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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국행 단체관광 금지' 부분 해제...미국, 중국인 해커 3명 기소


지난해 10월 서울 경복궁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
지난해 10월 서울 경복궁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관광을 일부 다시 허용했습니다.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비공식 경제 제재를 가한 지 8개월여 만인데요, 자세한 사정 살펴보겠습니다. 미 검찰이 주요기업 내부정보를 빼낸 혐의로 중국인 해커 3명을 기소했고요, 인도네시아 휴양지 발리의 화산활동에 따라 각 나라가 자국민 안전확보에 나선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관광을 다시 허용했다고요?

기자) 네. 일부 규제를 풀었습니다. 중국의 관광 행정 주무기관인 국가여유국은 오늘(28일) 지역별 회의를 통해, 베이징 시와 산둥 성 여행사들이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을 팔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중국 내 여행사들은 지난 3월 15일부터 정부 지침에 따라 한국여행객 모집을 일제히 중단했는데요. 부분적이긴 합니다만, 사실상의 여행금지 조치가 8개월여 만에 풀린 겁니다.

진행자) 8개월 전에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했던 이유는 뭐였죠?

기자) 지난 3월 중국 당국이 한국행 단체관광을 막은 것은,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반발로 해석됐습니다. 실제로 이 같은 조치 전후, 한국 기업들과 문화상품 등에 대한 중국 정부의 비공식적인 경제 제재가 이어졌는데요. 삼성과 현대자동차 같은 기업들의 중국 내 사업에 불이익이 가해진 걸로 보도됐고요. 특히 ‘사드’를 운용하는 경상북도 성주 땅을 제공한 롯데는 중국 내 대형식료품매장(마트) 운영을 접고, 팔아넘기는 절차에 돌입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제한적으로나마 금지 조치가 풀린 배경은요?

기자) 지난달 31일 중국과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로 인한 갈등을 뒤로 하고, 양국 관계를 조속히 정상화하기로 합의한 후속 조치로 현지 언론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다음 달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열리는데요. 회담 전에 두 나라 관계가 실질적으로 풀리고 있음을 나타내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해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중국 측은 이번 조치가 크게 알려지지 않도록 애쓰는 모습입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28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가여유국 조치에 논평해달라는 요구에, “어떤 상황을 말하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중국은 중-한 각 분야 교류에 적극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는 원론적인 대답을 했는데요. 한국행 단체여행 금지 해제에 대해 당국이 논평하면, 지난 3월의 여행금지 조치도 공식 인정하게 되고, 이는 세계무역기구(WTO)가 금지한 경제적 제재를 시인하는 셈이기 때문에 언급을 회피한 것으로 외신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지난 3월 한국행 단체 관광을 금지할 때도 공문을 사용하지 않고, 여유국 당국자가 각 여행사 측에 구두로 통보하는 비공식 경로를 이용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선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한국 언론은 관련 소식을 일제히 주요 뉴스로 다루면서도, 이번 조치가 상당히 제한적이고, 단서 조항까지 달려있기 때문에 양국 관광교류가 실질적으로 회복될지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제한적이고, 단서가 있다는 것,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중국 전역에서 허용한 게 아니고요. 베이징과 산둥에서만 풀었습니다. 이 지역 안에서도 요즘 중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여행사는 여전히 한국행 상품을 팔 수 없습니다. 또 앞으로 한국에 단체여행을 가더라도, 여러 가지 단서가 붙었는데요. 롯데호텔에서 머물거나, 롯데면세점에서 물건을 사면 안 된다는 제한 규정을 뒀습니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에 대한 보복을 풀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겁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중국 국가여유국이 오늘(28일) 북한에 대한 조치도 함께 내놨다고요?

기자) 네. 중국 국가여유국은 오늘(28일) 중국인의 북한 여행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접경지역인 랴오닝성과 지린성 여행객은 북한 관광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는데요. 일본 관광 규제도 내놨습니다. 중국 내 각 여행사는 내년 일본행 관광 상품을 팔 때 지난해와 올해 평균 수치 이상을 모집하면 안 됩니다.

독일 뮌헨의 지멘스 본사. 미국 법무부는 중국 보안업체 '보유섹' 관계자들이 지멘스를 비롯한 유력기업 전산망에 침투해 기술 정보들을 빼냈다고 밝혔다.
독일 뮌헨의 지멘스 본사. 미국 법무부는 중국 보안업체 '보유섹' 관계자들이 지멘스를 비롯한 유력기업 전산망에 침투해 기술 정보들을 빼냈다고 밝혔다.

진행자) 미국 검찰이 중국인 3명을 기소했다고요?

기자) 네. 미 연방 검찰이 어제(27일) 중국 보안업체 ‘보유섹’ 관계자 3명을 사기와 영업비밀 침해 등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기소된 사람들은 이 회사 창립자와 전무를 포함한 임직원들로, 모두 중국 국적자들인데요. 당국은 이 '보유섹'이라는 회사가 사실상 중국 국가안전부와 연계된 해킹(불법전산망 침입) 단체인 걸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해킹단체 관계자들로 파악된 중국인들의 혐의 내용,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기자)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6년 동안 미국 내 유력기업 전산망에 불법 침투해 다양한 정보를 빼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디스’ 전자우편을 해킹해서 관련 정보를 빼내는가 하면, ‘지멘스’ 전산망에서 기술, 에너지, 운송관련 자료를 절취했고요. ‘트림블’의 위성항법시스템(GPS) 관련 자료도 훔친 것으로 공소장에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이번 기소에 중요한 의미를 두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 정부는 몇 년 전부터 중국 해커들이 미국 내 기관과 기업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과 해킹을 지속하는 것으로 보고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이번 기소와 관련, 데이나 벤테이 미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 직무대행은 “우리 기업으로부터 민감하고 가치 있는 자료를 빼앗으려는 세계 해커들을 찾아내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 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기소된 해커들이 중국 정부와 연계됐다고요?

