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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미국-러시아 관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7일 독일 함부르크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장에서 별도회담 직전 몸을 기울여 대화하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수요일(2일) 러시아와 북한, 이란에 대한 통합 제재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러시아와 관련해 이 법안은 에너지 기업 간 협력 규제를 포함하는 여러 제재를 크게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러시아가 이에 반발해 미국 외교관 755명의 감축을 명령하는 등 맞불을 놓으면서 양국 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과 러시아 관계를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조상진 기자입니다.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

미국과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패권을 놓고 오랫동안 경쟁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 나라는 관계가 좋았던 시기보다 살얼음판을 걷는 시기가 훨씬 많았는데요. 냉전 시대, 당시 세계 초강대국이었던 미국과 소련은 정치, 경제, 군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힘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펼쳐왔습니다.

두 나라 간 갈등이 극대화된 것은 1962년 발생한 쿠바 미사일 위기 때였습니다. 소련이 미국의 코 앞이라고 할 수 있는 쿠바에 핵미사일 배치를 시도하면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왔는데요. 당시 양국 간에 극적인 타협이 이뤄지면서 핵 전쟁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공산국가 소련이 붕괴, 해체되고 러시아가 독립하면서 힘의 균형은 급격히 미국으로 기울게 됩니다. 그러면서 두 나라 관계가 한동안 해빙기를 맞는 듯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내전이 발생하면서 미-러 관계는 다시 악화됩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내전”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 남부에 위치한 곳으로 흑해 북쪽 해안과 맞닿아 있고 러시아와는 좁은 해협을 두고 마주 보고 있는데요.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이 있어서 군사적,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곳입니다.

지난 2014년 3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반 러시아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민들.
지난 2014년 3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반 러시아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민들.

이곳은 우크라이나의 영토지만 러시아계 인구가 60%를 차지합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정부의 승인에 따라 크림 자치공화국이라는 자치 정부를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2014년 3월, 크림 자치공화국이 주민 투표를 통해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러시아 귀속을 결정하면서 지역 정세가 복잡해졌습니다.

이후 크림 공화국은 러시아와의 합병 조약에 서명했고, 이를 두고 미국과 유럽연합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즉각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인정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나섰는데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내정을 간섭하고 무단으로 크림반도를 무장 점거했으며, 귀속 찬반 주민 투표 자체가 헌법과 국제질서를 위반한 행위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로부터 친러시아 성향 분리주의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의 치열한 내전이 격화됐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친러시아 성향의 분리주의 반군에게 무기를 지원하고 내전을 부추기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지원을 등에 업고 평화적 해결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후 국제사회의 중재로 2015년 2월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 등이 모여 이른바 ‘민스크 휴전 협정’이 체결됐는데요. 하지만 러시아가 민스크 협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 아래, 미국의 바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와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대한 식량 수출 금지와 자산 동결 등의 경제 제재 조치를 유지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지난 1월에 취임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줄곧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깊은 호감을 드러내 왔습니다.

[녹취: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 당시 후보는 한 대선 토론회에서 “전임 오바마 정부와는 다른 길을 택할 것이고, 푸틴 대통령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당선 직후에도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강력하고 오래 지속되는 관계를 희망한다”라며 대외 정책 면에서도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여러 차례 천명했습니다.

이는 푸틴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오바마 전 대통령과는 날선 관계를 이어온 것과 달리 트럼프 당시 후보에 대해서는 “아주 활달하고 재능 있는 사람”이라고 칭찬하면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대선 개입-트럼프 측근의 내통 의혹”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미국 정보기관들은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가 해커들을 동원해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정보를 폭로하는 등 선거에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이 당시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돕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수사 결과를 내놓았는데요.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는 해킹 공격을 한 러시아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고, 미국 내 러시아 기관 2곳을 폐쇄하는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해킹 배후로 지목된 러시아 정보 관련 5개 기관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관련자 여행 제한 등의 조치를 내렸는데요.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지난해 대선 당시부터 러시아 정보당국과 접촉해왔다는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가까워질 것 같던 두 나라 사이가 다시 삐걱대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의 최측근이었던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 안보보좌관이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자리에서 물러났고요.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본부장, 선거 자문역의 로저 스톤 씨와 카터 페이지 씨,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장남인 돈 트럼프 주니어 씨까지 러시아 관련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폴 매너포드 전 공화당 대통령선거 대책본부장.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폴 매너포드 전 공화당 대통령선거 대책본부장.

이 때문에 특별 검사가 임명됐고, 의회에서도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 문제가 미국과 러시아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시리아 내전과 미-러 관계”

심상치 않던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 악화에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이 바로 시리아 내전 해법을 둘러싼 양국 간 갈등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미국이 분쟁지역에 개입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왔는데요. 시리아 내전 역시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밝혀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 시리아 반군 주거지인 북부 이들리브 주 칸셰이쿤 지역에 시리아 정부군 주도의 잔인한 화학무기 공격으로 수많은 민간인과 어린아이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시리아 공군 기지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정권의 민간인에 대한 화학무기 공격을 규탄하면서 시리아 정권의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고, 공격을 미리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의 관계가 “아마도 역대 최악일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에 대해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이번 미군의 공습은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철저하게 파괴했다”라고 비난하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히 얼어붙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 회의에서 처음 얼굴을 마주했는데요. 하지만 두 나라 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합의가 나오진 않았습니다.

“미국의 추가 제재와 러시아의 반발”

미국 상원은 지난 7월 말에 러시아와 이란, 북한에 대한 통합 제재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앞서 하원에서도 같은 내용의 법안이 통과됐는데요. 러시아와 관련해 석유와 가스 등 러시아 에너지 기업이 미국과 유럽에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하고 거래, 협력을 중단하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과 러시아 안보 관련 기관의 교류가 금지됐고,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회 승인을 거치도록 절차를 강화했습니다.

지난달 27일 미 상원이 러시아와 이란,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통합법안을 찬성 98표, 반대 2표로 가결했다. (C-SPAN 현장중계 화면).
지난달 27일 미 상원이 러시아와 이란,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통합법안을 찬성 98표, 반대 2표로 가결했다. (C-SPAN 현장중계 화면).

이번 미 의회의 제재는 러시아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직후 내려진 경제 제재에 이은 추가 제재로, 러시아가 지난해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밝혀진 데 따른 것입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즉각 거세게 반발했는데요.

[녹취: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의 제재는 완전한 불법이며, 러시아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라고 밝히며 미국의 제재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오는 9월 1일까지 러시아 주재 미국 외교관을 455명만 남기고 755명은 추방할 것이라고 미국에 통보했는데요. 러시아 내 미국 외교공관 산하 휴양 시설과 장비, 물품 보관설비 일부를 폐쇄 조치하고 관련 자산도 압류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는 한참 전에 이뤄져야 했으며, 러시아는 더 많은 제재 방안을 갖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의외의 행동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라고 논평을 내놓으면서 향후 양국 관계가 어떻게 치달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최근 미국과 러시아 관계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조상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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