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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열대성 저기압, 허리케인


우주비행사 랜디 브레즈닉이 지난 28일(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촬영한 허리케인 '하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강력한 초대형 태풍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남부 텍사스 주 휴스턴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사람이 숨지고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허리케인 하비가 휩쓸고 지나간 지역에 폭우가 쏟아져 도시 대부분이 물에 잠기는 등 수재민만 약 45만 명에 피해액이 1천억 달러가 넘을 것이란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허리케인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열대성 저기압이란 무엇인가”

열대성 저기압은 지구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태양열이 극지방에서는 적고, 적도 부근에서는 많아서 열의 불균형이 일어날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적도 부근의 열을 극지방 쪽으로 옮기는 현상이 발생하는데요. 이것을 열대성 저기압이라고 부릅니다.

열대성 저기압은 보통 수온이 섭씨 26도 이상인 바다에서 흔하게 나타나는데요. 습해진 바다 위의 따뜻한 공기가 상승하면서 구름과 만나 열이 발생하고 강력한 상승기류를 만들어 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따뜻한 바다 위에서만 발생하고 유지되는데요. 찬 바다나 더 이상 수분 공급이 어려운 육지로 올라오면 세력을 잃고 소멸하거나 온대성 저기압으로 성질이 바뀌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열대성 저기압은 주로 여름에만 발생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쉬운데요. 최초 발생하는 곳은 열대성 기후이기 때문에 사실 1년 내내 나타나고, 겨울인 12월이나 1월에 발생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육지에 상륙해서 큰 피해를 입히는 열대성 저기압은 주로 6월에서 10월 사이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열대성 저기압의 서로 다른 이름”

열대성 저기압은 발생 지역에 따라서 부르는 이름이 서로 다릅니다. 북대서양과 멕시코 연안에서 발생하면 ‘허리케인’, 북태평양 서쪽에서 발생하면 ‘태풍 혹은 타이푼’, 인도양이나 남태평양 호주 부근에서 발생하면 ‘사이클론’이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같은 현상을 두고 서로 부르는 이름이 다른 이유는 각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예부터 부르던 말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허리케인은 ‘폭풍의 신’, 또는 ‘강한 바람’을 뜻하는 스페인어 우라칸(huracan)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과거 지금의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에 살았던 원주민인 타이노족이 날씨를 관장하던 신을 우라크(hurac)라고 부르던 데서 전해졌다는 설도 있습니다. 타이푼은 ‘큰 바람’을 뜻하는 한자어 태풍의 중국식 발음 타이펑에서 유래됐다는 설과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 티폰(typhon)에서 왔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고요. 또 사이클론은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 신에게 번개를 만들어준 키클롭스(Cyclops)에서 따왔다는 것이 유력합니다.

“미국에 큰 피해를 준 역대 초강력 허리케인”

허리케인은 대서양 북부 카리브해와 멕시코만, 북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합니다. 그중에서 최대 풍속이 시속 64노트, 약 120km 이상인 것을 허리케인이라고 부르는데요. 연간 평균 출현 수는 10개 남짓입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1분간 측정한 속도의 평균값을 기초로 풍속을 정하고, 속도별로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나눠 구분하고 있는데요. 흔히 3등급 이상의 경우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강력한 위력의 허리케인으로 분류합니다. 3등급은 최대 풍속 209km로 빌딩에 금이 가게 할 수 있는 정도 수준인데요. 4등급은 최대 풍속 249km로 주택과 나무가 뿌리째 뽑히는 정도, 5등급은 최대 풍속 250km 이상으로 교량과 빌딩까지도 쓰러뜨릴 수 있는 강력한 위력입니다.

허리케인은 주로 쿠바와 아이티, 바하마 등 카리브해에 위치한 섬나라에 큰 피해를 입히는데요. 때때로 미국 남부와 동부에 상륙해 큰 피해를 입히는 경우도 잦았습니다.

역대 미국에 큰 피해를 남겼던 허리케인을 살펴보면, 지난 2011년 8월, 미국 동부 지역을 강타한 태풍 아이린(Irene)을 들 수 있습니다. 당시 60명이 넘는 사망, 실종자가 발생하고 70억 달러가 넘는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를 비롯해 뉴욕, 캐나다 일부 지역까지 주요 시설이 몰려 있는 곳에 많은 비를 뿌려 큰 피해를 남겼습니다.

지난 2011년 8월 허리케인 '아이린'이 지나간 직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해터러스섬 일대 광경.
지난 2011년 8월 허리케인 '아이린'이 지나간 직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해터러스섬 일대 광경.

또 지난 2012년 10월에 발생한 허리케인 샌디 역시 최대 풍속 185km가 넘는 엄청난 위력으로 미국 동부를 비롯한 22개 주에 피해를 입혔는데요. 당시 대선을 앞두고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 등 주요 후보들이 선거 운동을 미룰 만큼 큰 피해를 남겼습니다. 당시 미국에만 약 630억 달러에 달하는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역대 가장 큰 피해를 남기며 미국인들에게 아픔의 이름으로 남아있는 허리케인은 바로 지난 2005년 8월에 발생한 카트리나입니다.

[녹취: 허리케인 카트리나 실황]

지난 2005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현장 방문을 위해 전용기에 올라 뉴올리언스로 향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현장 방문을 위해 전용기에 올라 뉴올리언스로 향하고 있다.