기자) 이번에 임직원 3명이 기소된 보안회사 ‘보유섹’은 중국 국가안전부가 지원하고 지시를 내리는 곳으로,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산하 사이버 전담조직 61398 부대와 관련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미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는데요. 지난 2014년에 61398부대 장병 5명이 미국 기업 6곳을 해킹한 혐의로 미 연방 대배심으로부터 기소된 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61398부대 관계자들이 미국 기업 해킹 혐의를 받은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인민해방군 61398부대는 앞서 말씀 드린 사례 말고도,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과 식음료제조업체 ‘코카콜라’도 해킹 대상으로 삼았는데요.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기업 전산망에 침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전산보안업체 ‘맨디언트’ 보고서에 따르면, 이 부대가 지난 2006년부터 약 20개국 141개 산업 분야에서 정보를 빼간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중국 군이 직접 세계 각국 기업의 정보를 불법으로 빼돌린다는 건가요?

기자) 공식 확인된 바는 없습니다. 61398부대는 중국 군이 실체를 공식 인정하지 않는 기밀조직인데요. 공식 편제상에 없는 부대라, 활동이 드러나도 중국 정부는 연관성을 부인하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세계 전산보안업계에서 중국발 해킹의 전초기지로 알려져 온 '상하이 그룹'이 사실상 61398부대와 동일 조직인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61398 부대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미국 CNN 방송 취재진이 중국 상하이에서 활동하다 공안에 저지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기소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28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잘 알지 못한다"고 밝히면서, "중국은 해킹에 반대하고, 세계 안보를 위해 모든 나라와 협력하길 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정부와 관련성을 부인한 건데요. 이어서, "중국은 모든 종류의 전산 공격에 대한 법규를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28일 인도네시아 발리섬 아궁 화산에서 검은 연기와 화산재가 뿜어나오고 있다.
28일 인도네시아 발리섬 아궁 화산에서 검은 연기와 화산재가 뿜어나오고 있다.

진행자) 세계적인 휴양지인 인도네시아 발리섬에 있는 아궁 화산의 폭발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휴양지로 유명한 인도네시아 발리섬의 아궁 화산이 27일 또다시 분화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치청(BNPB)은 경보 단계를 전체 4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위험' 수준으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습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또, 대피 구역도 분화구 반경 8~10km로 확대하고, 해당 지역 안에 있는 주민 약 10만 명에게 긴급 대피를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인도네시아 당국은 아궁 화산이 본격적인 분화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군요.

기자) 네, 아궁 화산은 지난 25일부터 27일 오전까지 모두 4차례 거대한 검은 연기와 화산재를 뿜어내며 분화 활동을 했는데요. BNBP 측은 경보 단계를 상향 조정한 후 발표한 성명에서, 아궁 화산의 정상 부분에서 용암의 붉은 빛이 관측되고 있으며, 반경 12km까지 약한 폭음들이 들리고 있다면서 대규모 분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임박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지 공항도 폐쇄돼서 수만 명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요.

기자) 네, 분출된 엄청난 양의 화산재가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바람에 인도네시아 교통부가 27일, 아궁 화산에서 약 60km 떨어진 발리 웅우라라이 국제공항의 운영을 24시간 동안 잠정 폐쇄했는데요. 이에 따라 445편의 항공기 이착륙이 취소되고, 6만여 관광객의 발이 묶이면서 큰 혼란을 빚었습니다. 공항 당국은 6시간마다 상황을 살피면서 폐쇄 조치를 연장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발리와 인접한 롬복섬 국제공항은 전날 오후부터 잠정 폐쇄된 상황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일찌감치 인도네시아 여행 주의보를 내렸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네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은 지난 9월 아궁 화산의 분화 조짐이 나타나자, 화산 근처 등산과 트레킹 활동 전면 금지 등을 포함하는 인도네시아 여행주의보를 내렸습니다. 당시 인도네시아 여행주의보를 내린 나라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과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이었는데요. 참고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9월 아궁화산이 분화할 조짐을 보이자 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가 10월 들어 분화 활동이 잦아들자, 다시 한 단계 하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인도네시아 발리섬은 한국이나 중국인들이 특히 많이 찾는 휴양지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중국 정부는 현재 발리섬에 약 1만7천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있다고 밝혔는데요. 인도네시아 주재 중국 영사관은 중국인 관광객들을 인근 자바섬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버스 100대를 동원했다고 전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 대사관도 지난 9월, 가급적 위험이 사라진 이후로 여행 일정을 조정하길 바란다고 권고했는데요. 현재 한국인 700~ 800명이 발리 국제 공항이 폐쇄되는 바람에 현지에 발이 묶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궁 화산이 전에도 폭발한 적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높이 약 3천100m의 발리섬 최고봉인 아궁 화산은 1963년에 대규모 분화를 일으켜, 천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수백 명이 다치는 참사가 났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지진과 화산 분화가 빈번한 환태평양조산대 '불의 고리'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아궁 화산을 포함해 활화산이 130여 개로 그 어느나라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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