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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 SDC 평양사무소장] “평양 시민들, 미국과 전쟁에서 승리 확신”


지난 8월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제재 결의 2371호에 반발하는 북한 정부의 성명을 지지하는 군중집회가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
지난 8월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제재 결의 2371호에 반발하는 북한 정부의 성명을 지지하는 군중집회가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

평양 시민들은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확신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토마스 피슬러 전 스위스국제개발협력처 평양사무소장이 밝혔습니다. 2013년부터 지난달까지 4년 동안 평양에서 근무한 피슬러 전 소장은 23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현지 주민들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적극 지지하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피슬러 전 소장을 김현진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4년 전과 비교해 북한의 가장 큰 변화는 뭐라고 보시나요?

피슬러 전 평양사무소장) “I think it’s very essential to differentiate when we talk about Pyongyang or anything outside of Pyongyang. Outside Pyongyang, rural areas, there is not much change at least not visually…. ”

지방은 눈에 띄는 변화가 없는 반면 평양은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교통량이 많이 증가했고 건물도 많이 들어섰습니다. 사회 기반 시설도 향상됐고요. 휴대전화 사용도 많이 늘어나 모든 사람이 다 갖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또 4년 전엔 없던 전기자전거가 지금은 평양 거리의 자전거 5대당 1대 꼴로 크게 늘었습니다. 한대 당 300달러 정도되는 걸 고려할 때 북한 가정의 지출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죠.

기자) 북한에서도 학생들이 버스나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나요?

피슬러 전 평양사무소장) “I don’t see so many students using cellphone….”

그 정도는 아닙니다. 휴대전화를 사는데 최소 150달러는 들기 때문에 많은 학생이 갖진 못합니다. 북한에선 스마트폰이 아니라 대부분 일반 휴대전화를 사용합니다. 통화나 문자를 보내는데 쓰죠. 스위스 국제개발처에서 일하는 북한 직원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데요, 인트라넷을 통해 북한식 메신저 앱을 이용하거나 사전이나 날씨 같은 정보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게임도 즐기고요. 스마트폰은 북한산, 중국산 모두 있습니다.

기자) 휴대전화 이용료는 얼마나 되죠?

피슬러 전 평양사무소장) “That’s a simple question with complicated answer. Initial subscription is very cheap and payable. Something 3000 won, which is not even a dollar….What happens is that people have two to three phones…”

기본요금은 북한 돈으로 3천원, 약 1달러도 안 될 정도로 쌉니다. 하지만60분 정도인 기본 통화 시간을 모두 사용하고 나면 통화시간을 충전해야 하고 가격이 많이 올라갑니다. 그래서 핸드폰을 2~3대 정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본요금만 내고 ‘무료’ 통화시간을 여러 번 받는 게 한대만 갖고 비싼 통화요금을 내는 것보다 경제적이기 때문입니다.

기자) 북한의 전력 사정은 좀 나아졌습니까?

피슬러 전 평양사무소장) “Definitely, and substantially. ”

평양과 평양 외곽의 전력 사정은 최근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정전이 거의 없었다고 할 정도로 말입니다. 외교 공관에서 정전은 1년에 5~10차례 정도, 각각 10분쯤 있었는데요, 전력 부족 때문이라기보다 전기 보수 관리 차원에서 전기를 차단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2014년과 2015년만 해도 30분이나 1시간에 한 번 정전이 됐죠. 정전은 20분에서 길게는 1시간 정도 지속됐고요. 하루에 총 8시간 정도는 전기가 끊길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습니다. 이와 비교하면 현재 전력 상황은 크게 나아진 거죠.

기자) 평양 외에 지방도 자유롭게 다니실 수 있었나요?

피슬러 전 평양사무소장) “There was no problem for us to travel rural area. Whenever we want to go, we could go… ”

네.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필요하다면 한 달에 몇 차례고 방문할 수도 있었습니다. 일과 관련해 자유롭게 갈 수 있었고 허가도 항상 나왔습니다.

기자) 허가를 받는 데는 얼마나 걸렸나요?

피슬러 전 평양사무소장) “About five working days. Because these permissions go through various administrative or security department, it was kind of a bureaucratic administrative process…”

5일 정도 걸렸습니다. 허가를 받기 위해선 여러 부서를 거쳐야 했고요.

기자) 지방을 방문하면 주로 어떤 일을 했습니까? 현지 주민들과 대화도 나눌 수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피슬러 전 평양사무소장) “We look at progress of our projects, we look at communities potentially going to be future project……”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앞으로 어떤 사업을 어느 장소에서 진행할 수 있을지 살펴봤습니다. 지방 주민들하고도 제약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지방 주민들은 저희를 매우 반겨줬습니다.

기자) 평양과 지방 주민들 영양 상태에 많은 차이를 느끼셨습니까?

피슬러 전 평양사무소장) Yes, definitely. I have not seen visibly hunger, I have not seen starvation, but malnutrition, under nutrition is visible….”

