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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각료회의 미 대표 발언 '주목'...'예루살렘 수도 인정' 폭력 확산


11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11차 각료회의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아르헨티나에서 시작됐습니다. 공식 의제는 전자 상거래에 대한 국제 규칙 제정이지만, 안건보다 미국 대표단의 입에 세계의 관심이 쏠려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여파가 세계 각국에서 이어지고 있고요. 이어서, 중국 정부가 겨울철 서민들을 내모는 ‘하층민 정리사업’으로 비판 받는 사정, 함께 들여다 보겠습니다.

진행자)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시작됐군요?

기자) 네. 세계무역기구(WTO) 164개 회원국 당국자들이 어제(10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나흘 일정으로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2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WTO 회원국 모임인데요. 논의해야할 공식 안건들이 따로 있지만, 의제보다 미국 대표단의 발언에 세계의 관심이 더욱 쏠리는 중입니다.

진행자) 어째서 공식 안건보다 미국대표단의 발언에 관심이 모이는 건가요?

기자) 올해 초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동안 WTO 체제를 꾸준히 비판했기 때문입니다. WTO로 대표되는 다자간 무역협력이 공정하게 작동하지 않으면서 기업들은 물론, 미국의 경제주권까지 훼손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적해왔는데요. 미국 신문 뉴욕타임스는 오랫동안 WTO를 주도해왔던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비판자로 돌아서면서, WTO와 자유무역체제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라고 이번 회의를 둘러싼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진행자) WTO 체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 어떤 내용이었죠?

기자) 가장 최근 예를 들면요, 지난달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WTO가 우리(미국)를 공정하게 다루지 않고 있다”면서 “반칙하는 나라들에는 (WTO가) 관대하고, 규칙을 지키는 미국은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지난 해 대선 때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는 “WTO같은 무역협정들은 (미국에) 재앙”이라면서, “당선되면 재협상하거나 철수할 것”이라며 세계무역기구에서 아예 탈퇴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리는 WTO각료회의에서 미국 대표단은 어떤 발언을 했습니까?

기자) 미국 대표단을 이끄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어제(10일) 개막에 맞춰 성명을 냈는데요. WTO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대표단은 이날 WTO 분쟁처리기구 최종심의위원 3명을 충원하는 안건 처리에도 반대했는데요. 최종심이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진행자) 회의 첫날부터 미국 대표의 태도가 강경했군요?

기자) 그래서 회의 참가자들의 불만이 이어졌습니다. 앨런 울프 WTO 사무차장은 “지금 세계 경제에 가장 핵심적 도전은 미국 지도력의 부재”라면서 “무역시스템을 관리하는 데 꼭 필요한 나라인 미국이 그걸 포기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영국의 BBC방송은 “다른 나라들은 이전처럼 미국이 WTO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나라의 이익을 지키려는 미국 대표와, WTO에서 지도력을 요구하는 다른 회의 참가국들 사이에 입장이 부딪히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오는 수요일(13일)까지 계속되는 회의 일정 내내 라이트하이저 미국 대표의 발언마다 참가국들이 신경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미국의 지도력이 없어지면서 WTO 체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다른 나라들의 지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WTO는 새로운 세계무역 질서를 만들기 위해 지난 1995년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이 주도해서 출범시킨 기구인데요. 그 동안 세계화에 반대하는 각국 농·어민, 시민단체들이 WTO 폐지를 꾸준히 요구해온 데 더해, 미국까지 비판적 자세로 변하면서, WTO가 양쪽에서 큰 어려움에 닥친 상황이라고 외신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서 중요한 의제에 결론이 나오거나, 공동선언문이 나올 수 있을까요?

기자) 그건 지켜봐야겠습니다. 미국이 WTO 체재에 회의적으로 나오면서, 일본이 이번 행사에서 결과물을 내기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분위기인데요.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이 유럽연합(EU)와 함께, 공정한 무역을 해치는 일부 국가의 행태에 시정을 요구하는 공동선언문 발표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공정한 무역을 해치는 일부 국가, 어떤 나라들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철강 제품 등을 세계시장에 지나치게 싼 값으로 내다 파는 행위, 그리고 그런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국영기업 보조급 지급 관행 등을 아울러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이 공동선언문에 들어갈 것으로 일본 언론은 예상하고 있는데요. 모두 중국 정부가 비판받아온 부분입니다. 미국도 이런 내용의 공동선언문에 긍정적인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회의 공식 의제는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크게 두 가지가 꼽힙니다. 통일된 국제 전자상거래 규칙을 만드는 게 첫 번째인데요. 최근 몇 년 새 나라 간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이에 대한 세금·통관 관련 규칙이 국가별로 제 각각이라 국제규범을 만들 필요가 제기돼왔습니다. 두 번째 주요 현안은, 농업과 어업 분야에서 일부 국가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을 없애도록 하는 문제입니다.

지난 1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의 미국 대사관 건물 앞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최루가스를 쏘고 있다. 시위대는 타이어를 태우며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공식 수도로 선언한 미국 정부에 항의했다.
지난 1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의 미국 대사관 건물 앞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최루가스를 쏘고 있다. 시위대는 타이어를 태우며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공식 수도로 선언한 미국 정부에 항의했다.

