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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울시 전 CIA 국장] “북한 EMP 공격 능력 인정해야…회의적 시각 위험”


제임스 울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제임스 울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제임스 울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북한의 전자기파, EMP 공격 능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일축했습니다. 울시 전 국장은 20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위성을 올릴 수 있는 핵보유국은 누구나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공격이라며, 물리적 핵타격 보다 훨씬 치명적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김영남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미국에 EMP 공격을 가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엇갈린 분석이 나오는데요.

울시 전 국장) 북한은 위성에 탑재한 핵무기를 100마일 상공에서 터뜨려 미국에 EMP 공격을 가할 능력이 있습니다. 매우 간단한 발사체를 갖고 있는 핵보유국들은 모두 위성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습니다. 이 위성은 고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같은 곳을 하루에 한두 번씩 비행하게 됩니다.

기자) 어떤 이유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울시 전 국장) 미국이 이런 공격을 북한에 할 수 있고 북한도 미국에 똑같이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 러시아에, 러시아가 중국에 할 수도 있고요. 탄도미사일을 가진 모든 나라가 이렇게 할 수 있습니다. 탄도미사일이 매우 정확할 필요도 없고 스커드 미사일 수준이면 됩니다.

기자) EMP 공격에 정확한 발사 기술이 필요 없는 이유는 뭔가요?

울시 전 국장) 인간이 처음으로 우주에 쏘아 올린 물체는 1957년 러시아가 발사한 위성 스푸트니크입니다. 3달후 미국도 작은 위성을 발사했고요. 우리는 ICBM으로부터 시작한 게 아니라 위성에서 시작했습니다. 위성을 발사하는 건 매우 쉽습니다. 언론들은 ICBM 발사가 매우 어렵고 어떤 국가를 위험에 빠뜨리게 하기 위해선 ICBM을 쏠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보도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을 포함한 다른 나라 모두 핵무기와 위성만 있으면 전세계 거의 모든 국가의 전력망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기자) 그냥 핵무기를 쏘지 굳이 어렵게 EMP 공격을 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울시 전 국장) 한 국가의 전력망 전체를 마비시키는 것은 일정 지역에 폭탄을 터뜨리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또 위성에 탑재된 핵무기를 터뜨리는 게 발사체를 통해 지구 먼 곳에 있는 목표지점에서 폭파시키는 것보다 믿을만하기도 합니다. ICBM을 갖기 위해선 정확성과 대기권 재진입 능력, 열보호망 등 기술들이 필요합니다. 위성에서 무언가를 폭파시키는 게 훨씬 간단합니다.

기자) EMP 공격은 제대로 된 실험을 거치지 않았고, 따라서 이론적으로만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일리가 있습니까?

울시 전 국장)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 얘깁니다. (대기권과 수중에서 핵실험을 하지 않기로 한 1963년) 핵실험금지조약이 발효되기 몇 달 전인 1962년, 러시아와 미국은 대기권에서 핵무기를 폭파한 적이 있습니다. 두 나라 모두 EMP가 단파장을 통해 수천 마일을 이동해 하와이에 정전을 일으킨 것을 목격했습니다. 또 EMP의 장파장이 송전선 변압기를 멈추게 한 것도 봤습니다. EMP 실험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알지 못하고 말하는 겁니다.

기자) 그렇다면 북한의 EMP 공격을 사전에 막을 방법이 있나요?

울시 전 국장) 이것과 관련된 제안이 한 번 있었는데 요즘도 이를 지지하는 사람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몇 년 전에 빌 페리 전 국방장관과 애시 카터 전 국방장관이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칼럼을 게재했죠. 이들은 신보수주의자나 보수 성향이 아니라 일반적인 미 관리들입니다. 이들은 북한을 재래식 크루즈 미사일이 탑재된 잠수함으로 포위하고 북한의 위성이나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면 이를 사전에 막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이런 해법을 시행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EMP 공격을 사전에 막는) 방법이 있는지를 물어본다면 이 방법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임스 울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부터 북한의 EMP 능력과 대응 방안을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김영남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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