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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 출생 124주년 '차분'...후지모리 사면 항의 시위 확산


중국 베이징 톈안먼에 걸린 마오쩌둥 초상.
중국 베이징 톈안먼에 걸린 마오쩌둥 초상.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26일)이 근대 중국의 토대를 세운 마오쩌둥 출생 124주년인데요, 축하 분위기가 이전만 못합니다. 어떤 사정인지 살펴보겠고요. 부패와 인권탄압 등으로 징역 25년형을 받아 수감중이던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이 사면된 데 대해 항의 시위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내년 대선 출마가 사실상 좌절된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오늘(26일)이 마오쩌둥이 태어난 날이군요?

기자) 네.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우고, 문화대혁명을 지휘하는 등 근대 중국의 토대를 만든 마오쩌둥 전 국가 주석이 태어난 지 오늘(26일)로 124주년입니다. 마오의 고향인 후난성 사오산에는 중국 전역에서 축하객들이 모여들었다고 관영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를 비롯한 현지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근대 중국의 토대를 세웠다는 마오쩌둥, 어떤 인물인지 먼저 짚어보죠.

기자) 마오쩌둥은 중국 공산당 지도자로, 오늘날 공산주의 중국을 출범시킨 주역입니다. 지난 1946년부터 1948년까지 벌어진 장제스의 국민당과 내전에서 승리해 1949년 10월 1일 베이징에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세우고 국가 주석과 혁명 군사위원회 주석이 됐습니다. 이후 중국에서 ‘건국의 아버지’로 오랫동안 추앙 받아왔는데요. 오늘(26일) 출생 124주년을 맞아 고향 사오산과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주요 도시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고 했는데, 어떤 행사인지 구체적으로 전해주시죠.

기자) 마오의 고향 사오산에서는 문화대혁명 당시를 기억하는 노년층 시민들을 비롯한 추종자 수만 명이 모여 헌화하는 등 기념식을 진행했습니다. 수도 베이징에서는 중국 혁명사 연구단체가 주관하는 기념 학술대회가 열렸고요, 북동부 지린성에서는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문화제가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올해는 축하 분위기가 이전만 못하다고요?

기자) 네. 중국 관영 국제전문지 환구시보와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축하 행사를 위해 사오산에 모인 사람들을 대부분 ‘활동가’, 그러니까 마오쩌둥 추모사업단체 관계자들이나 개인적인 추종자들로 묘사했습니다. 마오쩌둥 출생일을 기념하는 분위기가 일반 시민들 속에 퍼지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왜 그럴까요?

기자) ‘세대 간의 단절’을 중국 관영 매체들이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마오쩌둥 정신’이 장·노년층으로부터 젊은 층에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건데요. 젊은 세대의 생활양식이 서구화되면서 마오의 업적이 잊혀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례로, 마오쩌둥 출생일 하루 전인 크리스마스, 성탄절을 기념하는 열기는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다음날이 마오쩌둥 출생일이란 것을 기억하는 젊은이들은 이전만큼 많지 않은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젊은 세대 대다수는 12월 26일이 무슨 날인지 모른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크리스마스인 어제(25일) 중국 관영 CCTV에서 이런 실태를 확연히 보여주는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소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12월 24, 25, 26일이 무슨 날이냐고 물었습니다. 24일은 크리스마스 이브(성탄 전야), 25일은 크리스마스라고 대부분 학생이 자신 있게 답했지만, 26일이 무슨 날인지는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마오쩌둥 출생일을 이전만큼 많이 기억하지 못하는 원인이 있겠죠?

기자) 최근 몇 년동안 마오쩌둥을 바라보는 중국 내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습니다. 정부기관이나 당이 주관하는 마오 출생일 기념행사는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2013년을 마지막으로 규모가 크게 줄더니, 올해는 아무 행사도 열리지 않았고요,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관련 논평을 내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마오쩌둥 기념행사를 열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시진핑 국가주석의 ‘1인 체제’를 강화하려는 당국의 정치적인 의도와 연결짓는 게 홍콩과 타이완 등지 중국어권 매체들의 해설입니다. 특히 최근 중국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빈부격차가 느는 가운데, 평등주의를 주창한 마오의 삶이 재조명 될수록 시진핑 정권에는 부담이라고 전하고 있는데요.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마오쩌둥 사상을 전파해온 베이징대 졸업생이 지난달 15일 당국에 체포된 일도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25일 페루 리마에서 알베르코 후지모리 전 대통령 사면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25일 페루 리마에서 알베르코 후지모리 전 대통령 사면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진행자) 페루에서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이 지난 일요일(24일), 징역 25년형을 받고 수감중이던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전격 사면했는데요.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어제(25일)부터 수도 리마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정부 시위의 원인을 제공한 후지모리 전 대통령, 어떤 인물인지 먼저 살펴보죠.