네.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지방의 굶주림 실태는 목격하지 못했지만, 영양부족이나 영양실조를 겪는 주민들은 많았습니다. 고기를 충분히 먹지 못하고 유제품도 거의 섭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의 영양실조가 심각합니다. 실제 나이에 비해 체격이 많이 왜소했습니다.

기자) 접근할 수 없던 지역도 있었습니까?

피슬러 전 평양사무소장) “Everywhere except Jagang province….”

저를 포함해 외국인들이 갈 수 없는 지역은 자강도 뿐이었습니다. 국가 안보상 이유라고 들었습니다.

기자) 스위스 국제개발협력처는 구체적으로 어떤 대북 지원 사업을 했습니까?

피슬러 전 평양사무소장) “ Our wash project, which is water supplying hygiene stuff, and sloping land management project, which we reshape...”

식수 위생사업과 토양 침식을 막기 위한 산림녹화 산업, 경사지 관리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예산의 상당 부분은 유엔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분유를 전달하는 데 사용됩니다.

기자) 그런 사업이 북한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시나요?

피슬러 전 평양사무소장) “Definitely. Nutritional support of WFP to those children obviously covers some children in need…. ”

전 확실히 그렇다고 믿습니다. 특히 유엔세계식량계획을 통한 영양 지원사업이 어린이 영양을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식수 위생 사업의 효과는 단기적으로는 나타나지 않지만, 취약계층의 설사 발생 빈도가 줄었다는 보고를 들었습니다. 또 기술 전수 사업은 매우 높이 평가를 받았고, 물자 지원도 크게 환영 받았습니다.

기자) 북한 당국은 SDC의 대북 지원 활동에 협조적이었나요?

피슬러 전 평양사무소장) “very much. Great support. They value our contribution…”

매우 협조적이었습니다. 저희는 23년 동안 평양에 정부사무소를 두고 인도주의 활동을 해왔는데요, 그 동안 훌륭한 협력 관계가 형성됐습니다. 인민위원회나 정부 부처 관계자들뿐 아니라 고위층 등으로부터도 필요한 모든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것은 상호 신뢰와 투명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죠. 저희는 사업 현장에 언제든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고 앞으로 사업을 진행할 곳까지 미리 살펴볼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에서 활동하시면서 가장 큰 어려움을 꼽으신다면요?

피슬러 전 평양사무소장) “The fact that people at the end are very loyal to the government not to us…..”

평양 국제개발협력처 사무실에 15명 정도의 북한 직원들이 있었는데요, 이들은 김정은 위원장과 국가에 절대적 충성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제가 근무했던 미얀마 등 다른 여러 나라에서는 볼 수 없던 모습니다.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의문들이 풀리지 않는 어려움도 컸습니다. 북한에서 4년이나 생활했지만 아직도 북한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아직 의문들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습니다.

기자) 북한 직원에게 월급을 지급합니까?

피슬러 전 평양사무소장) “Our cash expedition..."

현지 직원 월급을 포함해 평양에서 스위스 국제개발처의 한 달 운영비가 몇 만 유로 정도 됐습니다. 현지 북한 직원들에게는 현금으로 월급을 지급했습니다.

기자) 가깝게 지냈던 북한인이 있었나요?

피슬러 전 평양사무소장) “I had some or few I guess you know that it’s not so easy to invite Koreans to the house for dinner, and it has to be at least two of them…. ”

몇 명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 위해 집으로 초대하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를 초대하려면 반드시 두 명이 함께 와야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사람이 있습니다. 다만 단 둘이 있을 때는 비교적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다른 사람이 함께 있을 때는 서로 감시해서인지 자유롭게 대화하지 못했습니다.

기자) 북한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직후 현지 분위기는 어땠나요? 핵실험 영향으로 백두산 화산이 폭발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없습니까?

피슬러 전 평양사무소장) “People think that’s great. That’s the information that I have. They are asked to believe it’s great. The propaganda is clear, it’s 100% one side. They believe they will win the war….”

주민들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도록 요구 받는 것 같습니다. 만약 미국과 전쟁을 한다면 그들은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습니다.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에 대해선 전혀 우려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기자) 김정은 제1위원장의 행적과 정책을 볼 때 그를 어떤 지도자로 평가하시겠습니까?

피슬러 전 평양사무소장) “it seems that he and his leadership team have things in their hands.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모든 것을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는 답으로 대신하겠습니다.

기자) 현재 평양에 몇 명의 스위스 인이 거주하고 있나요?

피슬러 전 평양사무소장) “ about 5-7 people...3 in SDC….”

5~7명이 살고 있습니다. 스위스국제개발처 소속 3명과 유엔 관계자 1명, 국제적십자위원회 ICRC 소속 1~2명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있는 가족은 없습니다. 저는 평양에서 아내와 둘이 살았습니다.

토마스 피슬러 전 스위스국제개발협력처 평양사무소장으로부터 최근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김현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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