엄청난 비바람과 들이닥친 물이 마을 전체를 집어삼켰다고 외치는 마을 주민의 목소리에서 당시 처참했던 상황을 느낄 수 있는데요. 이렇게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 중 하나로 기록된 카트리나는 미 남부 뉴올리언스를 비롯한 여러 주를 덮쳤고, 엄청난 비를 뿌렸습니다. 결국, 홍수에 대비해 건설한 제방이 무너지면서 뉴올리언스 시 80% 이상이 물에 잠겼는데요. 당시 정부 당국의 대응이 늦었고 대책 마련이 미흡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열악한 수용시설에 대한 불만, 또 이재민의 대부분이 흑인인 데 따른 인종차별 논란까지 겹치면서 사상 최악의 재난으로 기억됐습니다. 카트리나로 인해 집계된 사망자만 1천 명이 넘고, 실종자는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텍사스 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

지난 25일 미 남부에 상륙한 허리케인 하비는 텍사스 주 휴스턴 시 일대에 엄청난 폭우를 쏟아부으며 큰 피해를 냈습니다. 처음 상륙 당시 4등급의 강력한 허리케인이었던 하비는 열대성 폭풍우로 세력이 약화돼 멕시코만 연안으로 빠져나갔다가 다시 미 남부 루이지애나 주에 상륙해 많은 비를 뿌렸는데요. 미 국립기상센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40~80cm, 일부 지역은 130cm 가까운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휴스턴 시 일대가 물에 잠기고 수많은 인명,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터너 휴스턴 시장]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 시장은 1조gal, 거의 4조ℓ에 달하는 빗물이 빠지지 못하면서 여전히 홍수에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밝혔는데요. 뿐만 아니라 휴스턴 시는 약탈과 강도 등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매일 밤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무기한 통행금지령이 내리기도 했습니다.

열대성 폭풍 '하비' 여파로 침수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주민들이 지난 30일 가재도구들을 챙겨 피신하고 있다.
열대성 폭풍 '하비' 여파로 침수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주민들이 지난 30일 가재도구들을 챙겨 피신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가 이 지역에 10개의 이동 사무소를 차렸고, 텍사스 주 방위군이 투입돼 휴스턴 현지에서 구조와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또 3만 명의 이재민이 휴스턴 컨벤션 센터를 비롯한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지만, 이재민 수가 많아서 대피소 수용 인원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또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텍사스 주를 방문하고 피해 상황을 보고 받았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관계자들을 격려하면서 신속하고 장기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또 텍사스 주 피해 지역과 인근 루이지애나 주 일부 지역을 특별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흰모자 쓴 이)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 텍사스주 재난관리본부를 방문해 허리케인 '하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흰모자 쓴 이)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 텍사스주 재난관리본부를 방문해 허리케인 '하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한편, 허리케인 하비로 인한 피해액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미국의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하비로 인한 피해액이 1천억 달러가 넘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텍사스 주에 미국 내 주요 정유시설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정유업계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인데요. 전문가들은 하비가 단기간에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 정유에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가격 상승과 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

미국에는 이렇게 허리케인이나 대형 산불과 같은 자연재해가 닥칠 때 현장의 구호와 복구를 책임지는 연방정부기관이 있습니다. 바로 미 연방재난관리청인데요. 영어 약자로 보통 FEMA(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연방재난관리청은 1979년 지미 카터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탄생된 이래, 지진이나 화재, 홍수,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를 지원해 왔는데요. 지난 2001년 발생한 9.11 테러 사건 이후 긴급상황에 좀 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국토안보부 소속으로 배치됐습니다.

이번 허리케인 하비처럼 대규모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재난현장에서 복구 활동을 하는 것뿐 아니라 평상시 재난을 예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중요한 연방재난관리청의 임무인데요. 이를 위해 연방재난관리청은 미국을 총 10개 지역으로 구분해서 지부를 운영하고 재해 상황에 즉각 대처하고 있습니다. 또 국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재난 대비 교육을 진행하고, 비상구급 상자 마련 운동도 펼치고 있는데요.

연방 재난관리청(FEMA) 구조대가 지난 28일 허리케인 '하비' 영향으로 침수된 휴스턴 서부지역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연방 재난관리청(FEMA) 구조대가 지난 28일 허리케인 '하비' 영향으로 침수된 휴스턴 서부지역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하지만 항상 좋은 결과만을 낸 것은 아닙니다. 지난 2005년 발생했던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재해 당시 연방재난관리청의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요. 결국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와 안전 관리 부실이라는 오점을 연방재난관리청에 남기고 말았습니다.

반면 2012년 말에 허리케인 샌디가 미 동부를 강타했을 때는 연방재난관리청이 초기에 적절히 대응했고, 신속한 복구 작업을 진두지휘하면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녹취 : 브록 롱 연방재난관리청장]

이번 허리케인 하비의 재난상황을 책임지고 있는 브록 롱 연방재난관리청장이 미국 국민의 적극적인 도움과 자원봉사를 요청하는 내용 들으셨는데요. 이렇게 국가적 재난 상황이 닥쳤을 때 시민, 시, 주, 연방 당국 차원의 구호, 복구 작업이 큰 혼선 없이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미국 연방재난관리청이 재난 상황을 책임지고 총괄하도록 한 체계를 갖춘 것과 평상시 대비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열대성 저기압, 허리케인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조상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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