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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풍경] 미국 내 학생단체, 위안부 피해자 초정 토론회 열어


미국 워싱턴의 조지워싱턴 대학교 학생 인권단체 ‘사우트(SOUT)’가 마련한 행사에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운데)가 증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국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윤미향 대표. 사진출처 = 정대협 페이스북.

한 주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드리는 ‘뉴스 풍경’시간입니다.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진 미국 내 한인 대학생들이 최근 모임을 결성했습니다. 그리고 첫 공식 행사로 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증언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조지워싱턴 대학교 학생 인권단체 ‘SOUT-사우트’.

‘Shout Out Unspoken Truth-알려지지 않은 진실을 외치자’는 뜻이 이름에 담겼습니다.

진실을 외치는 대상은 일반 대중, 외치고 싶은 진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들이 겪어야 했던 아픔입니다.

지난 18일 조지워싱턴대에서 ‘위안부 여성에 대한 인권폭력’이란 주제로 연 토론회는 ‘사우트’의 첫 공식 행사였습니다.

[녹취:현장음]

토론회는 ‘깨닫지 못한 정의: 일본군 성 노예 피해자들의 인권회복’ 그리고 ‘2차 세계대전 당시 벌어진 성폭력”라는 주제 발표와 질의응답으로 진행됐습니다.

주제 발표에 앞서 위안부 출신인 89세 길원옥 할머니의 사연이 소개됐는데요, 한국 내 37명의 위안부 생존자 가운데 한 명입니다.

[녹취:현장음]

10분 짜리 동영상은 1940년 일본군의 공장 노동자 모집 광고에 속아 만주로 간 열 세살 한국인 소녀가 90세 노인이 되기까지의 한스러운 삶을 담고 있습니다.

길원옥 할머니는 13살때부터 만주 하얼빈과 중국 스좌좡에 있는 일본군 위안소에서 꼬박 5년을 살았습니다.

평양이 고향으로 전쟁이 끝난 뒤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남한으로 건너와 평생 독신으로 살았습니다.

혹독한 위안부 생활로 자궁적출 수술을 받아 아이를 가질 수 없었다는 길 할머니. 그래서 결혼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아들을 입양해 뒷바라지로 평생을 살아오다 한국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수요집회에 참석하면서 이 문제에 본격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평생의 꿈이었던 가수가 됐습니다.

[녹취: 음반 노래]

숨겨왔던 과거가 알려질까 꿈을 포기했던 길 할머니가 정대협의 도움으로 용기를 얻었고 지난 8월에는 음반까지 냈습니다.

‘한 많은 대동강, 아리랑, 뱃노래, 눈물 젖은 두만강. 할머니는 15곡의 노래를 실었습니다.

길 할머니는 수년 동안 일본, 중국, 미국 등지를 돌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영화에 출연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계속해왔습니다.

영상이 끝나고 침묵이 흐르는 강의실의 강단에 휄체어를 타고 등장한 길원옥 할머니.

[녹취:길원옥] “한국에서 온 길원옥 입니다. 문제가 빨리 해결이 됐으면 어려운 일을 안 당했겠는데, 해결이 빨리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도움을 받고 싶어서 왔습니다.”

“문제 해결이 안 되는 것 자체가 피해자들에게 상처가 된다”고 말하는 길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를 남의 일로 생각지 말아 달라며 학생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녹취:길원옥] “10분 지나서, 조금만 아팠으면 그냥 견딜만 하다고 하겠는데, 너무 많이 아팠으니까, 나 같은 고통을 후세가 당하게 할 수 없거든요. 나 같은 사람이 또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거든요.”

‘꿈을 잃지 말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 길 할머니는 학생들의 박수를 받으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녹취:길원옥] “못하는 노래를.. 한 많은 대동강아…… 변함없이 잘 있느냐..”

위안부 피해자 증언에 이어진 주제발표 자리.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위안부 문제가 인류역사에서 반복돼온 여성에 대한 심각한 성폭력이란 시각을 갖는 것이 문제 해결의 열쇠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러한 시각을 갖도록 하기 위해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각을 소개했습니다.

[녹취:윤미향] “유엔 인권위원회의 여성폭력문제 특별 보고관 이었던 라시다 만주 보고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전시 성폭력 피해자로 법적 배상 받을 권리가 있음을 입증시켰다.”

윤 대표는 라시다 만주 전 유엔 인권위원회 보고관이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을 개인적인 문제로 취급하는 사회현상을 비판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10년 당시 유엔 인권최고대표였던 나비 필레이 전 대표의 시각도 소개했습니다.

[녹취:윤미향]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법적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과거문제가 아니라 현재 문제다, 왜, 피해자들이 계속해서 일본정부에게 제2, 제3의 가해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토론회의 두 번째 주제발표에서 조지 워싱턴대학교 김지수 교수는 위안부들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벌어진 성폭력 희생자들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지수 교수는 위안부 문제가 한-일 간의 문제로 축소돼 왔다면서 이 문제의 핵심은 피해자 할머니들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김지수] “막상 한일관계로 가다 보면 피해자 자체는 작아지거든요. 사실 그게 핵심인데. 그래서 저는 연구가 성폭력과 인권피해자에 초점을 둬서 많은 연구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의 연구가 기간에 비해 적고. 위안부 연구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닌데 할머니들께서 돌아가신 뒤 어떻게 연구하고 교육을 할 것인가? 거기에 초점이 있다.”

김 교수는 조지워싱턴 대학교에서 위안부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데요,

미국 내 위안부 관련 논문의 발표 시점이 2000년대 이후이고, 그나마 논문 수도 매우 적다며 보다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진 토론시간에 학생들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 변화, 정부와 민간단체 역할 등에 대해 물었습니다.

두 시간 동안 이어진 토론회가 끝나고 학생들은 길 할머니에게 다가가 포옹을 하고 몰랐던 진실을 알게 됐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길 할머니에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한 미국인 여성은 ‘VOA’에 위안부 문제를 미국 역사에 등장하는 노예제도에 비유하며 공감을 나타냈습니다.

[녹취:미국인 여성] “Very familiar to the American narrative, because there is a very brutal history of slavery here as well..”

이 여성은 길 할머니의 이야기는 매우 강력하고 감동적이라며 고령의 나이에 지속적인 활동을 벌이는 것에 경의를 표했습니다.

60대 미국인 여성은 성폭력문제 해결을 위해 “문화와 민족의 다름을 뛰어넘어 여성들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이 문제는 성탄압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이 날 토론회는 7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는데요, 첫 공식행사를 마친 사우트의 정준혁 회장은 위안부 문제에 더 큰 목소리를 내기 위해 학생들과 연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정준혁 사우트 회장] “주변 학교들도 알려서, 중국 학생들도 몇 명 왔었는데, 중국에도 위안부 문제가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중국 학생들과도 연합해서 더 큰 목소리를 낼 생각입니다.”

한편 지난 2015년 한국의 박근혜 정부와 일본 정부는 10억엔을 기금으로 출연해 재단을 설립하고 소녀상 철거를 조건으로 한일간 위안부 합의를 맺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당시 합의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재고의 뜻을 밝혔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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