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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회계연도 미국 입국 탈북난민 12명…8개월째 '전무'


지난해 12월 한 북한인권단체 주관으로 ‘미국 내 탈북 난민 정착 10주년 기념’ 행사가 열렸다.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왼쪽)가 미국 정착 탈북가족,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축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 북한인권단체 주관으로 ‘미국 내 탈북 난민 정착 10주년 기념’ 행사가 열렸다.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왼쪽)가 미국 정착 탈북가족,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축하하고 있다.

지난 9월말로 끝난 2017 회계연도에 모두 12명의 탈북난민이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지난 2월 부터는 단 1명의 탈북난민도 미국에 입국하지 않았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6년 10월 1일부터 2017년 9월 30일까지 미국의 2017 회계연도 중에 난민자격으로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모두 1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2014회계연도 8명, 2006년 회계연도 9명에 이어 세 번째로 적은 수치입니다.

미 국무부 난민입국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 회계연도에 미국에 입국한 12명 가운데 여성이 9명으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남성은 3명에 불과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5명이 일리노이주에 정착했고, 애리조나주와 캘리포니아주 각각 2명, 콜로라도주와 텍사스주, 유타주가 각각 1명씩이었습니다.

월별로는 지난 해 12월이 6명으로 가장 많았고, 지난 해 11월에 3명, 그리고 올해 1월이 1명이었습니다.

특히, 지난 2월부터 8개월 동안은 단 1명의 탈북난민도 미국에 입국하지 않았습니다.

인권 전문가와 활동가들은 북한과 중국의 탈북자 단속 강화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관련 조치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입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김정은 정권 하에서 북중 국경지역의 통제가 많이 심해졌고, 중국 내에서도 많이 심해졌고, 그래서 그렇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탈북자 구출과 재정착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는 워싱턴의 민간단체 재미탈북민연대의 그레이스 조 부대표는 미국 정부의 이민 관련 정책이 탈북난민의 미국 입국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레이스 조 부대표] “예전에는 그래도 오래 걸려도 프로세스가 한 두 개 씩은 됐는데, 요즘 들어와서는 그게 전혀 안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아마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이후 탈북자 난민이 입국하는데 있어서 영향이 많이 있지 않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말 모든 난민입국 프로그램을 120일 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24일,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대상국가 명단에 북한을 추가했습니다.

현재 난민입국 프로그램 중단 기간은 지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는 최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망명이 허용된 외국인은 입국 금지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조 부대표는 그러나 이 같은 조치들이 어떤 식으로든 탈북난민의 미국 입국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아울러 탈북자들이 미국으로 오는 주된 통로인 태국에서 미국에 입국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심사기간이 너무 길고 복잡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그레이스 조 부대표] “미국에 오신다고 선택을 하시는 분들은 일단은 1년에서 1년 반이 최소한 기다리는 기간이어서 많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미국에 오려는 분들이 몇 분 있는 것으로 들어서 알고 있지만, 프로세스가 빨리 안 되는 상황을 봐서는 그 분들도 선택을 바꾸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로베르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탈북자들의 미국 입국을 어렵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들이 북한인권법의 정신에 배치된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보다 전향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I think the executive branch should become aware that there is a very good reason ……"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를 감안한다면, 그들이 미국에 오도록 장려하고 환영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점을 행정부가 인식해야 한다는 겁니다.

탈북자들은 미 의회가 지난 2004년 제정한 북한인권법에 근거해 난민지위를 받아 미국에 정착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06회계연도에 9명이 미국에 처음 들어온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212명이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입국했습니다.

미국에 들어온 탈북자들은 정착하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약 8개월 동안 매월 약간의 현금과 의료보험, 식품구입권 등을 제공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자들은 미국에 정착한 지 1년이 지나면 영구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영주권을 받을 수 있으며, 5년이 지나면 미국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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