훈련에 대해 같은 주장을 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1990년대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한 뒤에도 북한의 도발은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틸럴리 전 사령관은 미-한 군사훈련은 연합군의 준비태세를 창출하고, 강화된 준비태세는 더욱 강한 억지력과 한반도 보호 능력을 만들어낸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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