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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북한인 임시 거주도 허용 안 해...고용금지 예외 조항 삭제 추진"


지난 2006년 3월 폴란드 북부 항구도시 그단스크의 조선소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가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06년 3월 폴란드 북부 항구도시 그단스크의 조선소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가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폴란드 정부는 각 지방 정부에 북한인들에 대한 노동허가서는 물론 임시 거주증 심사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최근 불거진 폴란드 내 덴마크 군함 건조 작업에 북한인 근로자가 참여했다는 보도에 대해 정부 개입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영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폴란드 정부는 최근 통과된 유엔안보리 결의 이행의 일환으로 북한 주민에 대한 노동허가서와 임시 거주증 발급을 중단했다고 확인했습니다.

폴란드 외무부는 27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폴란드 가족.노동.사회정책부와 외국인관리국이 최근 각 지방정부에 해당 지시를 담은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이 지난달 채택된 유엔안보리 결의 2371호에 담긴 대북 제재 내용을 자국법에 편입하는 절차, 즉 제재를 이행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동안 자체적으로 노동허가서와 임시 거주증 심사 중지 요청을 내렸다는 겁니다.

또 이번 심사 보류 조치에는 자국 내 노동시장에 접근할 권리를 주는 관련 허가서들이 포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폴란드 외무부는 유엔 결의에 명시된 예외 조항을 제외하고는 북한 주민에 노동허가서를 발급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유럽연합의 독자 대북제재를 마련하기 위한 현 논의 과정에서 이같은 예외 조항을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폴란드 내에서 이뤄진 덴마크 군함 건조 작업에 북한 노동자들이 참여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폴란드 정부가 북한 근로자를 고용하는 절차에 관여하거나 이를 독려하는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같은 협력은 폴란드 내 개인 회사와 북한 간 개별적 합의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폴란드 외무부는 현재 다른 유럽연합 국가와 마찬가지로 북한 근로자가 자국 내에서 근무하는 것을 체계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현행 규정상 (북한인의) 일반적인 입국이나 노동 금지 조치를 가할 수 없으며 만약 출신이나 국적을 이유로 이러한 조치를 취할 시 명백한 차별 행위로 비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이유로 폴란드 외무부는 북한의 해외 노동자 문제를 분명히 명시한 유엔의 안보리 결의 2371호와 2375호 채택을 환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인 근로자가 폴란드 내에서 일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었지만 유엔 결의 2371호에 담긴 북한 노동자 관련 규정에 따라 제재할 수 있게 됐다는 겁니다.

지난달 5일 채택된 유엔안보리 결의 2371호는 처음으로 북한 해외 노동자 문제를 다뤘으며 노동자의 숫자를 기존보다 늘리지 못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달 채택된 2375호는 신규 노동자 금지는 물론 기존 노동자의 만료된 노동 허가증 갱신도 금지한 바 있습니다.

폴란드 외무부는 올해 1월 기준으로 약 400명의 북한인이 자국 내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약 550명으로 집계된 지난해 7월 1일에 비해 줄어든 수치라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또 폴란드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규모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현재 전 세계에 파견된 10만 명의 북한 국적자 가운데 폴란드 내 북한 노동자 비율은 0.4%에 불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폴란드 외무부는 지난 2016년부터 현재까지 북한 노동자에 대한 노동 비자를 한 건도 발급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평양주재 폴란드대사관에서 발급된 고용 비자 건수는 2014년 147건에서 2015년 129건으로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자국 내에서 근무하는 북한인들이 폴란드 국민과 똑같은 노동 관련 법규를 따른다고 했습니다. 또 북한 근로자들의 체류와 노동이 합법적인지 여부를 당국자들이 확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폴란드 외무부는 자국 내 7명의 북한 외교관이 주재 중이라며, 현재로선 북한대사관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덴마크 군 당국은 폴란드 조선소에서 진행된 덴마크 군함 건조 작업에 북한인 노동자들이 참여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그런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덴마크 국방부 산하 ‘조달.병참 기구’는 ‘VOA’에 북한 노동자들이 실제로 해당 작업장에서 근무했는지 여부를 조사했지만 아무런 혐의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덴마크 ‘DBC’ 방송사가 확보한 관련 서류를 고려할 때, 하청업체의 하청업체가 북한 근로자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진 않겠다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VOA 뉴스 김영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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