기자)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은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일본계 이민 2세입니다. 아시아계 최초로 남미국가 대통령이 되면서 국제뉴스의 중심에 섰는데요. 하지만 지난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집권하면서 독재자로 비판받은 끝에 쫓겨났고요, 일본으로 피신했다가 뇌물수수와 권력 남용, 인권침해 등 유죄가 인정돼 25년형을 받고 페루 감옥에 수감중이었습니다. 그러다 저혈압과 심장박동 불안정 등 건강 이상으로 지난 토요일(23일) 병원으로 이송됐는데요, 다음 날 정부가 ‘인도적 사유’로 사면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가 사면에 항의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크게 두 가지인데요. 후지모리 전 대통령 집권 기간 중 정적으로 꼽혀 암살되거나 의문사를 당한 유족들은 그 죄를 이대로 덮어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중이고요. 또 다른 이유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과 쿠친스키 대통령이 ‘거래’를 통해 정당하지 않은 사면을 단행했다는 게 현지 정치권의 주장입니다.

진행자) 감옥에 있던 전직 대통령과 현 대통령이 거래를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이 부패 혐의를 받아 탄핵 위기에 몰렸는데요, 후지모리 전 대통령 지지 정파가 탄핵 의사를 접는 대신, 사면을 단행하도록 주고 받았다는 겁니다. 지난주 목요일(21일) 의회에서 탄핵소추안이 부결됐는데요, 후지모리 측근 정치인들이 입장을 바꾼 게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페루 정치권에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영향력,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여전히 영향력이 막강합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인 게이코 후지모리 씨가 아버지의 명예회복을 내세워 지난 대선에 나섰다가 쿠친스키 대통령에게 졌는데요. 게이코 후지모리 씨가 이끄는 ‘민중권력당(FP)’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쿠친스키 대통령 탄핵 소추를 이끈 것도 민중권력당이었습니다. 또 아들 켄지 후지모리 씨도 국회의원인데요. 켄지 후지모리 의원이 지난 21일 탄핵안 표결에서 측근 9명과 함께 기권표 10장을 만들어 부결을 이끌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사면 항의 시위에 대해, 후지모리 전 대통령 측의 입장이 나왔나요?

기자) 네.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이 오늘(26일) 인터넷 사회연결망 '페이스북'에 동영상을 올렸는데요. 사면에 감사하고, 이와 관련한 쿠친스키 정부의 화합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재임 기간동안 발생한 과오에 대해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페루 국민들의 용서를 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정계 복귀 의사는 없는 것으로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이 해석했습니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 씨가 25일 중앙선관위에서 대선 거부를 촉구했다. 앞서 선관위는 나발니 씨의 대선 출마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 씨가 25일 중앙선관위에서 대선 거부를 촉구했다. 앞서 선관위는 나발니 씨의 대선 출마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내년 대통령 선거에 결국 출마하지 못하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인 알렉산더 나발니의 대통령 선거 출마 기회가 사실상 차단됐습니다. 러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나발니의 과거 유죄 판결 경력을 이유로 후보 자격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는데요. 이날 선관위 위원 13명 중 12명이 나발니의 대선 출마자격이 없다고 판결했고요. 1명은 기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발니는 전날(24일) 대선 후보 등록 서류를 러시아 선관위에 제출했었습니다.

진행자) 나발니가 전에 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까?

기자) 나발니는 지난 2009년 한 지방 정부의 고문으로 일할 당시, 약 50만 달러에 상당하는 목재제품을 빼돌려 유용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형에 집행유예 5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러시아 선관위는 이미 여러 차례 이같은 이유를 들어 나발니의 후보 자격이 없다고 밝혀왔는데요. 하지만 나발니는 혐의가 조작된 것이라면서, 당시 유죄 판결 역시 정략적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 헌법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만 대선 출마 자격이 없기 때문에, 집행유예 상태인 자신은 입후보 자격이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진행자) 나발니는 러시아 선관위의 이번 결정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나발니는 선관위 발표 직후, 미리 촬영해놨던 동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이같은 선관위의 결정을 예상했었다면서,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대통령 선거 '보이콧', 거부 운동을 벌일 것을 촉구했습니다. 나발니는 러시아 대선이 푸틴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뽑은 소수의 후보자들만 참가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면서 전국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소를 대선 보이콧 운동과 투표 감시 활동에 이용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나발니는 또 러시아 선관위의 결정은 자신을 후보로 추대해준 1만6천여 명의 지지자들과 자원봉사자 20여만 명을 무시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대통령 선거가 언제 열리죠?

기자) 내년 3월 18일인데요. 푸틴 대통령은 이미 이달 초, 4선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나발니가 내년 대선에 출마한다 해도 푸틴 대통령이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다시 당선되면 20년 넘게 집권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0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는데요. 만약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다시 승리하면 오는 2024년까지 6년간 더 집권하게 됩니다. 현재 푸틴 대통령은 65살인데요. 총리 시절까지 합치면 총 24년간 집권해 스탈린 구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이어 두 번째 장기 집권자가 되는 겁니다. 푸틴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푸틴 대통령을 러시아의 무너진 위상을 다시 세운 건국의 아버지 정도로 숭상하고 있고요.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개입 등을 통해 러시아의 국제적 영향력을 확장시켰다고 치켜세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러시아 야권에서는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요.

기자) 네, 나발니 등 러시아 야권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편향된 국영 언론과 불공정한 체계로 과장되고 조작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올해 41살의 나발니는 변호사 출신이자 반부패 운동가로, 내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에 맞설 유일한 대항마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나발니는 만약 공정한 선거라면 자신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푸틴 지지자들은 우스꽝스러운 소리라며 일축하고 있습니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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