진행자)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데 항의하는 시위가 분쟁 당사국인 팔레스타인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역 이슬람 국가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폭력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팔레스타인에서는 시위 과정에서 지금까지 최소한 4명이 숨지고 1천1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고요. 예루살렘 도심에서 이스라엘 보안요원이 흉기에 찔리고,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서는 버스에 총격이 가해졌습니다. 또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많이 사는 레바논에서는 수도 베이루트 미국 대사관 근처에서 반미 시위가 며칠동안 벌어졌고요. 중동의 이웃나라 요르단과 터키,이집트, 모로코 등지에서도 수만명이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아시아의 무슬림 국가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고요?

기자) 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등 이슬람 신자들이 많이 사는 아시아 국가에서도 항의 시위가 이어졌는데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어제(10일) 5천여명이 미국 대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습니다. 유럽 각 지역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스웨덴 제2도시 예테보리에서는 복면 군중이 유대교 회당에 화염병을 던져 어린이들이 지하실로 대피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 같이 중동 뿐 아니라, 아시아,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국가 지도자들끼리 설전을 벌이는 일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국가 지도자끼리의 설전,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어제(10일) 프랑스를 방문했는데요, “파리는 프랑스의 수도고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강조하면서, “우리가 당신들(프랑스)의 역사와 선택을 존중하듯, 우방이라면 당신들도 우리의 역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예루살렘의 지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협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오랜 국제적 합의가 트럼프의 선언으로 단 번에 뒤집혔다”고 반박하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의 교착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용기 있는 몸짓을 보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EU)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했다고요?

기자) 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해 오늘(11일)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와 만났는데요. 회동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모게리니 대표는 "사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2국가 해법'을 통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의 수도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예루살렘을 둘러 싼 논란, 어떻게 불거졌는지 짚어보죠.

기자) 예루살렘은 분쟁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쪽 모두의 것으로 인정하는 게 그 동안 70년 가까이 국제사회 공통 정책이었는데요.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고 발표하면서, 팔레스타인 측의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슬람권의 항의도 이어졌고요. 최근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평화협상 전제조건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함께 독립국으로 공존한다는 ‘2국가 해법’을 국제사회가 추진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건 ‘2국가 해법’의 기초를 허문 것이라는 게 관련국들의 비판입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대선공약 준수 차원이라면서, 분쟁 당사자 가운데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려는 것이 아니고, 여전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평화 구축 노력을 지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29일 홍콩 거리의 시위대가 중국 당국의 저소득층 강제 퇴거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홍콩 거리의 시위대가 중국 당국의 저소득층 강제 퇴거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중국 베이징시 당국이 저소득층 주민들을 상대로 강제 퇴거를 시행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지난달 베이징시 외곽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해 19명이 사망했는데요. 이후 베이징시 당국이 대대적인 화재 안전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베이징시 당국의 이같은 조치가 수많은 이주 노동자들을 강제로 퇴거하는 것으로 비쳐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퇴거 명령이 화재사고가 났던 아파트 거주자들만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닌가요?

기자) 아닙니다. 사고 발생 후, 베이징시 당서기가 베이징 전역에 걸쳐 화재 위험 지역을 철저히 조사하고, 화재 위험이 될만한 요소들을 모두 제거하라는 지시를 내렸는데요. 이에 따라 시 당국이 40일간 화재 예방 집중 단속을 펼치면서, 위험 지역 주민들에게 퇴거를 지시하고 있습니다. 퇴거를 명령받은 많은 지역이 화재 발생 장소와는 꽤 떨어져 있는데요. 대부분 이주 노동자들이나 하층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이라 이주 노동자들을 표적으로 한 게 아니냐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퇴거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은 주고 있습니까?

기자)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통보 즉시 강제 퇴거를 당하고 있는데요. 특히 베이징시 당국이 통보 직후, 단전과 단수 조치를 하고 있어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이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습니다. 특히 화재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인근 지역은 대부분의 건물이 철거됐거나, 그렇지 않은 건물도 유리창이 깨지고 벽이 부서지는 등,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고 저희 VOA 기자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강제 퇴거 조치가 주민들뿐만 아니라 영세 사업자들이나 상가, 공장 같은 곳도 해당된다고요.

기자) 네, 강제 퇴거를 당한 상인의 대부분은 영세한 자영업자들인데요. 하지만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을지 여부도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어떤 지역은 건물주까지 나서 시 당국의 조치에 협조하고 있는데요. 이들 중 일부는 화재 예방 단속을 구실로 임대료를 올리거나 상가를 헐고 재건축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베이징시 당국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논란이 많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통보 즉시 강제 퇴거라는 시 당국의 초강력 조치에 대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베이징시 당국의 방법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이민자 문제는 사회불안정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퇴거 조치는 필요하다고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현재 베이징은 2020년까지 도시 인구를 2천300만 명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베이징 시 당국이 이른바 하층민(low-end population)을 베이징에서 몰아내려고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시 당국은 이를 부인하고, 인터넷에서 '하층민'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차단시켰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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